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예식장과 예배당에서의 결혼식 차이
먼저 이 칼럼을 준비하면서, 주고 받은 카톡을 허락하에 나눕니다.
“예식장이 더 비쌉니다. 예식장 대관을 미리 해 두었는데 저희 부부가 교회에서 꼭 하고 싶다고 해서 1주일 전 취소해서 계약금 전액 받았습니다. 예식을 치르고 많은 분들이 너무너무 감사한 예식이었다고 하니 아이들도 흡족해했습니다. 왜? 예식장에서 하려고 했냐고 물어보니 사진 배경도 좋고 화려해서랍니다. ㅋㅋ 둘이서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1주일 동안 싸우고 저가 이겼습니다. 자녀가 원하니 슬쩍 남편도 반 넘어갔습니다. ^^; 지금 생각해도 교회당서 예배로 예식을 한 일이 감사입니다.”
이번 커플의 삶(구, 예비부부의 삶) 공부에 현재까지 일곱 커플이 참여했습니다. 이 중에서 네 커플은 올 가을과 내년 봄에 결혼 날짜를 잡은 커플이고, 나머지 세 커플은 교제 중인 커플입니다. 과거에는 결혼을 앞두고 이 공부를 했는데, 올봄 학기부터 교제 중인 커플들에게 참여를 권면하게 되면서 신청자가 많아졌습니다. 사실 이 삶공부의 목적 자체가 결혼보다는 이성교제를 시작하는 커플에게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커플의 삶으로 바꾸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이 공부를 하게 될 때, 아주 가끔이지만 정말 두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날 수가 있는데, 결혼 날짜를 잡아놓고 하게 되면 불행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결혼 날짜를 잡아놓고 이 공부를 하다가 헤어진 커플이 두 커플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래도 결혼 전에 헤어지는 것이 결혼 후 이혼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결혼 전이 아닌 교제를 시작하면서 이 공부를 하는 중에 헤어졌으면 아픔이 덜 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부디 이성교제를 시작하는 커플일 때 많이 참여바랍니다. 이것을 하고 안하고는 연애나 결혼생활에서 많은 차이가 났음이 입증되었습니다. ^^;
그런데, 이 공부 신청자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우리 교회당에서 결혼예배를 드리는 커플과 그렇지 못한 커플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결혼식 장소는 양가 집안이 잘 의논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던 저는 그 결정을 존중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목사로서, 또한 인생 선배로서 저는 가능한 예배당에서 “식”이 아닌 “예배”로 새로운 가정을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예식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되어, 칼럼을 통해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대부분 부모님이나 우리 싱글들은 교회당에서 예배로 드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두 가지 오해가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당에서 예식을 하면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과 경비가 오히려 예식장보다 더 많이 든다는 겁니다. 전자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 예배당은 페인트로 배경이 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어놓으면 잘 나온답니다. ^^;
문제는 두 번째인데, 가장 최근에 예배당에서 결혼한 커플에게 알아보니, 예식장보다 교회에서 한 것이 경비가 적게 들었답니다. 하기에 따라서는 수 백만 원이 차이 났습니다. 아마도 그런 오해를 하게 된 데에는 예배당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소문과 (물론 일부 그런 교회가 있지만 우리 교회는 무료입니다) 주례비를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이 부분은 제가 부임할 때부터 이야기했지만 결혼 예배는 목사로서 제가 주일 예배를 인도하듯이 목회자의 고유임무라서 따로 주례비를 받지 않습니다. 주례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영광입니다. 단, 주일 준비를 위해서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우리 교회당 밖에서의 주례는 하지 않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교회당에서 할 때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벤트 회사에 맡기면 모든 것을 알아서 해 주는데, 교회당에서 할 때에는 본인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차장 문제가 있는데, 제가 가 본 예식장 주차장도 주차할 곳은 있는지 몰라도 주차장에서 예식장까지 가는 길도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결혼식을 준비할 때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 예식장에서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교회당에서 하고 싶은데, 혹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예식장에서 하는 분들은 없기를 바랍니다. 그런 분들은 먼저 교회당에서 결혼식을 한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자녀들의 결혼이든 본인의 결혼이든, 하나님 앞에서 예배로 시작하길 부탁해 봅니다.
추신: ‘자유케 하는 삶’을 신청하신 분들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이번에 일곱 커플이나 커플의 삶에 지원하게 되면서, 커플의 삶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이들을 이번에 제대로 잘 세워서 믿음의 가정을 이루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세 과목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삶공부가 모두 부실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득불 ‘자유케 되는 삶’을 내년 봄에 개설하고자 합니다. 널리 이해를 부탁드리고, 다른 과목을 선택하시든지 아니면 봄에 만나겠습니다. 봄에는 ‘커플의 삶’을 개설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