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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목회를 하면서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의 한 가지가 목원들이 목장에서 나눔을 하면서 목자에게  “목사님한테는 이야기하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자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목사님이 알아야 할 것 같으니까 말을 해야겠고 그래서 하는 말이 “목사님 모른척 해주세요”입니다. 물론 목사님한테는 이야기 하지말아 달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직 좀 더 기다려봐달라는 의미와 저를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후자의 문제라면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전자라면 그렇기 때문에 기도를 요청해야 한다고 봅니다. 불확실한 문제 앞에서 기도요청을 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을 신뢰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저에게는 알리지 말아달라고 하는데, 사실 저만 모르고 있었지 다른 분들은 이미 알고 있더라고요, 이것을 목자가 이야기했는가? 그건 아닙니다. 본인이 이야기한 경우도 있고요, 목장식구들이 아닌 가족이나 친한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알 사람은 알고 있더라고요, 씁쓸하지만,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두 가지 이유라고 봅니다. 먼저, 우리가 가진 소통 문화를 “하이 컨텍스트”문화라고 하는데, 눈치로 알아서 해야 하는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즉, 실제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는 문화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는 생일이 되면 “여보 내일이 내 생일이야 나는 무슨 선물을 갖고 싶어” 하면 되는데 내일 무슨 날인지 알지? 많은 날인데 배우자는 알아채야 합니다. 참으로 난감한 일입니다. 또한, 저희 외할머니도 그러셨지만 좋다는 표현을 다르게 합니다. 제 아내가 결혼하고 조카들 선물로 야구방망이와 글러브를 사간 적이 있습니다. 좋다는 말을 “누구 대가리(머리) 깰려고 이런 것을 사왔노”였습니다. 제 아내는 소위 멘붕에 빠졌습니다. 원인이 어디에서 왔는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이런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의식하지 않으면 누구도 예외가 아님을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크게 문제를 야기하진 않습니다. 문제는 정말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어야 할 때입니다. 본인의 말이 어떤 어려운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때라든지, 아니면 정말 위기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18년의 목회에서 그런 분들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저는 사실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보를 가지고 묻는데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외로우면 외롭다고 해주면 도울 수 있는데 외로워서 그런거 아니라고 합니다. 섭섭해서 그런 것이 확실한데도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그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들에게는 진심을 이야기했고, 그 진심을 들은 사람이 정말 조심스럽게 저에게 전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고자질일까요? 아닙니다. 정말 그 사람을 염려하고 사랑해서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죄로 인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수치심, 가면, 위선을 벗어버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제대로 믿으면 솔직해지게 되어 있고, 정직하게 되어집니다. 왜냐하면 성령님이 거룩한 영이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영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되게 하는 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아시고 이제는 자신이 진짜 생각하는 바를 말로 옮기는 연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최근 정말 어려움 가운데 있었던 교우가 힘든 상황임에도 목사님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도리인듯 하여 알린다고 하며 찾아왔는데, 그 분으로 인해 상대도 똑같이 그렇게 해주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저의 권면을 받아들여 지금 공동체 안에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목원들이 목자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몰라서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주님으로부터 다운공동체교회, 즉 우리 교인들을 위임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교인들의 형편을 위해서 기도하고 주님께 보고할 책임이 있습니다. 목자들은 교회와 담임목사로부터 목원들을 위임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주님께도 보고해야하지만, 담임목사에게 보고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야 제가 주님께 보고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그것이 성경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아래 말씀을 보십시오.

 

1317절 여러분의 지도자들의 말을 곧이듣고, 그들에게 복종하십시오. 그들은 여러분의 영혼을 지키는 사람들이요, 이 일을 장차 하나님께 보고드릴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그들이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게 하고, 탄식하면서 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들이 탄식하면서 일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유익이 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목장에서 나눔을 하면서 “목사님에게는 알리지 마십시오”라고 하는 것은 목자를 거짓말하게 하거나 직무를 유기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목원이 심각한 고난이나 아픔 가운데 있음을 제가 아는데도 전혀 언급이 없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 앞으로는 “목사님에게는 알리지 마십시오”라고 말해야 한다면 목장에서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목장에서 나눈 이야기는 목회일기를 통해서 담임목사에게 보고되어진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기도를 하든지 또 필요하면 목자와 함께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신앙생활을 성경대로 실제적으로 하는 다운 가족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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