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무너지는 부모’ 입니까?
평생을 살아도 ‘이만하면 됐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몇 가지 있음을 배웁니다. 그 중의 하나가 자식 농사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자녀교육에 대한 이론도 책도 넘칩니다. 그런데 그 많은 이론과 책들 중에서도 불변하는 진리가 있다면, “부모의 중요성”입니다. 오죽하면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습니다’라는 부모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제목의 책까지 있겠습니까?
그런데, 제 자신을 봐도 목회를 하면서 우리 교인들을 봐도 이 말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면서 문득 그렇다면 부모의 문제가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또한 개인마다 가정마다 시대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대적으로 보편적인 ‘문제’는 알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을 잘 설명해 놓은 책이 있어서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요즘은 책이 카페에서 사진을 잘 나오게 하기 위한 용도라고는 하지만 우리 다운 가족들은 오월에 이 책 한 권은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그 책은 ‘무너지는 부모들’이라는 책입니다.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래너드 색스 박사가 쓴 책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018년 번역되어 출판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면 책을 읽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만, 여러분들에게 적어도 책을 사서 읽고 싶은 호기심이라도 일으키기 위해서 좋은 의미의 ‘스포일러’(?)가 되어보겠습니다.
혹, 내 자녀의 모습를 보면서 아래의 네 가지 모습이 보이거나 아니면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할 분입니다. 첫째 무례함, 쉽게 말하면 버릇없음입니다. 두 번째는 과체중 또는 저체력입니다. 세 번째는 정신적 나약함입니다. 네 번째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 분들,
개인적으로 저는 1장에 나오는 “무례함의 문화”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모든 문제의 출발이 여기서부터 이기도 하고요. 제가 우리교회 어린이부서의 이름을 'GMK'라고 붙인 이유와도 연관이 있고, 인사를 강조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오늘날의 가장 두드러진 청소년 문화 중의 하나가 있다면 ‘무례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내편이 아닌 사람을 비하하고, 잘 모르는 상대방에게 가능한 퉁명스럽게 대하고, 부모를 포함한 기성세대를 향해 코웃음 치는 무례함이 이들의 문화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말씀해 드리고 싶지만 책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것이 청소년들만의 문화일까요? 아닙니다. 학교교육이 윤리나 도덕을 가르치는 곳에서 개인주의나 다원주의의 영향을 받아 지식만을 가르치게 된 것이 1980년대부터입니다. 그런데 이미 그들은 대부분 30-40대의 부모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 공동체 안에 있어서 그렇지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이익과 연관되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는 기본적으로 무례합니다. 교인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만, 과거에 가끔 다른 교회 교인들을 상담하다 보면, 자신이 다녔던 교회의 담임목사를 호칭할 때 아예 이름을 부른다든지, ‘그 목사가, 그 목사가’ 할 때 보면, 이 분이 나가서 나도 그렇게 부르겠구나 싶어 슬펐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결국 권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부제도 “딱 적당한 엄격함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물론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를 지배해온 ‘친구 같은 부모들을 꿈꾸는 부모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요. 우리 가운데는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딱 적당한 융통성을 가지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 결국 책 한번 읽어보자는 말씀입니다. 읽어보시면, 이 시대가 학교나 학원만 보내 놓으면 잘 키워주던, 선생님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던 그런 시대가 아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부모의 역할이 어떠해야하는지,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휴스턴 서울교회 이수관목사님은 이 책을 읽고 "아주 좋은 책입니다. 정신이 번쩍들게 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보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 묵상하는 가운데 든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목회를 하면서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분들의 특징이 있었는데, '어른이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자녀들이 무례해지는 것도 결국은 부모가 어른의 위치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모들의 특징은 자신의 부모, 즉 아이의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어른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무례함이 자라면 고집스러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내 자녀에게 뭐라고 말하기 전에, 나에게는 어른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아는 어른이 있는지 한번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저의 어른인데요'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그 말은 곧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그 사람이 말하면 듣고 받아들이고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어른이 몇 명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