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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오늘 칼럼은 논픽션 소설에 가깝습니다. 다 읽으셔도 되고 길다면 뒷부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지난 주 수요일과 주일 두 번에 걸쳐서 출애굽기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의 징계(고난)에서 속히 벗어나는 길’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리 교인 가정의 자녀가 미국에 취직하여 있었는데 건강에 조금은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미 333 기도팀 및 수요기도회 시간을  통해서 기도 부탁을 드렸고, 또한 두 분 집사님의 허락을 받아서 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오픈을 합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길인지, 다운공동체도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공동체인 것을 알리고자 함입니다. 또한 지금도 문제 속에 있는 분들이나 앞으로 고난을 만날 때 이렇게 한번 해 봐달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지난 8월 6일 부모기도회 방에 긴급한 기도 제목이 올라왔습니다. 윤집사님께서 “아들의  마음에 병이 생겨서 한국에 돌아와야 할 상황입니다....한국 오는 과정이 원활할 수 있도록 혹 남편이 데리러 갈 상황이면 원활히 되고 남편 마음 만져주시길..”이라는 조금은 절박한 내용이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두 할 수는 없지만, 윤 집사님과는 부임할 때부터 같이 했고 그 형제는 제가 부임할 때 학생회에 다녔기 때문에 그의 성품을 조금 아는 편이라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진철 집사님이 가서 치료할 때까지 머물든지 아니면 데리고 오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일이 생겼을 때, 윤 집사님은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 신속히 오픈하고 기도부탁”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목장 식구들과 소통하고 목자님을 통해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평상시 목장식구들과 목회자를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일단 형제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를 정확하게 알려줄 사람과 도움을 줄 사람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형제가 미국을 간 이후, 두 분이 한 번도 아들에게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가정교회 목회자들 중 미국에 계신 분들에게 문의를 했습니다. 그러나 형제가 살고 있는 도시가 소도시여서 가정교회도 없고 연결할 만한 고리가 없었습니다.

 

여기 저기 백방으로 알아보고 기도 부탁을 하면서 사람을 찾던 중에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생각나게 해 주셨습니다. 현재 베트남에 근무하고 있는 박인석 집사님이었습니다. 형제가 다니는 회사와 조금 연결 고리가 있어서 박 집사님을 통해서 현지 법인장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분과 이진철 집사님이 통화를 하게 되었고, 저도 곧 이어 톡으로 소통하면서 조금은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 귀국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병이 깊고, 방법은 이진철 집사님이 미국에 가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법인장님께서 형제를 입원을 시켜서 치료를 받게 도움을 주고 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이상열 집사님께서는 여행사 경험을 살려서 비행기표를 알아봐 주셨는데, 문제는 이집사님이 미국 여행을 해 본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사님도 전에 공황장애를 앓으셨는데 아들이 아픈데 더하여 혼자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어 병이 다시 재발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나마 찾은 길은 논스톱으로 가는 것인데 그렇게 하니 날짜가 너무 뒤에 잡혔습니다.

 

새벽에 기도하는데, 이 집사님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를 가는 것 자체가 너무 두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한시가 급한 마당에 날짜를 당겨서 가려면 경유를 해야 하는데, 누군가 가이드가 필요하고 또 현지에 가서도 통역으로 도울 사람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때 생각난 것이 샘 목자였습니다. 저녁에 집에 모여서 의중을 물으니 기꺼이 동의해 주었습니다. 외국에서 혼자 남아서 공부할 때 심정을 생각하면 형의 마음도 부모님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출국 일정을 다음 주 월요일로 당겨서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이진철 집사님에게 말씀드리니 “감사합니다. 무겁던 마음 한결 편해졌습니다. 음식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답을 보내왔습니다. 혼자 그 먼 길을 그것도 초행길을 가려니 잠도 못 주무시고 식사도 못하셨던 것입니다.

