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안식월 & 안쉼월(?)
6월 마지막 주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토요일에 2023년 등록 헌신한 분들이 우리교회에 잘 정착하여 영적 가족이 되도록 돕기 위한 새가족 환영회를 끝으로 2023년 전반기 사역이 마무리됩니다. 지난 6개월 우리 다운 가족들이 보여준 헌신에 대해 한 마디로 감사를 전하자면 “그 어려운 걸 다운 가족이 해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해 연말, 2023년 목회계획을 교역자들 및 장로님들과 세울 때, 저는 의도적으로 사역 목표를 조금 더 높게 잡았습니다. 그래야만 코로나 이후의 움츠러들었던 마음과 사역에 대한 두려운 태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조금 높게 잡았다고 했지만 다운공동체 역사에서 유례없을 정도의 사역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심 걱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다운 가족들은 역시 달랐습니다. 덕분에 교회 사역이 거의 정상적으로 회복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담임목사로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그 힘을 가지고, 7월과 8월(9월 필리핀 단봉선 포함) 여름 사역을 잘 준비해서, 섬기는 분들은 섬길 때 주시는 은혜를, 여름 사역에 참여하는 자녀들이나 교우들은 그 섬김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는 은혜를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각자 믿음의 분량과 역할에 따라 여름 일정을 잘 “조율”하는 지혜를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이 땅에서는 완벽한 쉼은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사역하면서 그 가운데 주시는 영적 재충전이 그나마 우리가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는 쉼이라고 봅니다. 그것을 보통 ‘안식’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쉰다고 재충전이나 안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좋은 안식에는 쉼과 재충전이 따라온다고 봅니다. 부디 교회학교 여름 수련회, 초원별 아웃리치, 싱싱수, 단기봉사선교 가운데 어느 한 곳에라도 섬기고 머무는 것을 통해서 안식과 영적 재충전을 가지시길 부탁합니다.
이제 저희 부부의 여름 사역 계획을 좀 나누겠습니다. 작년 정책 당회에서 코로나 이후의 사역을 위해 우리 교회 밖에서 교회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안식월을 갖기로 장로님들과 뜻을 모았습니다. 원래 계획은 6월부터 3개월 정도를 생각했는데 교회 사역으로 인하여 6월26일부터 7월18일까지(1차), 8월1일부터 8월18일까지(2차)에 걸쳐서 갖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저희 부부는 6월26일 미국으로 출국하여 7월18일 귀국합니다.
1차 안식월의 주 사역은 휴스턴 서울교회 온두라스 단기선교팀에 합류하여 서울교회 단봉선을 직접 경험하여 그 중에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우리 교회 태국과 필리핀 단봉선팀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미국 인근에 접해 있는 캐나다 캘거리로 가서 필립전도사님과 매를린 아주머니를 만나서 내년부터 다시 진행해보려고 하는 캐나다 대륙횡단 또는 겨울 록키 캠프에 대해서 의논을 해 보고자 합니다. 세 번째는 시작과 끝에 머물게 될 자매 결연을 맺은 LA 갓즈 패밀리교회와 어스틴 늘푸른 교회를 방문하여 가정교회를 좀 더 보고 배우며 향후 목자들의 휴스턴 연수 등을 가질 때 협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제가 없는 자리는 우리 교회 부교역자들을 통해 주시는 풍성한 은혜로 대체될 것입니다. ^^;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장로님들과 사역지기 목자(녀,부)님들을 믿습니다.
2차는 주로 국내에 머물면서 다른 교회를 방문하거나 사역을 잘하는 목회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저와 우리 교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계획은 제가 세우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2011년에 7년 사역을 끝내고 당회의 배려로 거의 1년을 풀러에서 공부를 하면서 재충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적어도 건축할 때까지 나름대로 건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왔다고 봅니다. 그런데 두 번째 안식년이 필요할 즈음 교회 건축이 시작되면서 재충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런 피로감으로 인한 부작용이 지난 몇 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노파심에서 양해를 구합니다. 소통하지 않아서 불필요한 오해가 생겨 시험 드는 분들이나 그로 인한 공동체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것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기 위함입니다. 제가 첫 안식년을 가질 때, 목회자의 안식년에 대해서 불편한 마음을 표현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안식년 자체보다는 그것을 알차게 보내지 못한 목회자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 때문이거나 교인들은 이렇게 고생하는데 목회자는 노는 시간(?)으로 안식년을 받아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의 아픔과 기분을 목회자로서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래서 늘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혹시라도 그런 분들이 있을까봐 미리 이렇게 칼럼을 통해 양해를 구합니다. 먼저는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 유익함이 되도록 열심히 배우고 순간순간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를 듣고 저 자신과 공동체에 적용하는 것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서 안식월이 아닌 ‘안쉼월(?)’이 되도록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럼에도, 안식월을 왜 갖는냐고 묻는다면, 리더가 자신의 공동체를 한발 물러서서 보는 시간과 또한, 한발 앞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잡는 것이 교회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이런 목회라는 상황을 이해하시고 부디 기도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