목회칼럼
성경책과 사도신경을 두 가지 버전으로 사용하는 이유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개역한글판’이라는 성경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글 맞춤법도 바뀌고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많이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성서학 및 관련 학문도 발전하면서 1998년에 ‘개역 개정판’이라는 성경이 발간되었습니다. 개역개정판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맞춤법과 명확한 번역적 오류 외에는 ‘개역성경’의 내용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개역 성경의 수정이나 교정이 아닌, 성경 원어에 충실하여, 당시 가장 많은 인구 비중을 차지하던, 10대와 20대 그리고 우리 사회 인구 대다수가 널리 쓰고 있는 표준말로 번역한다는 원칙에 따라 ‘표준 새번역’ 성경이 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이 번역될 때는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도 새롭게 번역되는데, 새로운 버전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개역 성경을 이어받은 ‘개역 개정판’을 공식 성경으로 사용합니다. 새번역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가정교회 때문입니다. 가정교회가 비신자를 전도하여서 제자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서, 처음 예수 믿는 분들에게는 새번역이 훨씬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생명의 삶 공부는 대부분 비신자이어서 개역 개정보다는 새번역이 성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도신경도 새번역 버전이 무엇을 고백하는지가 쉽고 명확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는 새번역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지금까지 두 성경을 혼용하여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새번역을 사용할 때도 가정교회를 해서가 아닌 ‘아이들을 배려해서라’는 멘트를 합니다. 사도신경의 경우도 성찬식 할 때만 새번역 버전을 사용합니다. 아마 어떤 분들은 한 가지만 명확하게 하면 좋을 텐데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오늘 이것에 대해 조금 해명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 교회가 개역 개정과 새번역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이유는, 초기 가정교회를 시작하면서 쓸데없는 오해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가정교회에 대해서 시비를 거는 분들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운공동체교회가 가정교회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한 것을 인정합니다. 또한 교회의 연합체인 노회나 총회에서도 가정교회는 성경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렇지만, 초기에는 우리 교단뿐 아니라 여러 교단에서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고, 실제로 시빗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시빗거리 중 대표적인 것은 성경에 없는 직분인 목자, 목녀라는 호칭을 왜 사용하는가부터, 공식적으로 우리 교단은 개역 개정을 예배 중에 사용하도록 결정했는데 새번역을 왜 사용하는가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개역 개정과 새번역 대조 성경’을 우리 교회 공식 성경으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명의 삶공부나 아이들이 있을 때는 새번역을 사용하고, 어른들만 있을 때는 개역 개정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잠언에선 나오는 ‘지혜로운 처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2009년에 한 출판사의 도움으로 우리 교회 이름이 박힌 대조 성경을 대부분의 교인들이 구입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 이유는 아니고, 목회자로서, 모든 ‘번역은 반역(?)’이라고 믿기 때문에 새번역의 장점도 있지만, 개역 개정 번역의 깊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저는 두세 번역으로 성경을 읽어보는 것이 신앙생활에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릴 때는 그 나이에 맞는 성경을 꼭 읽히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영아부는 아장아장성경(아가페), 유치부는 어린이 그림 성경(두란노) 등 찾아보면 많습니다.
그런데, 대조 성경을 교회적으로 구입한지도 16년이 지났습니다. 그 이후에 교인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이에 다시 한번 ‘새번역과 개역 개정 대조 성경“을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주일 예비 시 성경 본문을 읽을 때, 피피티를 항상 띄우고 있는데, 저는 주일 설교 본문을 읽을 때만은 자신의 성경책을 가지고 읽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서서 읽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시대적으로는 휴대폰만 열면 얼마든지 성경을 찾을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는 아날로그적 감성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조 성경책 구입을 교회적으로 돕고자 하오니 필요한 분들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두 버전으로 읽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더 잘 이해도 하시고, 다시 설교 전 교독 시간에는 피피티 없이 자신의 성경책으로 읽었으면 합니다. 이번 주일부터 6월 말까지 4층 로비에서 도서관 사역팀에서 주문을 받을 것입니다. 혹 대조 성경을 구입하는 것이 힘들면, 새번역 성경을 구입하여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지금은 1부에는 어린이팀이, 2부에는 파워틴이 함께 하므로 새번역 성경으로 본문을 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일 없으면, 셋째 주일에는 자녀들이 좀 더 참여하는 예배를 드렸으면 합니다. 찬양할 때, 콰이어에 참여하고, 하브루타 및 봉헌에도 그 목장의 자녀와 부모가 함께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