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나오면 자녀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LA에서 하루를 보내고 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 안입니다. 화요일 이후 매일 이동 중입니다. 동시에 몽골팀의 귀국과 해단식, 그리고 필리핀 팀의 출국과 두마게티를 향한 여정과 이어질 태국팀과 인도네시아팀의 준비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다운공동체가 7월 한 달은 길 위에 있는 교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길 위에 있는 다운 가족들도, 그들을 보내 놓고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는 다운 가족들도 모두 ‘기도’라는 길 위에 있길 소망합니다.
저는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행이 주는 유익은 ‘고립을 통한 만남’이라고 봅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떠난다는 것 자체가 고립입니다. 그 고립 가운데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자기 자신과의 낯선 만남을 비롯하여, 다양한 만남을 통해 떠나 온 곳과 사람들 그리고 삶을 다시 보게 됩니다. 아마 단봉선팀도 짧은 기간이지만 이런 유익을 알게 모르게 누릴 것입니다.
담임목사로서 출장을 나오면 당연히 교회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좋은 것을 보면 우리 교회에 적용하고 싶고, 좋은 목자를 만나면 우리 목자를 그렇게 세우고 싶은 소망이 생깁니다. 그런데, 제가 여행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해외에 나오기만 하면 항상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 세대, 즉, 우리 자녀들입니다.
대학 다닐 때, 배낭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유럽을 처음 나갔습니다. 그때는 과외 선생 노릇을 할 때라 제게 배우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엽서를 보내서 나중에 이 넓은 세상에 꼭 한번 오라고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캐나다에서 공부할 때는 방 두 개짜리 집에 언제나 한국에서 온 제자들 2-3명이 함께 했습니다. 우리 식구 포함 8명 이상이 함께 생활을 했습니다. 단기 방문을 통해 넓은 세상을 보든, ESL에 등록해서 영어공부라도 좀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캐나다 대륙횡단을 가족과 둘러보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한국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귀국 후 10년을 여름이면 캐나다 대륙횡단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문득 이 글을 쓰면서 무엇이 저를 그렇게 하도록 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찾는다면 저를 위해서 누군가 그렇게 해주신 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우리 자녀들 생각이 납니다. 넓은 세상과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다른 문화를 경험할 때, 우리 자녀들 생각이 납니다. 단봉선에 참여하는 건강한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들이 정말 믿음 안에서 행복하길 진심으로 소망하게 됩니다. 담임목사로서 할 수만 있다면 좀 더 건강한 교회를 세워서 저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상상이지만, 은퇴 후에 되고 싶은 사람을 스스로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들이 힘들 때 찾아와서 쉴 수 있는 할배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우리 다운 가족의 자녀들이 모두 해외나 큰 도시에 나와 사는 것을 바란다거나 그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오해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부터 실패한 인생일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성공은 어디에 살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감당하며 사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자녀들이 이렇게 살기를 원합니다. 각자를 향한 부르심을 따라서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첫걸음은 지금 있는 가정과 교회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청소년 사역자 시절부터 목회를 하면서 느낀 자녀를 믿음으로 잘 키우는 부모님들의 모습 몇 가지가 생각나서 나누고자 합니다. 물론 자녀 교육만큼 큰소리칠 영역이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목회자로서 느낀 점이 있어서 두 가지만 나누어 봅니다.
먼저, 오래전에 나온 책이긴 하지만, 전혜성 여사가 쓴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부모가 섬김의 본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교회 목자 목녀들은 부모로서 첫걸음을 잘 내디뎠습니다.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고 했는데 이미 섬기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에게 섬김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줄 뿐 아니라, 섬김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고, 이들도 섬기는 삶을 살도록 인도해 줄 때, 우리 자녀들 가운데에서 진정으로 성공하는 자녀들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제가 오랜 시간 청소년 사역과 목회를 하면서 교회 사역을 정말 열심히 하고 섬김의 삶을 살아도 자녀 앞에서 교역자나 교회에 대해서 불평하는 모습을 보여서 자녀가 잘 자라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예의나 존경이 없는 가까움은 자녀에게 독이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미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마치 목자가 교회 리더나 교회 방침에 대해서 부정적인데 목원이 건강하게 자란 경우가 거의 없는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교회 방침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한 의견이나 질문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보통은 말이 아니어도 이미 태도나 표정으로 자녀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런 모습은 리더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교회의 방침이나 프로그램에 변화가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을 봅니다. 사실 우리 교회는 코로나를 지나고 2023년부터 정말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단봉선을 비롯하여 교역자도 바뀌었고, 교육부서의 예배나 목장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들리실지 몰라도 세상을 살면서 항상 내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내 중심의 상황이 얼마나 될까요? 오히려 늘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함 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대안을 찾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그럴 때 부모님의 말 한마디나 태도가 중요할 것 같다고 봅니다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야겠습니다, 휴스턴에 밤 11시가 넘어 도착하여, 현지 시각, 목요일 새벽 2시 40분이 되어도 글이 제대로 다듬어 지지가 않네요, 내일 아침부터 강사지만 섬김이로 봉사도 해야 해서, 눈을 좀 붙여야겠습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