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독이 빠진 사람들
38일 동안의 긴 출장을 끝내고 집, ‘다운 공동체’로 돌아가기 위해 LA 공항에서 칼럼을 씁니다. 안식년을 제외하고, 이렇게 긴 시간을 교회를 비우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긴 출장을 할 수 있도록 공동체를 세우고 지켜준 다운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공동체가 건강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사람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순전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들이던 휴스턴 서울교회 성도님들과 목자 목녀님들, 그리고 그들이 믿고 따라갈 수 있도록 섬김의 리더십으로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집사님(장로님)들, 달라스 예닮교회 성도님들과 목자, 목녀님들, 포틀랜드 목회자 컨퍼런스를 섬겨 준 온누리 성결 교회 목자님들과 성도님들, 갓츠 패밀리 교회 현, 원로 목사님 그리고 집사님 부부까지,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에겐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저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독이 빠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성격도, 자라 온 환경도, 직업도 달랐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예수님을 믿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고집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흔히 예수님의 제자도를 말할 때, 자기 부인과 댓가 지불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댓가 지불보다 자기 부인이 어렵습니다. 그것이 안되기 때문에 댓가를 지불하지만, 늘 생색이 남고 자기 의를 이루려고 합니다. 그런데 제 눈에 비친 그들은 목장과 연합교회를 통해 빚어진 자기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완벽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그렇게 보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 가지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중에서 한 가지만 나누면, 그들은 휴스턴 서울교회 이수관 목사님 표현을 빌리자면, '딱 여기까지가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말이나 생각 가운데 우리의 신앙생활의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몇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중의 하나가 ‘여기까지’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사역을 권하면 스스로 일정한 한계를 정해 놓고, ‘저는 딱 여기까지’라고 얘기한다고 합니다. 목자/목녀 사역을 하고 있으면서도 마음속으로 내 사역은‘딱 여기까지’라고 금을 그어 놓는다고 합니다. 마치 한 달란트 받은 사람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두 달란트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처럼 살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찾아온 섬김의 기회를 외면하지 않고 어떡하든지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목장과 삶 속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흔히 하나님을 경험한다고 하면 기도 응답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하나님을 경험한다는 것은 매 순간 삶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분의 인도함을 받는 삶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살려고 애쓰다 보니, 그들 안의 독이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난 주일 설교에서 이수관목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이 갈수록 누군가 와서 쉴 수 있는 큰 나무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베드로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배를 벗어나 한 걸음 내디뎠을 때 한두 걸음이라도 물 위를 걷는 경험을 했던 것같이 배에 머물러 있으면 하나님은 역사할 일이 없으십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안전지대를 벗어나 모험을 해 볼 때, 하나님은 역사하시고 우리는 그 역사를 경험합니다.
상황이 안 되는 가운데 십일조를 해 봐야 놀라운 방법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고, 목자를 할 상황이 도저히 안 될 때 목자로 헌신을 해야 내 삶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아프면 병원을 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만큼은 기도를 받겠다고 헌신대로 새벽기도의 자리로 걸어 나올 때 기도로 낫게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늘 상식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면 거기에는 하나님이 역사할 여지가 없습니다. 상식과 이성을 벗어나 모험을 해 볼 때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난 그저 여기까지!’라고 한계를 지어 버리면 우리는 하나님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번에 부흥회를 마치고 나서, 한 목녀님이 나눔터에 올린 글이 있습니다. “강사로 오신 박종국 목사님은 우리 교회에서 가정교회를 배우고 가신 분이였기에, 별 유명한 분이 아니신데, 어떤 말씀이 있을까 하는 인간적인 선입견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분이 잘한 것은 딱 여기까지만 하고 싶은 맘을 극복하고 부흥회 자리에 나왔기 때문에 은혜를 입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집회 후에 이 부부가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났는데, 그분들이 살아온 삶이 결코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분들의 대화 속에서 어떤 독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교회 사역현장에서 마주친 목자님의 섬김의 태도는 지금도 제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한 가지만 나누면 목자 목녀님의 나이 차이가 16살이었습니다. ^^
복귀 후 첫 사역은 우리교회 부흥회입니다. 16일 금요일 저녁부터 18일 주일까지 휴스턴 서울교회에 영어회중(NLF)을 담당하고 계시는 신동일 목사님을 모시고 갖습니다. 목사님은 1978년 13살 때 뉴욕으로 이민을 가서 그곳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내면서 어려움과 혼돈 속에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 뉴욕 퀸즈 한인 교회의 전교인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1994년 12월 휴스턴 서울교회 청소년 목사로 부임해서 3년 동안 청소년 사역을 한 후, 1997년 8월부터 휴스턴 서울교회의 영어 회중 공동체인 New Life Fellowship을 지금까지 섬기고 있습니다. 참고로, 휴스턴 서울교회는 한 교회 두 회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영어회중은 12민족 이상, 90개의 가정교회로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또한 북미를 비롯하여 전 세계 영어를 사용하는 목회자와 교회에 가정교회를 전파하고 있는 목회자입니다, 무엇보다 복음과 영혼에 대한 치열함과 솔직함으로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려고 애쓰는 분입니다. 딱 여기까지만이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목장 식구들, 가족들, 특히 자녀들과 함께 하십시다. 그래서 우리 안의 독을 말씀으로 빼내는 기회로 삼아 보십시다. 토요 아침 기도회에서 첫 만남을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