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출장 보고 드립니다
목요일 오후 5시35분경이면, 17일 동안의 긴 출장을 마치게 됩니다. 긴 시간이었지만, 이동한 거리도 미국 6개 주(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네바다, 아리조나, 유타)를 돌았습니다. 대략적인 사역은 지난번 칼럼과 영상 인사를 통해 나눈 것으로 대신합니다.
오늘은 모든 사역 이후에 가진 “10월 휴스턴 미니연수팀”을 위한 “사전답사”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휴스턴 미니연수는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휴스턴 서울교회 평세 참석, 휴스턴 목자들 및 교회 리더들과의 면담 그리고 그랜드캐년 여행입니다. 앞의 두 가지는 휴스턴 서울교회와 협력하면 되지만, 그랜드캐년 여행은 우리 자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심지어 울산 시민교회와 서울산교회가 함께 합니다. 유학과 안식년 중에 한번 가 본 적이 있지만, 너무나 오래 되어 걱정이 되었는데, 이번에 사전답사를 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10월 미니연수의 중요성을 아시고 어렵게 시간을 조정하고 물질을 드려서 가는 목자 목녀님들 잘 섬기라고 세심하게 배려하신 것으로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이 연수가 한 번으로 끝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답사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이후, 월요일 저녁 LA로 돌아와서 LA 바이올라 대학교에서 열리는 “뉴젠 컨퍼런스(아래 사진)”를 참관하고 돌아와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뉴젠 컨퍼런스는 북미주의 가정교회 안에 있는 다음세대 목자들의 컨퍼런스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대학생 목자들이 함께 모여서 컨퍼런스를 합니다. 청소년 목자들은 대학생 목자들을, 어린이 목자들은 청소년 목자들을 보고 배우고, 또한 대학생 목자들은 청소년 목자들을, 청소년 목자들은 어린이 목자들을 섬기는, 그야말로 성경적인 정신을 살린 세대 통합 컨퍼런스입니다. 가정교회의 미래를 보는 느낌입니다. 이상이 간략한 일정에 대한 보고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출장을 통해서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한 교회의 담임목사를 집회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잠시 떠나보는 기회를 주실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떠나야만. 보이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얼굴을 보고 나누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고립만큼이나 하나님께서 주신 생각들이 있어서 돌아가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나누려고 하는 것은 출장비 관련한 보고입니다. 아마도 이렇게 나갈 때, 경비는 얼마나 들며, 어떻게 마련하는가 궁금한 분들도 있을 것이고, 이젠 우리 교회에는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한국 성도들이 가장 많이 상처받는 부분 중의 하나가 목회자의 재정 사용이라고 볼 때, 이런 기회에 한번, 밝혀 드리고자 합니다. 그 전에, 한 말씀 드리면, 지금까지 재정에 대한 상처나 불만이 있는 분들의 특징은 기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자신이 기준인 분들이었습니다. 두 가지 유형이었는데, 먼저, 진짜 문제가 있는 목회자에게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하려고 하는 목회자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뒤에서 말입니다. 두 번째는 무조건 안 쓰는 목회자는 훌륭한 목회자이고, 필요한 곳에 쓰는 일인데도 금액이 크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20년 제가 다른 것은 몰라도 재정문제는 투명하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회계 감사를 받는 것도, 우리 교회의 선물이나 촌지 문화도 이런 연장선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문화에 대해 우리는 좀 더 성경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먼저, 우리 교회는 기본적으로 교역자들이 단봉선을 리더로 참여하거나 담임목사가 해외 집회 등을 나갈 때, 항공료는 교회 재정에서 부담을 하도록 당회가 결정을 했습니다. 물론 목회 초반에는 나갈 일도 적었고 나가더라도 교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자비량으로 나갔고, 부부가 나가더라도 제 항공료만 교회가 부담하고 아내 경비는 자부담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항공료 외의 경비는 자부담으로 했습니다. 교회 재정도 넉넉지 않은 상황이라 기본적으로 교회에 부담을 덜 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부부 항공료를 교회 재정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당회가 그때그때 결정을 해 주고 있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서 이번 경우에도 미국까지 가는 국제선(인천-LA) 경비 231만9천2백원(미화 약 1700달러)을 교회 재정에서 부담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국내에서 네 번 비행기로 이동했는데, 그 경비는 저희가 부담을 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내 항공료는 총 미화 961달러(한화 약132만4천원)입니다. 그런데, 모든 가정교회 사역은 자비량이 원칙인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이수관 목사 시무)에서 국제선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실제로 집회를 마치고 이수관 목사님으로부터 경비를 전달받았습니다. 돌아가면 환급할 것입니다. 그리고 김인기 목사님(올랜도 비전교회 원로)께서 국내선 비행기 티켓을 모두 끊어서 보내왔습니다. 김인기 목사님 말씀처럼, “왠 은혠가?!” 싶습니다. 특히 올랜도에서 머물 때, 김인기 목사님(개인 부담도 있을 테고 교회 지원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께서 숙소 제공과 챠량 지원을 해 주셨고 처가가 울산이어서 그런지 더 사랑을 베풀어 준 남인철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우리 교회를 다녀간 김종욱 장로님 부부를 비롯한 교우들의 사랑과 후원을 듬뿍 받았습니다. 비용을 알 수는 없지만 상당한 지출이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미국을 갈 때마다 내집처럼 머물 수 있도록 힐링센터와 차량 등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갓츠 패밀리 교회의 섬김입니다. 유대호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이번에 처음 만난 동사목사님이신 이경태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형제처럼 대해주시는 목자 목녀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항공료 외에 들어간 경비를 말씀드립니다. 자부담 경비입니다. 미화로 약 2,700불(한화 약 370만원)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이제는 제 나이나 역할이 섬김을 받기보다 베풀어야 할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에는 답사를 위해서 차량을 렌트하고 숙박 등을 하는 경비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중에 감사한 것은, 강의를 듣고 은혜를 받았다고, 후원을 해 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올랜도 비전교회 설교 사례와 9년 만에 만난 가정교회 선배님이신 시카고에서 오신 곽성룡 목사님의 생각지도 않은 격려금 등을 포함하여 1,200불을 이곳에서 후원받아서 보태서 섬길 수 있었습니다. 목자 컨퍼런스는 순수한 봉사이기 때문에 강사료는 없습니다.
