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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게시판

  • 김형구
  • Mar 20, 2025
  • 46
  • 첨부1

정진명.jpg

 

지난 3월 14일부터 3일 간 참석한 울산 다운공동체교회 미니 연수에서 새롭게 얻은 것들을 나눕니다. 참석하게 된 동기는 '큰 사람 곁에서 비비고 있으면 부스러기라도 얻어 먹는다'라는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옳은 판단이었습니다. 꼭 울산 명물 '육일횟집'의 기막힌 물회를 먹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목회자 컨퍼런스 사례발표나 결단의 메시지로 신선한 통찰을 전달해 온 박종국 목사님과, 그가 20년 넘게 가정교회로 일구어 온 공동체의 속내를 가까이에서 보게 해준다니, 놓칠세라 곧바로 신청했습니다. 

 

 

◎ 새롭게 깨달은 점

 

▲ 가정교회가 성숙하면 자연스럽다

 

첫째로 떠오르는 인상은 자연스러움입니다. 목회자가 추구하는 좋은 가치는 현장에서 자칫 경직된 구호로만 남게 될 수도 있는데, 다운공동체교회는 가정교회 정신이 예배와 모임들에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총목자모임 중에 '담임목사 목회 공유' 시간이 있었는데, 이 때 박종국 목사님은 자신의 일정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누었습니다. 외부에 출타하며 사온 작은 선물을 목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목자 한 분이 어제 할아버지가 되었다며 축하의 박수를 치기도 하고, 그날 예배 간증자가 담임목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개인적인 감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시시콜콜해 보이는 나눔 속에서 목자목녀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목사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느낄 것 같았습니다. 총목자모임이 무겁고 딱딱한 모임이 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입교를 하는 청년이 입교식 VIP 증인으로 친구를 네 명이나 데려왔습니다. "친구가 크리스천인 것을 인정할 수 있나?"라는 물음에 세 명은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마지막 한 명이 "모르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아마도 정말 잘 모르겠어서 모르겠다고 하는 청년 특유의 솔직한 대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어색한 순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친구의 대답이야말로 이 자리가 얼마나 솔직한 자리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입교하는 청년이 "우울하여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던 힘든 시기에 목사님의 새벽설교가 하나님 음성으로 들렸다"라고 간증했었는데, 박종국 목사님이 안수하기 전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사실 그때 나도 진짜 힘든 시간이었는데, 네가 듣는다고 해서 새벽설교 한 번이라도 더 하다가 살았다. 그 때 새벽기도 설교 안했으면 이 교회 담임목사 바뀌었을 거야." 진솔한 나눔의 위력, 목양의 아름다움을 입교식을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가르쳐서 배우는 게 아니라 보고 자연스레 배우고 있었습니다. 

 

 

▲ 목자를 성공시켜주는 게 좋은 목사다

 

목자목녀, 초원지기, 중직자들과 면담할 때 자주 나온 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도움되는 것은 뭐든지 한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성도나 목자에게 필요하다면 남에게 배워서라도 와서 자신들에게 가르쳐 준다는 것입니다. 목사님이 왜 좋냐고 물으니 "목사님은 설교하는 모습이 그 사람 자체여서"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영혼구원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힘든 점을 물으니 "우리 목사님은 봉침 목사다"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직언을 솔직하게 해주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들을 때는 서운하거나 아프기도 하지만 자기 잘 되라고 해주는 말임을 믿을 수 있어서, 결국 성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박종국 목사님은 이것을 "착한 목사가 되려고 하면 안된다"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꽤 많은 경우 목회자가 '사람 좋은 목사'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성도에게 꼭 필요한 말을 해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목자들이 하나님 앞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담임목사가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그 역할을 아무도 대신할 수 없다는 말이 다가왔습니다. 

 

예를 들어 리더들이 기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강조만 한 것이 아니라, 분명한 지침을 주었습니다. 6번의 기도회(새벽,수요) 중에 목자목녀는 3번 이상, 초원지기, 중직, 교역자는 5번 이상 오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새벽에 요일별로 돌아가며 하루는 교역자-초원지기 팀이 합심기도를 하고, 하루는 교사들이 합심기도를 하고, 하루는 초원지기-초원목자들이 합심기도를 하게 되어 있어, 함께 하는 기도를 습관하는 장치들도 있다는 데에 무릎을 쳤습니다.

 

기도를 채우지 않고 리더로 섬기는 것은 올바르지 않으며, 정 참석이 힘들면 섬김을 한두 달 쉬도록 예외를 허용해 주었습니다. 성도들이 기도하게 만드는 것이 목사의 고민인데, 적절한 기준을 세워주고 지키게 하니 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았습니다. 

