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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떠나고 싶은 시험 앞에서

 

지난 15개월 이상의 광야생활을 돌아보면서, 어떤 시험이 우리 가운데 있었나 몇 가지만 생각해 봅니다. 먼저 생각나는 것은 예배당 건축 자체에 대한 동의냐 반대냐에 대한 시험이 있었습니다. ‘부지 매각에서의 법적인 문제와 금액을 치루는 과정에서의 시험’ ‘구 예배당의 갑작스런 철거에 따른 시험’ ‘새로운 예배장소를 찾은 것에 대한 시험’ ‘설계, 시공사, 은행대출에 대한 시험’‘민원 발생에 대한 시험’ ‘헌금에 참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시험등 많은 시험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공사 현장에서의 사고에 따른 시험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최근 공사현장 사고에 대해서는 지난 주간 유족들과 협상을 마쳤습니다. 협상을 마쳐도 그것이 한 생명에 대한 아픔을 다 치유할 수는 없겠지만, 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산자들의 몫임을 알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제 시공사가 노동부와 공사재계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위에 나열 한 것은 대부분 공적인 것이지만 저나 여러분 각자가 내면적으로 겪는 시험은 또 다른 영역일 것입니다. 그리고 극복 또한 공적인 차원과 개인적인 차원이 다르다는 것도 저는 압니다. 여러분들도 그것을 구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어떤 경우도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경우 공동체적인 문제는 당회나 관련 리더들 중심으로 헤쳐 나가고 있고 나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시험은 어떤 분들은 잘 극복하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어떤 분들은 저기 어디쯤에서 고민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부디 이 땅에서 완벽한 해결책은 없겠지만 서로 권면하여 잘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아마도 보통 신앙생활과 관련하여 개인적인 시험이나 위기와 관련하여 가장 마지막에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있다면 아마 공동체를 떠나는 것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혹 그런 분들이 있다면 담임목사로서 어렵지만 한 말씀 올리는 것으로 칼럼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먼저 대전제는 신앙생활하면 공동체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서로 인정했으면 합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떠나고 만남의 반복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공동체 역시 광야교회가 시작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약 10가정 정도가 공동체를 떠났습니다. 물론 그 반대도 있겠지요? 이것이 인생입니다.

 

한 몇 일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우들은 왜 공동체를 떠날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을 수 있고, 교회 자체의 방향이나 시스템 환경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많은 경우 관계에서 오는 떠남일 것입니다. 관계도 크게 보면 교인들 간의 관계와 담임목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떠남이 있을 것입니다. (담임목사 부분은 후에 기회를 잡아 다시 나누겠습니다. 간단한 주제가 아닐 듯 해서 입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어떤 이유가 되었던 담임목사로서의 부탁은 한 번 더 생각해 봐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누가 봐도 공감할만한 피치 못할 이유로 떠나는 것이라면 몰라도 감히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래도 이만한 공동체가 있겠는가 하는 말씀을 교만하다는 소리를 들을 줄 알면서도 드립니다. 투명성, 합리성, 관계성, 미래에 대한 가능성, 본질에 대한 고민 등에서 그렇게 점수가 낮은 교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부디 떠나지 마시고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생각하고 그 떠나려는 생각을 한 번 더 생각해 봐주시길 부탁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지금 처한 환경이 우리를 더욱 지치게 하는 부분도 있음을 알고 광야를 끝내고 구영리에 들어간 다음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쪽으로 연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우리는 모두 조금 지쳐 있습니다. 반면에 구영리에 들어가면 지금 불편한 많은 것들이 해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 견뎌 왔으니 구영리에 들어간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떠날 수밖에 없어서 떠났더라도 떠난 뒤에 다운공동체에 남는 것이 나았구나라는 일말의 생각이라도 마음에 생기는 순간, 그냥 돌아올 마음을 먹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 분이 중직자라가 아니라면 언제든지 돌아오시면 우리 모두가 환영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 떠난 뒤에 남은 우리의 자세입니다. 떠난 사람도 힘들지만 남겨진 사람도 힘들다는 것을 여러분들도 아실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사람이 떠났는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나 이런 말씀은 우리 서로 자제합시다. 어느 한 사람도 결코 쉽게 떠난 사람이 없듯, 고통없이 떠나보낸 사람도 없다는 것만은 우리 기억합시다. 단지 인간에겐 내로남불의죄성이 있을 뿐임을 알고 떠난 사람에 대해서는 섭섭함과 미안함을 남은 자들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좀 더 성숙한 다운 가족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14, 특히 광야 중에 떠난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그리움과 죄송함을 전합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다운가족들에게는 위로와 담임목사로서의 부족함으로 인한 미안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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