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인생은 출장이다.
제가 대학에 막 입학했을 때, 당시 젊은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셨던 김동길 교수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신께서 아무래도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강의 주제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거창한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강의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강의 초반에 하셨던 말씀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 그분의 연세가 지금의 제 나이인 50대 정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당신께서 인생을 살아보니, ‘10대 때는 시간이 시속 10Km로 가고, 20대 때는 20Km, 30대는 30Km, 40대는 40Km, 50대가 되니 시속 50Km 가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이었던 것 같은데, 그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 말씀이 맞구나 라는 것을 나이가 들어갈수록 느낍니다.
올해도 벌써 2월 중순입니다. 한주는 또 얼마나 빨리 돌아오는지 모릅니다. 어제가 주일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목요일입니다. 목요일이면 칼럼을 써야 합니다. 요즘처럼 아직 한 권의 책을 정하지 못한 주간은 주일이 끝나면 그때부터 무슨 말씀을 전할까 고민을 한 주 내내 합니다. 특히, 1, 2월에는 외부 집회, 즉 “출장”이 많다 보니 더 정신없이 시간이 가는 것을 느낍니다.
내일부터는 작년 우리 교회 미니연수를 왔던 홍성표 목사님이 섬기는 수원선교제일교회 목자 수련회를 섬기고, 주일이 지나면, 3월 4일까지 LA 목자 수련회 및 LA 주님의 마음교회와 갈릴리 선교교회에서의 집회가 있어서 출국합니다. 올해 LA를 가게 된 것은 올해 연말로 은퇴를 하시는 유대호 목사님의 초청 때문입니다. 당신께서 은퇴하기 전에 LA 지역 교회와 목자 목녀들을 격려해 주십사 하는 부탁 때문입니다. 지난달 호주 목자 컨퍼런스를 다녀온 뒤라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고, 무엇보다 교회를 또 비운다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한 주 내내 몸도 마음도 무거운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작년에 이미 당회에서 의논을 하고 결정된 일이라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런 무거운 마음 가운데 있는 저에게, 2010년 4월 14일 저녁에 들었던 최영기 목사님 설교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마도 성령님께서 저를 불쌍히 여겨서 생각나게 해주신 것이라고 봅니다. 당시 우리 교회는 가정교회를 전환하고 2년이 되어갈 때였습니다. 최목사님께서 집회를 와 주셔서 4월12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말씀 집회를 가졌는데, 수요일 저녁 마지막 말씀이 ‘인생은 출장이다’라는 제목의 말씀이었습니다.
“히 11장 13-16 이 사람들은 ,,,,,,,, 땅에서는 길손과 나그네 신세임을 고백하였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네가 고향을 찾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들이 만일 떠나온 곳을 생각하고 있었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은 더 좋은 곳을 동경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곧 하늘의 고향입니다.”
오늘 그 말씀을 다시 듣고 또 듣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그리스도인으로서, 또 목회자로서 ‘인생관’을 다시 한번 정립합니다. 다시 들어도 이 설교는 우리의 인생을 성경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명설교’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생명의 삶에서도 늘 강의 시간에 이야기를 하는데도 놓치고 있었구나 생각이 됩니다. 이제 이 말씀 붙잡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긴 출장을 사명을 가지고 감당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 한 해, 출장 온 사람으로 사역하고자 합니다. 주일날 이 말씀을 정리해서 좀 나눌까 합니다만, 저는 말씀 중에서 “불편을 감수한다. 사명을 위해 산다.”는 말씀이 저를 향한 말씀으로 와닿습니다. 외부 집회도 또 가끔 교회 사역으로 인해 몸도 마음도 불편해 지지지만, 사명으로 극복하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우리는 요즘 어느 때보다 은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생각할수록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럴 때 우리는 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자칫 섰다고 생각하다가 오히려 넘어지기 쉽습니다. 사실 우리가 속기 쉬운 것이 무엇인가 하면, 인생을 관광으로 생각해서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살고 싶어하는 것 입니다. 그러나, 인생은 ‘관광이 아니라 출장’이기 때문에, ‘사명’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출장 와 있다는 것 다시 한번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