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안식월을 마치고 사역에 복귀합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안식월을 르완다 여행을 끝으로 마무리 합니다. 안식이라는 말 속에는 분명 쉼도 있지만, 그 보다는 어떤 다른 장소, 다른 일을 통해서 전환점을 갖기 위한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쉼이나 떠남은 그 자체가 안식의 목적이라기보다는 답을 찾기 위한 도구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만지심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이를 위해서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그동안 설교를 내려놓기도 하고, 아이슬란드와 캐나다로 여행을 떠나보기도 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교회와 저의 리더십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함께 한 사람들과 또 그곳에서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 사는 정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제 안에 “여유”가 없음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또 사람을 통해서 회복되는 것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이 르완다였습니다. 안식월 중에 가보기로 한 곳 중에서 가장 멀고, 또 어떤 면에서는 가장 오래된 친구가 있어서 가장 편한 곳이면서도 기대감이 적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낮은 곳이기도 한 곳이었습니다. 르완다 가기 직전에 간 곳 캐나다가 하늘같다면 르완다는 땅과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차이가 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일하심은 우리의 생각과 다를 때가 많음을 또 경험합니다. 가장 오래되고 편하고 잘 아는 친구이기에 가능한 세상 어떤 대화보다도 솔직한 대화를 통해서, 또한 저에게 비춰지는 친구와 친구에게 비춰지는 저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또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에 지쳐 있는지, 무엇을 놓치고 있고, 무엇에 제 눈이 가려져 있었는지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지난 번 칼럼을 통해서 조금은 설명 드렸지만, 지금 제가 아는 한 낮은 곳에 있는 르완다 사람들과 르완다 사람들이 겪은 아픔을 통해서, 그들을 대하는 저의 생각과 태도를 통해서 제가 여전히 어떤 부분에서 삶의 부담과 의미를 느끼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 제가 르완다에 있을 때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KCOC(국제개발 협력 민간협의회)를 통해서 이상훈 선교사 선교사역에 동역하기 위해서 온 젊은 선교사님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남은 시간을 어디에 집중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몇 가지 중요한 생각에 대해서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갖도록 한 작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영적인 민감성을 갖는 해석이라고 믿기에 제가 정신을 들게 한 일이어서 나눕니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귀국을 하루 남겨둔 화요일 오후였습니다. 그 날은 이 선교사의 배려로 몇 안 되는 르완다 북부에 자리 잡은 비룽가라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여독 탓인지 제 목 안에 염증이 생겨서 도착하는 대로 선교 센타 안에 있는 병원에서 약을 받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도착을 했고 저를 내려준 이선교사는 다른 볼 일이 있어서 차를 돌려서 나가려는 찰나였습니다. 급한 마음에서 인지 제가 있는 줄 모르고 차를 돌리기 위해서 급하게 회전을 넣어 후진을 하던 이 선교사의 대형 짚 차가 저의 팔과 허벅지를 쳐 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저는 사이드 미러와 앞 범퍼에 받치면서 몇 미터 나가떨어져 버렸습니다. 병원 직원들이 달려오고 순간 저도 “아 마지막에 큰 사고 하나 나는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타박상과 허리, 목 허벅지가 결리는 것 말고는 이만하길 다행인 일이 되었습니다. ^^;
그 일을 겪으면서 제 마음에 든 생각이 ‘하나님께서 작은 사인을 줄 때 돌이켜야 하는 것의 중요성’과 ‘기회가 늘 있는 것이 아님’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웬만한 핑계는 뒤로하고 기회 주셨을 때 다시 힘을 내야지 하면서 돌아왔고 이제 이 글로 안식월을 마침을 보고 드립니다. 회복의 은혜를 주신 하나님과 함께 해 준 하나님의 사람들, 그리고 기다려 주신 다운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