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주보에 헌금 통계를 싣습니다.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염두에 둔 몇 가지 가치가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는 투명성입니다. 그것을 위해 가능하면 저 자신이 교인들에게 솔직하려고 노력했고, 교회적으로는 정직한 문화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이것이 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가족적인 교회를 만들 수도 하늘 복 받는 공동체도 불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행정적으로 우리 교회의 어떤 모임이나 회의 자료에 대해서 공개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때 한국교회는 매우 믿음 좋은 당회로 ‘당회에서 장로 목사가 치고받고 싸우더라도 당회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는데, 저는 그것은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연수를 오는 목회자들이 어떤 목장이든 초원이든 각 부서 모임이든 필요해서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주지 못할 모임은 이제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아울러, 한국 크리스천들이 가장 많이 시험 드는 것 중의 하나인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있다면, 외부 기관을 통해 회계 감사를 2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을 부임하면서부터 도입했습니다. 처음 회계사를 찾아갔을 때, 저와 장로님이 싸워서 온 줄 알고 웬만하면 화해를 하라고 권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교회는 회원 교인들은 제직회 자료를 홈페이지 ‘회원교인방’에서 열람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헌금상황에 대해 홈페이지 하단의 ‘개인헌금확인’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궁금하면 재정부에 문의하면 언제든지 설명을 해 줍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해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므로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주보에 헌금한 사람의 명단을 모두 기록하는 것을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분들은 헌금 바구니를 돌리지 말고 들어올 때 헌금함에 넣자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각자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나 경험 또는 기준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것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시대적인 상황, 교회의 문화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심지어 교인 숫자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은 담임목사와 당회가 고민하고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굳이 저에게 기준을 묻는다면,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과 좀 더 성경적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한 예로 우리 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오랜 시간 헌금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개척 멤버들이 헌금을 안할 사람도 없고 해서 굳이 헌금 시간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헌금 시간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되면서 헌금 바구니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예배 시간 대부분의 순서는 회중들이 준비한 것이 아니고 순서 맡은자들이 준비한 것입니다. 찬양도 기도도 설교도 회중들이 준비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헌금은 회중들 각자가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배 자체가 ‘드린다, 바친다’의 의미가 있는데, 저는 하나님께 회중들이 예배 가운데 임재하시는 하나님께 “바친다”는 동작의 의미가 헌금 시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주 건축헌금 현황과 감사 제목이 있는 감사헌금자 명단과 감사제목은 주보에 싣고 있습니다. 감사 헌금하신 분들의 명단과 제목을 남기는 것은 감사할 일을 목장에서 나누는 것도 필요하지만 하나님께 올려보자는 것과 성도의 가정에 감사할 일을 보고 서로 축하하자는 것입니다. 단, 휴스턴 서울교회는 감사헌금을 모아서 선교헌금에 매칭을 해 주는데 우리도 그렇게 될 날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건축헌금의 경우는 건축은 끝났지만, 아직 건축으로 인한 부채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부채가 모두 상환될 때까진 건축이 끝난 것이 아니니 모두가 짐을 나누어지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건축 이후에 오신 분들 가운데 믿음이 있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신다면 당연히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럴 때마다 부담을 느끼지 않아야 될 분들이 시험이 드는데, 부디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정말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는 분들에게 계속해서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현재 교회 부채가 41억 3천만원입니다. 건축이 끝났을 때 우리 교회 총부채가 약 67억이었습니다. 그때 비하면 지금은 정말 많이 갚았습니다. 그러니 금액을 보고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럴 때 한번 우리가 함께 교회 상황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오늘 칼럼을 통해 헌금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더 변화를 꾀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주보에 지난 주일 헌금통계를 실으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 교인들이 최근에 헌금을 정직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교인 숫자도 느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실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분들은 궁금하실 것입니다. 그런 마음이 자칫하면 의심과 불평으로 이용당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기도하던 중에 이제는 주보에 헌금을 공유하는 것이 유익하겠다는 마음이 들어 장로님들과 의논하여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분명 헌금은 하나님께 드린 것이지만, 양면성이 있습니다. 헌금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물질입니다. 그래서 매주 통계를 공유함으로써 긴장과 투명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이 칼럼을 빌어 당부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과 삶도 보시지만, 물질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보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정직한 헌금과 청지기적 물질관을 통해 이 땅에서도 풍성하게 살뿐 아니라 하늘 상급을 쌓는 다운 가족들 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가을학기에는 ‘청지기의 삶’을 개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