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목회자들을 위한 기도를 부탁합니다.
오늘 시찰회가 있었습니다. 시찰회에 가면 이웃해 있는 교회들의 소식을 듣기도 합니다. 이젠 대부분 후배라 점심같이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주안애 교회 염규홍 목사도 만나고, 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두 원로 목사님의 후임인 서울산교회 방창현 목사도 만나고, 양문교회 김영창 목사도 만납니다. 인생 재미난 것이 그들은 저의 지금을 부러워하고 저는 그들의 시작을 보면서, 그때 이렇게 했으면 하는 생각을 조금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쪼금”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만남에서 두 가지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한국교회의 ‘위기 의식’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 중 첫 번째는 울산 지역의 교회들이 문을 닫거나 작은 교회들끼리 합병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구영리 한 교회가 최근 교회당의 십자가를 내리고 “임대”라고 써 붙어 두었다는 이야기를 해서 오는 길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 구영리의 교회는 우리가 구영리로 이사해 온 2019년에 비하면 많이 줄었습니다. 사실 교회 숫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의 본질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본질을 놓치니 소금과 빛의 역할을 못 한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그들 대부분이 이제 막 담임목사가 되다 보니, 부임한 교회의 교인들이나 최근에 교회를 옮겨 온 분들이 자신과 끝까지 함께할 교인들인가에 관한 토론이었습니다. 그들은 아직은 그런 교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이 끝까지 함께 가게 하며, 무엇 때문에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는가를 제게 질문했습니다. 아무래도 다운공동체교회는 함께 할 사람들이 많이 보였기 때문인가 봅니다. 맞습니다.
최근 한 형제가 헌신대에 나와서 이렇게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제 졸업 후 목표는 목자님처럼 울산에 취업해서 자리 잡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담대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잠깐 지나가려고 온 울산이 목장과 교회 공동체 때문에 머물고 싶은 곳이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어디든지 가야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신앙공동체를 중심으로 가정을 이루고, 직장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다운공동체교회는 이 두 가지 위기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는 교회입니다. 요즘 많은 교회를 다녀보지만, 정말 우리는 환경적인 면에서든 본질적인 측면에서든 감사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전히 우리 안에 위기가 있고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다운공동체교회는 교회의 존재 목적(방향)이 분명하고, 그 목적을 위한 리더들이나 성도의 역할(정체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것을 놓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표류가 아닌 항해를 하는 교회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가기 위한 첫 관문인 ‘목사후보생 고시’를 치릅니다. 이때 자신이 다니는 교회가 속한 노회에서 시험을 치는데, 이후 사역하는 교회를 옮기다 보면, 담임목사가 될 때까지 노회를 몇 번씩 옮깁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옮겨본 적이 없습니다. 30년 넘게 한 노회에서만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은퇴하신 목사님이나 은퇴를 앞둔 선배 목사님들을 지켜보면서 왔습니다.
오늘 시찰회에서 그분들을 보면서, 염목사를 비롯한 후배 목사님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 30년 가까이 목사님들을 지켜보면서, 왜 어떤 목회자들과 교회는 건강해지는데, 어떤 교회와 목회자는 그렇지 못한가? 두 가지는 분명했습니다. 성경적인 교회가 무엇인지를 확신할 때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는가? 그리고 찾았다면, 그것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순종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지속하는 목회자와 교회는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었고, 멈춘 목회자와 교회는 유물이 되어 있었습니다. 목회자만이 아니라 리더들과 성도들도 동일합니다. 특히, 교회가 맛을 잃은 것도 슬프지만, 목회자나 성도는 너무나도 추한 꼰대가 되어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도를 부탁합니다. 5월에는 외부 집회나 강의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요일에는 우리 교회 강단에 설 수가 없습니다. 박목사를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동시에 우리 교역자들의 영성과 리더십을 위해서 기도를 좀 더 자주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왜냐하면, 앞장 서서 길을 개척해 가는 리더일수록 사탄의 공격이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