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기도’가 들러리가 되지 않도록 하십시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가정교회 이사회’가 대만에서 열렸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이 글을 씁니다. 지난 3박 4일 각국에서 온 가정교회 리더들과 가정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논하는 것이 주요 임무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정교회 선배들을 통해 저 자신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나이로도 막내기도 하지만, 성숙한 리더들을 통해 저의 부족함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야 할지 생각하게 합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모든 시간을 함께하기 때문에 이 모임이 저와 아내에게는 정말 좋은 목장과 초원모임이었습니다. 사실 가정교회에 처음 입문할 때는 우리 교회가 조금 건강해지는 것에 도움이 될 듯하여 열심히 했을 뿐인데, 지금의 저와 우리 교회를 보고 있노라면, 가정교회와 좋은 리더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문득, 어릴 때부터 만남의 축복을 위해 기도하시고 좋은 만남을 위해 당신의 부끄러움이나 체면을 내려놓고 건강한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려고 힘쓴 외할머니의 믿음이 새삼 생각이 납니다.
그다음, 유익은 밖에서 우리 교회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사회 리더들은 가정교회를 처음 시작한 휴스턴 서울교회 담임목사님을 비롯하여 각국의 가사원장들과 가정교회를 원칙대로 한다고 인정받는 교회의 목회자들입니다. 그분들과 자연스럽게 가정교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나님께서 지금 어떤 교회에서, 어떤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하기에 역사가 있는지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적용해야 할 것을 알게 하십니다.
그래서 이번 이사회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공동체에 주신 마음을 나눕니다. 그것은 “기도가 들러리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다운 가족들이 이것을 개인과 목장, 초원모임 등에 적용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경험하는 목장, 영혼 구원하는 목장이 되길 소망합니다.
목장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장 식구들이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임을 아실 것입니다. 보편적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통로가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따뜻한 섬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적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교회 대부분 목장의 모습입니다. 궁금하시면 홈페이지 목장 게시판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각 목장의 모습과 최근 초원모임 소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세상에 이보다 좋은 모임이 있을 수 있나 싶습니다. 이런 목장과 초원을 만들기까지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준 목자님들과 목자님을 도와 순종해 준 모든 목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것이 너무나도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목원들이 함께 하는 따뜻한 목장을 세우는 일은 너무나도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우리가 가정교회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러한 목장을 세우는 목적은 주님께서 이 시대에 원하시는 일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그 일은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여 주님의 제자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가정교회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의 조직이나 구조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교회의 정신을 성경적인 정신으로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이 일에는 분명 우리의 희생도 필요하지만,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야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목장 모임에서 중요한 일은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온전히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짜 우리의 문제는 인간적인 섬김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님 말씀처럼,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막 9:29) 제가 볼 때, 우리 공동체에는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는 목장과 가정이 있습니다. 어떤 문제는 문제 자체가 해결되기보다는 그 문제를 통해 나 자신이 바뀌어야 하는 것도 있고, 그 문제를 안고 갈 당사자가 능력을 받아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이 모든 것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도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탁합니다. ‘기도가 들러리가 되지 않게 하십시오’. 기도가 한때 한국교회의 주기도문처럼, 마지막에 갖는 통과 의례가 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나눔도 풍성하게 해야 하지만, 기도도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제대로 해야 합니다. 사소한 기도 제목도 무시하지 마시고 시간에 쫓겨 뭉뚱그려서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두 가정씩 기도 제목을 묶어서 간절하게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장소에서 모이는 것을 피하시기 바랍니다. 카페나 식당 또는 야외에서 모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특별한 경우이어야 합니다. 설령 그렇게 했더라도 목원의 집이나 교회당에 와서 기도는 제대로 해야 합니다. 심지어 교회당에서 청소 후에 모이는 모임도 지양해야 합니다. 그것은 정식 목장 모임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주위 사람들을 신경 쓰다 보면 약식 모임이 되기 쉽습니다. 가정교회는 가정에서 모일 때 힘이 있습니다. 초원모임도, 교사들의 밥상공동체도 같은 정신으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탁합니다. 기도가 들러리가 되지 않게 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