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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지난 주일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어린이 예수전한데이를 가졌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과 기쁨이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순서도 둘러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울러 이번 주일 파워틴이 주관하는 싹다온데이도 당연히 기대가 됩니다.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이 자라서 올라간 파워틴이니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번 어린이 '예수전한데이'를 지켜보면서 제게 떠오르는 단어 한 가지는 울타리였습니다. 모든 순서가 아이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의 울타리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녀들의 모습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섬기는 어른들, 절제하는 어른들, 그리고 본이 되는 형과 누나들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들이 마을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종종 우리는 이것을 놓칩니다. 얼마 전, 한 목사님이 전에 자신이 목회하던 교회에서, 친교실에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교인들을 향해 마귀 새끼에게 말을 걸지말라고 소리치던 한 장로님 때문에 교인들이 자기 자녀의 눈과 귀를 막으며 데리고 나갔다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교회는 그 장로님이 주인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목사님은 그 교회를 사임하고 개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런 부끄러운 어른이 많은 것이 한국교회의 모습입니다. 우리 교회도 조금만 긴장이 풀리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모습이기에 더 긴장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에게 지적했듯이 죄라는 놈이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엎드려 있기 때문입니다.

 

4:7.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최근 한 분이 하나님께서 보게 하신 자신의 죄라고 하면서 제게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읽으면서 이분만이 아니라 우리가 깨어있지 않으면 누구라도 지을 수밖에 없는 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읽고 또 읽어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은 죄, 주님이 머리 되신 교회를 가볍게 여긴 죄, 주님께서 귀히 여기시는 공동체의 하나됨을 깨트린 죄, 주님이 주신 직분을 가볍게 여긴 죄, 자기 의로 가득찼던 저의 교만과 그리스도인답지 못했던 죄, 공동체의 리더이신 목사님을 비판했던 죄, 불평, 불만을 건강하게 하나님 앞에 가져가지 못해 성장하지 못하고 가인처럼 비뚤어진 죄. 하나님과 교회를 가볍게 생각하고 공동체를 멍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번 주, 국제가사원이사회가 있어서 신안군에 있는 증도라는 섬을 다녀왔습니다. 이 섬은 일제 강점기 문준경 전도사라는 분이 섬 전체를 복음화한 독특한 마을입니다. 그로 인해 지금도 섬주민의 90% 이상이 크리스천인 마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복음화율 1위 지역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마을일 것입니다. 마을 행사에는 목사님이 축사합니다. 교회끼리 교인을 빼앗는 일도 함부로 옮기는 일도 없다고 합니다.

 

마을에 들어서는데 흔히 어떤 집에 경사가 나면 붙이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의 현수막은 조금 달랐습니다. “안승의 장로, 김소순 권사의 손녀 000”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현수막에 교회 직분이 붙은 경우는 처음 보았습니다. 또한 부모님이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의 자손이라고 쓴 것도 처음 보았습니다. 직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설령 직분을 가졌다고 해도 전혀 영향을 갖지 못하는 대부분의 한국교회를 생각하면서 이런 질문이 생겼습니다. 나는 나 혼자 예수믿는 것으로 만족하는 그리스도인은 아닌지? 나의 자녀들과 더 나아가 손주까지 바라보면서 신앙생활하는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가끔 분쟁에 빠진 교회를 보거나, 교회 사역을 자신의 뜻대로만 하려고 고집부리는 교인들을 볼 때, 한 번만 아이들을 생각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나 청년들을 생각해보면 저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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