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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이번 주일에는 우리 교회에 교인으로와서 전도사, 강도사를 거쳐 목사가 된 양순안 목사가 이웃교회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설교와 면접을 합니다. 2011년 5월부터 12년을 함께했는데 이번에 하나님의 뜻이라면 꼭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망이고 기도입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기도해주길 부탁합니다. 기도할 때는 “양 목사님이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설교하고 면접에 임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양목사의 ‘이 시간’을 보면서 저의 ‘그 시간’도 한번 돌아보고자 합니다. 저는 2002년에 다운교회 당회의 청빙을 받고 2003년에 귀국을 했지만, 교회 사정으로 1년 이상을 야인생활(?)을 하다가 2004년 12월 12일 주일에야 3대 목사 청빙을 위한 공동의회에 참여했습니다. 일반적인 청빙 절차는 설교 후 면접을 통과하면 공동의회에서 2/3 이상 찬성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당시 저는 단독후보였고, 이미 가끔 설교를 했기 때문에, 설교 대신에 목회계획을 발표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위임목사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나 교회가 극단적인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최소한 30년 이상을 이 교회에서 목회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교인들이 알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담임목사 한 사람 바뀐다고 되는 문제가 아님을 교인들도 알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같은 말을 해도 곱게 하면 될 텐데 제가 했던 말은 “제가 담임이 된다는 것은 30년을 싫든 좋든 같이 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30년을 함께 하기 어려운 분들은 저를 쫓아내든지 아니면 떠나주시기 바랍니다”였습니다. 지금 같으면 “30년 이상을 함께 하게 되었으니 부디 과거는 묻고 하나 되어 함께 합시다” 이렇게 말할 것 같은데^^; 타고난 교만 끼와 더불어 목회 경험이라고는 없는 38살 어린 목사로서는 그게 다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당시에도 기신자 유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고, 전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았기에 목표를 정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은퇴 과정에서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목표를 정해놓고 열심히 한 다음에 당당하게 은퇴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목회를 마치고 은퇴할 때 청장년 300명 교회를 세워놓고 은퇴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저로서는 정말 엄청난 숫자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다운 가족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숫자였던 것 같습니다. ^^; 이렇게 했음에도 7명만 반대하고 통과가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이 하려고 계획하신 일은 결국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나마 이런 어색한 출발이 준 좋은 영향력은 열심히 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말을 듣고도 30년을 함께 하겠다고 남아 준 교인들의 의리를 생각해서라도 또한 300명 교회를 세우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치도록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르면 배워서라도 하고,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적어도 다른 것은 몰라도 부임하고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014년 연말에 보니 출석 교인이 300명이 넘어 있었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그때가 제 목회의 전환점이었습니다. 분노와 인간적인 의와 열정으로 달려온 목회임에도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신 것이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금식을 했는데, 하나님께서 이제부터는 ‘사랑과 긍휼’로 목회를 해보라는 마음을 주셔서 하나님이 부리기 쉬운 종이 되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이후, 만 8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돌아보면, 좋은 일도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좋은 일은 그 해 2014년 생각지도 않았던 구영리 부지를 매입하기로 공동의회가 결의를 했고, 건축도 했습니다. 교회가 계속해서 부흥을 하면서 16개로 시작한 목장이 50개가 되었습니다. 평세와 목세를 하는 교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일 출석이 400명 전후에서 왔다 갔다 한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제가 하나님 앞에서 부리기 쉬운 종이 되겠다고 했지만 온전히 순종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사탄이 방해하는 것을 우리가 잘 이겨내지 못해서인지 몰라도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코로나와 함께 공동체 내부적인 고통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 고통스러운 일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강권적으로 풀어내신 일이 2021년 “파송 개척”이라고 저는 봅니다. 마치 영적으로는 애굽의 7년 흉년을 끝내는 시작점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2022년부터 조금씩 회복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목장은 38개 목장이 되었고 주일 출석은 평균 300명이 조금 웃돌고 있습니다. 재적은 400명이 넘는데 매주 100명 가까이 결석을 합니다. ^^; 거의 2014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열심히 했지만, 제자리에 머문 것 같은 실패한 느낌도 분명히 들지만, 산 정상을 도전하다가 다시 베이스 캠프에서 재정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런 생각은 지난 5개월간의 교회를 지켜보면서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운 가족들이 더 성숙해지고 연단을 통해서 단단해진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회복될 수 있을까 했던 저 자신과 공동체가 회복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하나님께서는 목표를 새롭게 하는 것에 대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는 데 도움을 준 분은 최영기 목사님과 이수관 목사님 그리고 이 목사님이 추천한 책 “Charting a Bold course”(대담한 진로를 계획하라)라는 앤드류 사이델이 쓴 책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떤 교회가 태동할 때 분명한 비전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교회는 성장하든지 아니면 지지부진하든지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비전이 있어서 성장한 교회도 어느 순간에 다다르면 더는 성장하지 않는 고원 (Plateau)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 비전을 갱신하지 않으면 교회는 관료화되고 프로그램화되고 하면서 쇠락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비전을 갱신한다는 것이 사명이 바뀌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은 영원히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 사명 아래 우리가 처한 현실적인 상황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런 달라진 상황 하에서 그분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붙잡고 달릴 수 있는 비전은 새롭게 갱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전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상황과, 약점과 강점, 위기와 기회 등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는 우리 공동체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이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라고 믿고 순종해 보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와 다음 세대가 살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제가 지금, 이 교회에 부임한다면 목표를 어떻게 잡을까요? 적어도 두 배는 잡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은 시간 주님이 부리고 싶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교회를 만들어 주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는 교인이 됩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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