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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요즘 외부 집회를 나가보면서 각 교회가 처한 형편을 보고 들을 때에 조국교회의 현실이 생각보다 위기인 것을 느낍니다. 코로나 이후 30-50%의 교인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말을 체감하지 못했는데, 실제로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방향을 잃어버린 교회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프고 우리가 15년 전에 가정교회를 한 것이 정말 은혜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정교회도 하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그림자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 그림자는 주로 원칙을 너무 적용하다 보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정교회는 강조하는 것이 원칙은 붙잡되 유동성, 다양성, 신축성을 추구하라는 말을 합니다. 원칙과 상반되는 개념인 것 같아 당황스러운 분들이 있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원칙과 더불어 유동성, 다양성, 신축성을 추구하라는 말은 시스템에 의지하지 말고 성령님에게 의지하자는 것입니다. 모든 운동이 바르게 시작했다가 결국은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하나의 전통으로 굳어지는 것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아니하고 공식화된 인간의 조직과 방법을 의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원칙은 붙잡되 끊임없이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려고 노력하자는 것입니다. 그럴 때 생명력을 잃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원칙이 목적이 아니고 '원칙은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기 위한 도구라는 말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고난 성향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기본 성향이 원칙적입니다. 어떤 분들은 관계를 중요시합니다. 어떤 성향을 타고났든지 자신의 성향을 좀 아시고, 무엇을 판단하고 행동할 때, 성향을 따라서 하지 말고, 앞서 말씀드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와 더불어 어떤 것이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데 도움이 될까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일관성 있는 태도로 인해 매력적인 리더로 존경받을 것입니다.

 

이제 이것을 우리 교회의 한 가지 일에 대해서 적용해 보겠습니다. 그것은 담임목사 부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입니다. 가정교회에는 선택과 위임이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목장을 본인이 선택하고 목장 사역에 대해서 담임목사가 목자에게 위임을 해 줍니다. 물론 거기에는 담임목사와 목자간에 신뢰와 소통(보고) 그리고 순종이라는 약속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목원들은 목장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목자님을 통해서 소통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문화로 인해서 목원들은 대부분 우리 목자님은 목사님과 신뢰와 소통 가운데 목장 사역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기도 제목이나 상황에 대해서 당연히 목사님과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문화가 된 목장은 담임목사부부- 목자() 목원 가족이 삼위일체가 되어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사역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목장은 목자가 목원에 대해서 한발 앞서 소통해주고 있기 때문에 목원들이 크게 담임목사와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필요하면 목원이 직접 담임목사와 소통을 합니다. 심지어 이런 목장의 목자들은 목원들이 자신에게 알리지 않고 저를 만나도 섭섭해하기보다 오히려 고마워합니다. 반면에 그렇지 못한 목장도 있습니다. 유독 이런 절차를 문제삼는 목장이 나중에 보면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봅니다. 지난 15년 동안 이것 안되어 결국 해체된 목장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 어떤 이유든지 간에, 목원이 신앙적으로 깊은 병이 들어 영적으로 죽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중에 왜 그랬느냐고 물어보면, 담임목사님을 만나려면 목자님을 통해서 만나야 하는 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가끔 목자들에게도 있습니다. 병이 들어가면서도 초원지기를 통해서만 연락해야 하는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것 때문에 목사님 댁을 찾아가는 것도, 제 사무실 오는 것도, 심지어 식사 대접하는 것도 망설여진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교회가 군대는 아닌데, 부디 자유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그런 원칙은 없거든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그것은 예의 차원이고 문화일 뿐이지 원칙은 아닙니다. 설령 원칙이라고 해도 그것은 하나님도 원하지 않으실뿐더러 일단 사람을 살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물론 이런 일이 생기면 목자들이 섭섭하고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목자님들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자 여러분, 그것이 또한 목자의 기쁨과 동시에 따라오는 십자가입니다. 저 역시 목사 이전에 목자이기에 여러분들의 심정을 모르고 이야기하는 것 아닌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이런 글을 보면서 좀 더 목자로서의 내 자신의 팔로워십과 리더십 그리고 파트너십을 점검해 보십시다.

 

그래서, 우리 약속합시다. 너무 아프다 싶으면 담임목사 부부에게 바로 연락하도록 합시다. 일단 살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너무 원칙을 지키려다 또는 체면 때문에 내가 신앙적으로 병이 들어서야 되겠습니까? 꼭 아프지 않아도 연락하고 싶으면 연락하시고 찾아오고 싶으면 찾아오시면 됩니다. 제가 바쁘면 바쁘다고 말씀드릴테니 걱정하시 마시고요, 문을 두드리시면 됩니다. 우리가 가정교회를 하는 것도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자고 하는 것입니다. 목자님들도 늘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사역해 주시기 바라고, 초원지기와의 관계에서도 목원과 같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토지의 저자 박경리씨 기념관에서 본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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