여행을 모두 마친 지금,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 조금은 민망하다고 해야 할지 그런 감정이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보통 강사들은 자비량으로 오는데, 왜 휴스턴 서울교회 이수관 목사님과 올랜도 비전교회 김인기 목사님께서 저에게는 항공권을 지원하기로 했을까 하는 질문이 자꾸 생깁니다. ^^ 우리 교회가 어려워 보였나 싶기도 하고, 내가 궁색한 모습을 보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좋은 마음으로는 제가 재정에 대해서 좀 예민하여서 교회에 부담을 될 수 있는 한 적게 지우려는 것을 아셨나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사랑의 빚을 베푼 모든 분들의 사랑을 어떻게 갚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제가 하나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한편으로는 예민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20년 동안의 저의 투명성과 저와 우리 교인들 사이의 신뢰가 있다고 믿고, 새로운 문화를 제안해 보고자 합니다. 사실 이렇게 출장을 나가면, 보통 교회에서는 경비에 보태라고 교인들이 사랑을 담아 보태주기도 합니다. 만나는 목사님들도 당연히 제가 그렇게 오는 줄 압니다. ^^ 그런데, 우리 교회는 부임하면서 만든 원칙, ‘개인적으로 목회자에게 촌지를 줄 수 없다’는 원칙에 의해서 거의 그런 일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ㅎㅎ,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성품인지 자라온 환경 탓인지 몰라도 저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편하고 행복합니다.
그런데, 이 원칙은 한국교회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만든 원칙이었습니다. 제가 본 분들은 어쩔 수 없이 드리거나, 주고도 뒤에서 딴소리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배경 속에서 만들었는데, 어떤 분들은 이런 원칙이 좋아서 우리 교회에 오신 분들도 있었고 많은 분들이 좋게 여겼습니다. 반면에 그 과정에서 순수한 동기로 마음을 담아 주었음에도 돌려준 것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교회를 떠난 분들도 있습니다. 지금도 가슴 아픈 사건이 남아 있는데, 세 자매가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아 아내에게 화장품을 선물한 것을 돌려주었는데, 그것이 너무 충격이었든지 “뇌물을 준 것도 아닌데 죄인 취급 받았다”며 슬픔 가운데 떠난 일은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것 같아 지금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 이렇게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제안을 해 봅니다. 이것은 과거 최목사님도 어느 정도 목회적 신뢰가 쌓인 뒤에 하셨고, 지난번 집회에 오신 김인기 목사님도 그렇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꼭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경건의 삶에 보면 주는 것도 섬김이지만, 섬김을 받는 것도 섬김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중에는 분명 섬기고 싶은데도 이 원칙 때문에 주저하는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가 출장을 갈 때는 누구든지 섬기고 싶은 분들은 “만원” 이내에서는 실명으로 또는 직접 전달해 주셔도 받는 것으로 해 보십시다. (최목사님은 100불, 김인기 목사님은 10불), 지금 생각에는 직접 전달받기보다는 어디 바구니라도 비치해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우리가 크게 보면 영적 가족이라면, 교회 리더인 담임목사에게 만원 정도는 괜찮을 듯합니다. ^^, 의무가 아니고 하고 싶은 분들만 하는 것입니다. 해보고 부작용이 있거나 불편한 소리가 들리면 멈추도록 하겠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유쾌한 문화가 되지 않을까요?
추신: 기쁜 소식일듯 하여 나눕니다. 이번 휴스턴 목자 컨퍼런스를 마치고 나서, 휴스턴 서울교회 이수관 목사님이 보자고 해서 갔더니, 2026년 부흥회 강사로 와 달라는 초청을 받았습니다. 설교에 대한 부담은 크지만, 가정교회를 배운 교회에 부흥회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가정교회를 최선을 다해서 했다는 하나님의 격려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그동안 함께 건강한 교회를 세워준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