 

 

▲ 세대통합예배, 뚝심과 배려 둘 다 필요하다

 

다운공동체교회 주일예배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성인이 다 함께 90분간 드리는 세대통합예배였습니다. 월1회만 교육부서 자체예배를 드리고, 나머지 3-4회는 통합예배로 드린다고 합니다. 세대 간에 파편화된 요즘 세상에,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앉아 예배하는 것은 축복이자 그 자체로 최상의 교육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통합예배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목회철학을 고수한 결과였습니다. 초기에는 아이들이 들락거리고 소음을 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를 세대통합예배 못할 이유로 보지 않고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여겼습니다. 박목사님은 이를 "서당에서 하늘 천 따지 어렵다고 내용을 바꿔주지 않는다. 습관을 들이게 만들어 주면 결국 익힌다"는 목회철학으로 설명했습니다.

 

목회철학만 가지고 된 것이 아니라, 목표를 위해 배려하고 노력한 결과였습니다. 자녀들을 훈련시키고, 교회를 설득하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바닥에 카펫을 까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각 세대가 주체가 되도록 찬양팀에 자녀들을 포함시키고, 일년에 한두 차례씩 자녀들이 주도해서 예배를 이끄는 주일을 만들었습니다. 설교의 예화나 사진을 사용할 때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사용했습니다. 보통 2대지로 나누어 설교하는데, 하나는 VIP나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만한 것으로 하고, 다른 하나는 좀 더 깊이 있게 한다는 전략도 즉시 참고가 되었습니다.

 

 

◎ 결단한 점

 

▲ 착한 목사 나쁜 목사

착한 목사가 아닌 유용한 목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착한 목사, 사람 좋은 목사로 남으려고 성도에게 꼭 필요한데도 가르치거나 바로잡아 주지 않는 것은 나쁜 목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세우는 과정은 목회자도 그 사람도 불편할 수 있는 과정이지만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이 예수 닮은 목사임을 깨달았습니다.

 

 

◎ 아쉬운 점

 

2박3일의 짧은 일정이 아쉬웠습니다. 부목사님이 "우리 교회의 특장점은 수요기도회"라고 여러 번을 말했는데, 체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최영기 목사님께서 "'미니연수' 말고 '연수' 어때?"라고 하신다는데, 아멘입니다!

 

 

◎ 감사한 분들

 

아이 많은 예쁜 수마트라목장과 성경교사 인도법을 보여주신 최규동/홍윤경 목자목녀님,

두 아이 기르며 싱글들을 섬기는 감동적인 목양 나눠주신 유광현/박해인 목자목녀님,

제가 꿈꾸는, 저도 있고 싶은 아름다운 초원모임을 보여주신 박장호/임혜란 조장님,

집이 정전 되는 와중에도 한식/양식 양면으로 준비하여 먹여주신 최금환/김외숙 장로권사님,

아침마다 일찍 오셔서 편안하게 라이드 해주신 구인수 목자님,

등록부터 자료까지 완벽하고 편안하게 일정을 이끌어주신 김형구 목사님,

후배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려고 열정과 지혜를 아낌 없이 쏟아주신 박종국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이런 기회를 허락하시고 환영해 주신 다운공동체교회 성도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수지 주마음교회를 섬기는 정진명 목사였습니다.

  • profile
    우와~~!!. 멋진 출장보고서입니다.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까지가 연수기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보고서를 통해 저희들이 다시 배우고 가다듬는 은혜가 큽니다.
  • profile
    정진명 목사님, 정미경 사모님! 짧은 시간이었지만 교제를 통해 목사님 사모님께서 하나님과 영혼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낄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또한, 성도님들을 위해 한가지라도 더 물어보고 배우려고 하시는 모습에서 박종국 목사님의 모습이 많이 오버랩됐습니다 ㅎㅎ
    그리고 면담시간을 통해 오히려 격려 받고 채움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용인 갈일 있으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ㅎ
    앞으로 서로 기쁜 소식 많이 주고 받길 소망합니다~!
  • profile
    정진명목사님,정미경사모님 면담때 처음 긴장반,설렘반이었는데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시고 면담할 수 있어서 그시간이 참
    감사하고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진솔하고,깔끔하게 연수보고서를 써주셔서 보면서 다시
    저의 사역을 돌아보고 배울수있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미니연수를 통해 목사님, 사모님과 교제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목사님의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시려고 메모하시는 열정에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통해 주마음교회를 주님의 마음대로 쓰시는 교회로 세워나가시기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profile
    잘 읽히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감사헙니다^^

    목사님, 사모님과 아름다운 교제의 시간을 누리며 우리를 돌아보는 면담 시간이어서 감사했어요~
    꼼꼼히 메모하며 우리의 말에 귀기울여주신 목사님~
    멋진 웃음으로 편하게 이야기해 주시고, 대해 주신 사모님^^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을 응원합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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