 

그 다음에 든 생각은 비용이었습니다. 이때도 이집사님께서 솔직하게 현재 집사님이 가용할 수 있는 재정을 솔직하게 저에게 공개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니 그 돈은 미국 현지에 가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비행기 값으로 사용해서는 안될것 같았습니다. 두 사람 국제선 비행기 가격만 약 900만원입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비행기 자리도 잡기 어렵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져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잡을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그래서 당회에 협조를 구했습니다. 이번 비행기 값만이라도 교회재정에서 돕기로 하자고, 혹 부족한 부분은 초원이나 목장을 통한 후원을 요청해서 채우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장로님들이 동의를 해주었습니다. 아울러, 제가 초원 지기로 있는 3040과 싱글초원에 이 사실을 알리고 “혹시 개인적으로 돕고 싶은 분들은 이번 주일 헌금이나 제게 보내주시면ㅡ 재정부에 알릴게요ㅡ 좀 도우려 합니다. 재정이 좀 넉넉하면 일부는 (다른 어려운 사람도) 도우려 합니다”라고 알렸습니다. 현재까지 개인 15명, 5개 목장, 1개 초원에서 4,780,000원을 보내오셨습니다. 특히 이 집사님이 소속된 목장에서는 전체 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헌금을 모아왔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협조를 해 주었습니다. 이분들까지 이름을 모두 밝히는 것은 목적에 맞지 않아 생략을 합니다. 헌금 하신 분들은 모두 재정부를 통해 헌금으로 기록을 남기고 처음 취지에 맞게 지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이제 갈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가서 형제가 현지에서 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회복되면 한국에 와서 치료를 제대로 받고 다시 미국으로 가든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자세히는 모르나 여러 변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할 준비는 다 했으니 미국에서도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도록 기도하십시다. 또한 이집사님과 샘 목자가 현장에서 지혜를 잘 발휘하여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일을 통해 이집사님 가정에 구원과 거룩이 더욱 풍성하게 일어나도록 기도해 주시고, 우리 공동체가 이번 일을 통해 우리가 어려움이 올 때  하나님의 방법으로 공동체가 협력하면 얼마든지 선을 이룰 수 있음을 기억하고, 이런 모습으로 고난을 이겨내는 문화를 만들어 내길 바랍니다.

 

아울러 이런 기회를 빌어 담임목사로서 몇 가지 바램을 나눕니다. 사실 최근에 이런 저런 고난 중에 있는 교우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 마음껏 돕고 싶은데 돕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담임목사이기 때문에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분을 알고 있는데 제 여력이 안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여러분들이 수시로 “이웃사랑 헌금(봉투가 로비에 있습니다)”을 해 주시거나 신뢰를 바탕으로 “담임목사님을 통해서 교회 내 어려운 분들에게 쓰이길 바란다”로 "목적헌금"을 해 주시면 좀 더 효율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바로 도울 수 있습니다. 단, 담임목사를 신뢰할 수 없다면 이 방법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도울 분을 본인이 직접 지정하셔도 됩니다. 어떤 경우든 재정부에 헌금으로 기록을 남기고 집행한 곳도 기록으로 남겨 둘 것입니다. 

 

두번째, 기도 중에 저희 가정이 먼저 본을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을 새벽에 주셔서, 지난 주일 초원지기 모임에서 저희가 곧 이사를 한다고 초원지기들이 십시일반 금일봉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것을 “이웃사랑 헌금”으로 드리기로 아내와 뜻을 모았습니다. 헌금을 할 수 있도록 사랑을 베풀어 주신 초원지기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아무쪼록 이번 일로 교회 안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헌신이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목회경험에 비추어보면, 물질적인 도움은 직접적인 도움보다는 "헌금을 통해,, 교회의 이름으로, 리더를 통해" 돕는 것이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받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마음의 부담이 적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또한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에 좀 더 부합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노파심에 한 말씀드리자만, 이번처럼 공동체에 필요한 헌금을 제안 하면 꼭 십일조가 줄어든다고 지금까지 재정을 맡은 장로님들이 한결 같이 말씀하시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닐 것이라고 믿습니다^^;십일조는 내 모든 수입에 대한 주권이 전적으로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하여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기에 사용에 대해서도 내 권리나  뜻을  포기하고 교회를 통해서 사용하도록 위임하는 헌금입니다. 따라서 십일조를 가지고 선교나 건축 또는 본인이 하고 싶은 목적 헌금을 나누어서 하는 것은 성경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물질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기부"를 하는 것이지 "헌금"은 아닙니다. 헌금에는 물질의 공급자이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신앙고백이 담겨야 합니다.  긴 글을 읽어주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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