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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올해 여름은 아마도 우리 공동체가 개척 이래로 가장 풍성한 사역을 했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곳을 다녔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 여름이었습니다. 특히 중직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본인들이 섬기는 교회를 포함하여 한국교회가 위기임을 느끼고 있으며, 동시에 누구보다도 간절히 부흥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귀한 마음이고 이런 분들의 희생과 기도 덕분에 한국교회가 아직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눈에 보이는 공통적인 안타까움은 교회의 본질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질을 이야기하고는 계시는데, 무엇이 본질이고 비본질인지 구분을 못 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어떤 교회는 중직자가 비본질적인 것을 본질이라고 고집을 피우고 계셔서 교회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것도 엿보였고, 또 어떤 교회는 담임목사님이 본질적인 것을 양보해서 교회가 방향성을 상실한 것도 보았습니다. 사실 중직자든 목회자든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구분 못하는 이유는, 교회 존재 목적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왜 교회를 세우셨는지 분명한 그림이 없으니까,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이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정교회에서는 주님의 대사명에 기초하여,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을 교회 존재 목적으로 삼고 올인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본인들이 한 때, 성공한 경험과 전통을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분들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만난 중직자들은 정말 순수한 분들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우리 중에도 분명 틀린 말이나 글, 행동은 아닌데, 공감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어서, 진심으로 권면을 해 보면, 정말 설득되지 않는 분들과 같은 경우입니다.^^; (가정교회를 가르치면서 본질적으로 가장 안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우리교회 오는 부교역자들도 이 부분에서 가장 힘들어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한번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제 마음에 감사와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는 가정교회만한 것이 없구나, 왜냐하면 제가 어느 교회를 가든지 가정교회라는 말만 빼고 가정교회가 말하는 교회의 본질과 목회자와 성도의 역할에 대한 강의를 했을 때, 중직자들일수록, 그것이 맞다고 아멘으로 화답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조금 교만할 수 있지만, 정말 다운공동체만한 교회도 없구나, 우리 교인들만한 사람들도 없구나 하는 말이겠지요.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후회가 됩니다. 분명 나가보면 이만한 교회도 없는 것이 맞지만, 정말 제대로 했는가 하는 것에는 후회가 남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많이 회개하는 편입니다. 가정교회를 사랑했고, 이것이다! 하고 지난 20년 목회를 했지만, 올인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후회가 됩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잃을까봐 성경적인 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됩니다. 최목사님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목사는 일종의 독재자가 되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교회의 본질을 다룰 때입니다. 이럴 때에는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고집을 피워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교회 존재 목적이 흐려지고 교회가 표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교회의 본질을 붙잡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소신껏 해왔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그 본질을 교인들에게 흘러가게 하는 일에 있어서 두 가지 후회가 남습니다. 먼저, 저 자신을 좀 더 독하게 다루어야 하지 않았나 후회가 됩니다. 동시에 팔로우들에게, 저렇게 가면 결국 결과가 안 좋을 것을 알면서도 진짜 해 주어야 할 소리를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후회가 됩니다. 그렇지만 후회보다는 어느 권사님의 기도처럼 남은 목회만이라도 제 자신에게는 좀 더 엄격한 독재자(?)가 되고, 교인들은 다시 설득하고 가르쳐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함께 지어져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글을 마치면서, 앞의 글의 무게와는 맞지 않는 소리를 하나 하고 싶습니다. 궂은 일일수록 목장 식구들이 함께 해달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예배당 사이즈가 적당해서(?) 교회당 청소를 관리 집사님을 두거나 외부에 맡기기에는 애매합니다. 그 말은 목장별로 돌아가면서 하기에 딱 적당한 사이즈입니다. 그런데, 토요일 같은 날, 청소를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목자님 부부나 목원들 중 거절 잘 못하는 한 두 사람(?)만 하고 있는 경우를 봅니다. 이것은 믿음의 문제라기보다는 상식이라고 봅니다. 청소나 식사봉사, 수요특송, 좀 더 나아가면 정말 가끔 일어나는 장례는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는 공동체를 세워 가십시다. 삶공부를 모든 목장 식구들이 함께 하는 것만큼이나 이것 역시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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