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깨는 목회에서 세우는 목회로
110차와 111차 목회자 컨퍼런스를 두 주 연속으로 문경에서 가졌습니다. 가정교회 하는 교회가 많아지면서 남부와 북부를 나누어서 약 500명씩 두 번에 걸쳐서 진행했습니다. 인원이 줄어들면서 돌아가면서 섬기는 지역 초원목회자들의 수고가 덜어지는 것과 참여한 목회자들이 서로를 좀 더 알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적으로는 교역자들이 봄·가을로 나누어 가던 것을 봄에도 두 조로 나누어서 다녀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힘든 일은 강의를 맡은 강사들은 두 주 연속 똑같은 강의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첫 주에는 별로 무리가 되지 않았는데, 이번 2주 차에는 결국 입안이 터져버렸습니다. ^^;
아마도 이렇게 된 또 하나의 원인은 강의 뿐만 아니라 컨퍼런스 마지막 폐회식에 있는 “도전의 시간”의 순서를 갑자기 제가 맡게 되면서 그 부담으로 병이 난 것 같습니다. 그 순서는 지금까지 국제가사원장인 휴스턴 서울교회 이수관 목사님이 하셨는데, 이 목사님이 비행기 결항으로 오지 못하면서 그 순서를 저보고 하라는 최영기 목사님의 말씀을 거절할 수 없어서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49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은 2박3일 컨퍼런스 일정을 마치는 500여명의 목회자들이 감동으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서 자신의 목회현장에서 치열하게 붙잡고 싸워야 할 것을 정하고 결단하도록 돕는 시간입니다. 다행히 여러분들의 기도와 우리 교역자들이 도와주어서 최선을 다하고 돌아왔습니다.
준비할 때는 고통스러운 작업이었고, 할 때는 정신없이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쏟아붓고 내려오는데 제 마음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성경적인 교회를 위해서 “깨는 목회”한다고 수고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세우는 목회”를 해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사실 이 말씀은 지난 3월 부산에서 최영기 목사님과 몇몇의 목회자들이 모여서 가정교회 목회자들을 돕기 위한 “코칭”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목사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때는 제 목회에 대한 공감의 말씀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 목회는 좋은 말로 하면 열정이었지만 그 열정 뒤에는 감히 치열함이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이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과 저의 부족함으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입기도 한 모습에서는 저 역시도 후회와 좌절감이 남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하라고 해도 그 방법밖에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려면 비성경적인 것을 깨지 않고는 안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모습 때문에 2013년도 첫 목회자 세미나를 마치고 나서 최목사님께서 가사원 칼럼에 우리 교회와 저에 대한 평가를 “미치게 사랑하든지, 미치게 미워하든지”라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의 글은 세우는 목회를 말함이고 뒤의 글은 깨는 목회에 대한 말로 받아들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제 목회에는 미치게 사랑하는 것보다는 미치게 미워하는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목회자 컨퍼런스 도전의 시간을 섬기면서, 왠지 모르게 이제는 미움보다는 사랑이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 마음이 제 마음은 아닌 것 같고 주님이 주신 마음 같습니다.
또한, 이런 마음이 든 것은 바로 여러분! 덕분입니다. 코로나가 끝난 후 2023년 초부터 보이는 우리교회 사역하는 모습은 분명 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야말로 가정교회의 세 번째 정신인 “성경적인 사역분담(엡4장11,12절)”이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목회자로서 저는 여러분들을 준비시키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지금 사역을 통해서 교회를 세워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 사역팀에서 그리스도의 한 몸이 되어 맡은 사역을 멋지게 감당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의 그 섬김이 영혼을 구원하여 제자 삼는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고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의 희생과 순종이 깨어진 세상을 회복시키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혹여 사탄이 넘어뜨리려 할 때 말씀과 기도로 승리하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