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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지난 주일 설교 중에 ‘영적인 영향력, 영적 권위’ 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 때, 영적 권위란, '다른 사람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힘'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글이 있어서 이번 주 칼럼으로 나눕니다. 진정한 영적 힘은 건강한 공동체 안에서 말씀과 기도에 기초한 순종과 삶 속에서의 헌신의 훈련을 통해서 생기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아래 글은 이수관 목사님이 가사원 홈페이지에 올린 “성령충만을 사모함에 대하여”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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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저는 방언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서른 한 살 때 침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방언에 접할 기회에 없었고, 그러다 휴스턴 서울교회를 만났을 때도 방언을 중시하는 분위기의 교회가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던 중 방언을 몹시 사모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이상 발전하지 않는 저의 영성 때문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초기에 신나게 성장하던 신앙이 정체된 것처럼 느껴졌고, 다 이겨냈다고 생각한 악습들이 다시 고개를 드는 당혹스러움 가운데서 만약 방언을 하게 되면 이러한 침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던 것이지요. 
 
목사가 된 후에는 방언을 넘어선 은사주의 진영에서 얘기하는 성령의 기름부음의 체험을 사모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쪽 진영에서 쓴 책을 몇 권 접했기 때문인데, 그들은 하나같이 능력 있는 목회자가 되려면 그런 기름부음을 체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 그런 갈급함이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설교를 잘 준비한다고 해도 좋은 설교는 될 수 있을지언정 회중을 송두리채 바꾸는 그런 능력 있는 설교가 되지는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 있는데, 그런 우리를 이런 성령의 기름부음의 체험이 바꾸어 줄 수 있다면 어느 누가 그것을 사모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다 차츰 저의 생각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처음 깨달은 것은 체험은 그저 체험일 뿐이지 체험 자체가 사람을 바꾸어 놓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체험을 했다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았는데 그들도 여전히 신앙의 Up & Down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들도 늘 뜨거운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고, 어떤 날은 우리처럼 기도가 안 되어서 애를 먹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체험이 좋은 계기가 되고 어떤 선한 일에 시작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자체가 사람을 바꾸어 놓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번은 생명의 삶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성령체험 시간에 조용히 서 있던 사람이었는데, 제가 다가가서 기도를 하려고 몸에 손을 대는 순간 갑자기 뒤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는데 그후부터 30분을 내내 울면서 바닥에 누어 있었습니다. 다음주에 나와서 간증을 하는데, 뭔가 알 수 없는 힘이 본인을 밀어서 넘어졌고, 그 다음에는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가 몰려와서 펑펑 울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본인의 오른쪽 어깨가 오래전에 고장이 나서 물건을 들지 못한지 오래되었는데 그날 그 어깨가 나았고, 고쳐 주신 하나님을 위해서 살겠다고 간증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1년도 채 안 되어서 시험이 들어 교회를 떠나더군요. 체험은 체험일 뿐이고 체험 자체가 사람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니 저 역시도 체험은 많았습니다. 때론 잔잔한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도 했고, 때론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경험을 수도 없이 했으면서도, 그런 압도적이고 가시적인 체험을 바라면서 아름답고 작은 체험들을 우습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은혜가 나에게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상 바라는 것은 나의 열등감에서 나오는 욕심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번째 깨달은 것은 성령의 기름부음 같은 강렬한 나타나심은 언제나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강하게 나타나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점차로 서서히 사라져 버리기 마련입니다. 그건 개인도 그렇고, 단체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 때 성령운동을 이끌던 사람들도 지금은 다 사라지고 없고, 그런 가시적인 역사로 인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교회들도 지금은 보면 사람들이 모두 빠져 나가서 쓸쓸한 교회로 변해 있을 뿐입니다. 얼마전에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즈베리 대학교의 강당도 지금은 그저 쓸쓸할 뿐입니다. 따라서 체험을 추구하거나 강력한 성령의 역사를 추구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성령 충만이라는 것은 뭔가 나를 또는 우리 교회를 강제로 바꾸어 놓는 외부적인 힘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끊임없이 하나님과 가까이 있으려는 노력이고, 제자가 되려는 생활화된 헌신에 그 분이 함께 하시는 손길입니다. 그리고 성령님의 은혜는 늘 우리와 함께 계시고 따뜻하게 우리를 인도하시는 그 분의 평화로운 임재입니다. 
 
따라서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능력 있는 종으로 확 변하는 것을 기대한다거나, 우리 교회가 갑자기 성령의 은혜로 불타 올라서 부흥을 맛보게 되는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영성, 생활화된 헌신을 계속 추구해 가는 것이 더 맞는 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수관 목사, 국제가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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