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교역자MT를 시작으로 2025년 사역계획을 준비합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영적 전쟁에서 아무리 군사가 많아도, 앞서서 일하시는 분들이 없다면, 갈팡질팡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더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팔로워는 팔로워의 역할을 감당할 때, 서로 협력하여 선한 열매를 맺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됨이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사도 바울의 날마다 죽노라는 고백처럼, 우리 각자의 삶도 죽는 연습하다가 주님께로 가는 인생인 것 같습니다. 늘 앞서서 나아가며 고생하시는 담임목사님과 교역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각 가정에도 주님의 평안과 기쁨이 넘쳐나길 소망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았습니다.”(무명의 성도로부터)
지난 주일 재정담당 장로님께서, 교역자들 위한 후원헌금을 무명으로 하신 분이 있다며 봉투를 전해주었는데, 화요일 출근해서 열어보니, 적지 않은 금액과 더불어 편지 한 통이 들어있었습니다. 혹여 필체로라도 누군지 추측이라도 할까봐서인지, 교역자들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인지 프린트된 편지였습니다. ^^; 지면으로나마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종종 이렇게 이름도 없이 교역자들을 후원하시는 분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합니다. (참고로 이번 후원금은 2/3는 늘 뒤에서 수고하는 우리 사모님들에게, 1/3은 MT경비로 사용합니다)
제가 이 편지를 여러분과 나누는 이유는 그 마음이 고맙고 큼 힘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년 사역 준비를 위한 첫 걸음인, 교역자 MT를 앞둔 상황에서 교회의 리더들에게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가끔은 정체성을 놓칠 때가 있는데 이런 편지가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교역자들을 비롯하여 교회 리더들을 믿고 기대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늘 그렇듯이 12월 1일 예배를 드리고, 삶공부를 오후 2시에 시작하여 마친 후, 저녁 비행기를 타고 교역자들은 수요일까지 제주도에서 교역자 MT를 가집니다. 목회를 시작하면서, 사역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12월 초순에 교역자들과 함께 교회를 떠나서 지난 일 년 사역을 돌아보고, 그 다음 해 사역의 방향과 해야 할 일들을 대부분 정하고 돌아왔습니다. 거의 20년을 반복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 다음 주에는 장로님들과 정책당회를 가졌습니다. 올해 정책 당회는 12월 13일-14일입니다.
혹시라도 제주도까지(?)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두 가지 때문입니다. 일단 교회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이 생겨도 돌아와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다른 곳보다 제주도에 갔을 때, 교역자들이 제일 행복해 보였습니다. 사실이든 소문이든 일이 많은 교회로 알려진 우리 교역자들이 바다 건너 가는 것만으로도 일에서 벗어나는 것 같기 때문인 듯 합니다. 특히 떠나간 우리 양목사와 신목사가 엄청 좋아했습니다. 이번에 가보고 안 행복해 하면 해외로 가든지 고려하겠습니다.^^; 한 교역자가 요즘은 제주도보다 대마도가 경비가 싸다고 하네요! 여하튼 이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교회가 되어 감사합니다.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여러분들이 해 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혹, 내년 사역을 생각하면서 이런 기회를 빌어서 좋은 의견이나 건의할 것이 있으면 제출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의견을 다 수렴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참고하겠습니다. 두 가지는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그 의견이 우리 교회의 핵심가치인, ‘가정교회, 마을교회(다음세대), 세상속 교회’를 더 성장시키고 성숙시키는 방향 안에서 말씀해 주실 것과 실명으로 제안해 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실명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양식은 주일날 4층 로비에 비치해 두겠습니다.
특히, 담임목사로서 고민이 하나 있다면, 현재 우리 교회 주일 사역은 ‘균형과 여유’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1, 2부 예배 숫자의 차이가 심합니다. 또한, 예배와 교회학교의 성경공부와 목장, 장년 삶공부, 등이 주일날 이루어지다 보니 예배만 드리는 분들은 괜찮지만, 리더 그룹으로 올라갈수록 너무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의 경우, 주일날은 마치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쉼없이 수업을 치러 내는 학원강사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일날 여유를 가지고 꼭 필요한 교제나 상담도 필요해 보이는데, 구영리에 온 후부터는 전혀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도 원하시는 모습은 아니지 않나 싶어, 사역의 분산이 필요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는 입장에서 의견을 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때로는 생각지도 않은 아이디어가 돌파구가 되기도 하니 여러분들의 생각을 좀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