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하나님의 마음을 품은 교회다운 교회공동체
G30과 장년을 맡은 김형구 목사입니다. 이번 주 칼럼은 담임목사님의 안식월로 제가 지난 6개월간 우리 교회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잠시 나누고자 합니다.
10여 년 가까이 일반교회에서 사역하다가 2017년 가정교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처음 접한 가정교회는 한마디로 상식이 통하는 교회입니다. 세상 상식뿐 아니라 하나님의 상식, 즉 성경대로인 교회입니다.
3년 정도 한국가사원 행정사역을 하면서, 남들보다 조금은 빠르고 깊게 가정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의문들도 생겼습니다. 가정교회를 하는 모든 교회가 성경적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교회가 가정교회 흉내만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가정교회로 목회할 결심을 굳혔기에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주님은 저의 필요를 채워주시기 위해 우리교회로 인도하셨습니다. 처음 방문한 날부터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건물 외부 어디에서도 십자가를 찾아볼 수 없는 교회당! 그런데도 ‘다운공동체교회 예배당’이라고 크게 새겨진 교회당!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는 것을 목놓아 외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처음 교회당 구석구석을 소개받으며, 작은 것 하나에도 배려와 활용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교회는 사람이 교회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구나! 밖으로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교회당 문턱을 낮추기 위한 배려로 십자가를 달지 않았고, 안으로는 믿는 성도들을 위해 마음껏 예배하며 교제할 수 있도록 활용적으로 세워졌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 공동체 안에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님을 따르며 살아갈까? 처음 두 달은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담임목사님을 필두로, 모든 사역자들이 주일예배에 집중하며 일주일을 살아낸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주일을 준비합니다. 더불어 성도들은 공동체 나눔을 통해 주일 말씀을 반복해서 되새기며, 말씀대로 살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우리 교회를 교회다운 교회 되게 하는 첫 번째 축입니다.
두 번째로 지난 상반기 삶공부를 통해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우리교회처럼 가정교회를 오래 한 교회들은 많은 성도가 대부분 삶공부를 수료했기 때문에 삶공부에 다소 시들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상반기 삶공부 오리엔테이션에서 100명 이상의 성도들이 수강 신청한 것에 놀랐습니다. 또한 삶공부를 가르치며, 진지한 성도들의 태도에 오히려 저에게 도전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더욱이 다른교회 같으면 충분히 수료할 수 있는 조건임에도 마지막까지 수업을 듣고도 아직 자격이 안 된 것 같다고 스스로 수료를 마다한 한 청년을 보면서 수료를 위한 삶공부가 아닌 변화를 위한 삶공부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장모임은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포장하기도 쉽습니다. 평세, 목세를 하는 교회라면, 목장 탐방에 익숙하기에 모양만 목장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진짜 목장이 되려면, 영적 가족이 되어야만 합니다. 이번 주 故이건희 성도님의 장례를 치르며, 저는 진짜 영적 가족을 보았습니다. 누구보다 가슴 깊이 아파하는 목자목녀님,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준 예전 목자목녀님, 자신 집으로 삼형제를 데려가 돌봐준 목원 내외분! 멀리서 영상으로 마음을 전하신 담임목사님! 그러나 한 목장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리를 지켜준 초원지기 내외분, 비오는 중에 주차를 위해 4~50분을 차 안에서 기다려야 함에도 환송예배에 끝까지 함께 한 성도들! 비로 얼룩진 성도들의 옷에서 하나님의 마음과 눈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성도들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하나님의 마음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로마서 12장 15절이 말하는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가 어떻게 가능할까? 저는 사람이 교회라는 목회철학, 성경대로 성도를 이끌어야 한다는 리더십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가끔은 목사님의 투박한 표현 앞에, 목회의 치열함 때문에 저도 깊은숨을 내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투박함과 치열함 안에 담긴 리더의 마음을 봅니다. 그 마음이 우리 교회에서 제가 사역하는 동안 배워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여름 사역을 통해 우리 교회 성도들이 가진 이 마음을 조금 더 확장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태국과 필리핀으로 단.봉.선을 떠납니다. 그 어느 곳보다 하나님의 마음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마음이 우리에게 있어야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대단한 것을 할 수도 없지만, 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저 그곳에 우리가 먼저 받은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고 오려고 합니다. 저는 하나님의 마음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고 확신합니다.
이번에는 떠나는 단원 한 명당 한 명의 중보기도 후원자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많이 늘려갈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중보기도로 후원하는 것도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선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선교지에 갈 수는 없어도 전교인이 기도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단.봉.선에 동참하기를 꿈꿔봅니다. 8월 말, 단.봉.선을 위한 ‘망고헌금’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금액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교에 동참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하나님의 마음을 품어가는,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다운 교회공동체가 우리 교회이기를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