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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가 제주도에서 있었습니다. 가정교회를 하는 목회자들이 성경적인 교회를 위해서 서로를 통해서 배우기도하고 가르치기도 하는 컨퍼런스입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매 년 봄 가을 두 차례씩 그리고 가끔 제 3국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입니다. 저는 2008년 가정교회를 시작한 이후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배우기 위해서 나중에는 배우기도 하면서 가르치기 위해서 참석을 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85번째였습니다. 가정교회 운동이 시작된 이후 약 20년 동안 지속되어온 셈입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성경적인 교회 회복을 위해 가정교회 운동을 처음 시작하고 지금까지 리더로 섬긴 최영기 목사님의 국제가사원장 은퇴를 겸한 컨퍼런스였습니다. 아직도 활동할 시간과 능력이 있음에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서 내려놓고 후배들로 하여금 해 보게 하는 것은 최근에 보기 어려운 예수님 닮은 어른의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가정교회가 가장 최근에 전해져서 이제 겨우 10개 정도의 교회밖에 없는 제주 지역의 교회가 이렇게 큰 컨퍼런스를 섬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정교회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컨퍼런스였다고 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제가 이번 컨퍼런스에 대한 전체 그림을 글로 남기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곧 올려 질 가정교회 사역원 홈페이지의 제 글을 참고하시 바라고, 칼럼에서는 다운공동체 담임목사로서 제가 깨닫고 결심한 것 한 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면서도 어려운 방법이 있다면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인 예배나 집회 가운데서 말씀하시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일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말씀 가운데 우리 각자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결단합니다. 그 외에도 부흥회나 수련회 등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간절히 사모하며 회개하고 돌이킵니다. 목자들은 평신도 세미나나 목자수련회나 컨퍼런스에 갑니다. 목회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마도 사람은 스스로 회복할 힘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하나님께서 최 목사님을 비롯한 세우신 강사들을 통해서 제게 주신 말씀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그 말씀 앞에 선 제 모습은 두 가지였습니다. “너무 지쳐서 메말라 있는 저의 모습과 결과적으로는 높아진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나는 목사도 아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것이 말씀 앞에서 첫째 날 제가 본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은혜를 받을 때 은혜 받지 못하는 그 심정을 여러분들도 알 것입니다. 울고 싶은데 아무리 빰을 맞아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고 오히려 통증조차 느끼지 않는 답답한 심정을 살다보면 경험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둘째 날, 하나님 그렇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마음을 가지고 말씀 앞에 섰습니다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사람에 대한 기대나 의지 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을 갖기를 원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회개하는 시간을 갖는 것과 재충전을 위한 쉼표를 찍는 용기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중에 받은 선물은 제가 건축을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흘리지 못했던 눈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직도 흘려야 할 눈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제가 하나님과 여러분 앞에서 두 가지는 거짓 없이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는 지난 15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최선 뒤에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사람들이 다칠까봐 염려하여 타협과 그로 인한 깊은 속 병이 생겼습니다. 다른 분들이 보면 과감하고 원칙대로 해서 부럽다고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물론 보기에 따라서는 그 정도 했으니 이 정도라도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제는 그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대로 좀 더 가면 회복 불능의 위험한 상태가 올 수있음을 직감 같은 것으로 느낄 때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하나님 앞에서나 공동체 앞에서 회개하고 재충전하는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모두가 힘든 것을 알면서 이런 말하기가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담임목사의 자리가 주는 특수성을 이해해 주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제 가슴이 얼마나 메말라 있는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상태에서 설교를 하는 것은 마른 젖을 먹이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은 엄마도 애기도 모두 죽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저 역시도 그 동안 목회를 하면서 상처받지 않았다고 하면 빈말이겠지만, 그럼에도 목회 과정에서 저로 인해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용서를 구할 용기는 없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잘못에 대한 용서와 책임을 지는 시간을 갖고자 함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제 자신의 허물과 죄에 대해서 회개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덧입는 시간이 필요함을 절실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계획은 오래 전부터 장로님들과 이야기를 해오고 있었지만, 실행에 옮길 용기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새 예배당을 지어놓고 담임목사가 없으면 교회는 어떻게 하는가 하는 염려 때문입니다. 물론 틀린 말 아닙니다. 그러나 반만 맞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러다보면 평생 쉬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소원 주실 때 순종해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예배당 지어놓고 수평이동을 통해서 부흥하고 빚을 갚으려고 건축한 교회당도 아니고 가정교회와 여러분들이 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앞으로 몇 달을 이렇게 보낼 계획입니다. 이번 주일 설교를 마지막으로 일단 6,7,8,9,월 달 주일 설교를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6.7월은 예수 영접모임, 삶 공부 마무리와 예배당 마무리, 중직자 훈련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일 설교만 하지 않고 나머지 사역과 업무는 해 나갈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의 설교는 무리입니다. 저도 한 사람의 예배자로 있을 것입니다. 예배를 드리는데 담임목사의 마음이 생기면 주일 예배는 다른 교회에서 드릴 생각입니다. 우리는 통합예배를 드리고 있고, 누가 설교하든지 현재 쥐어 짜낸 제 설교보다 낫습니다.

 

8월과 9월은 완전히 다운공동체를 떠나 있을 계획입니다. 조금 길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올해를 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아직 계획된 것은 없지만,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가고 있는 곳이라면 찾아가서 그 흐르는 강물에 제 자신을 맡겨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은혜와 회복을 주시면 돌아오겠습니다. 혹 이글을 읽고 당황스러워 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분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특별한 것 없는 똑 같은 교인이고 죄인이지만, 담임목사라는 역할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과 때로는 잔인하면서도 차별처럼 느껴지는 담임목사이기에 다루어지는 방식이 있다는 것만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바램이 있다면 저를 위한 기도와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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