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영적 어린아이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주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미주 한인 교회 3,000개중에서 500개를 제외한 2,500 개가 다른 교회에서 싸워서 갈라져 나온 교회”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교회 성장학 수업 시간에 들은 이야기 중에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적어도 평균 6번 정도의 교회를 옮기고서야 정착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6번 중에는 이사 등과 같은 합당한 이유도 있을 겁니다.
왜 교회 안에 싸움이 많고 분쟁이 잦을까요? 또한 갈등이나 고난 또는 성장통 앞에서 교회 이동이나 시험에 들어 긴 영적인 침체에 들어갈까요? 불편한 진실이지만, 교인들이 어리기 때문입니다. 왜 교인들이 어릴까요? 목회자가 어린애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교회에서는 교인들이 시험받아서 교회 안 나오면 빌다시피 해서 교회당에 데려다 앉힙니다. 혹시라도 부담을 느껴 교회를 떠날까봐 권위 있는 목회적 권면은 입도 뻥긋 못합니다. 그러니 교인들이 영적인 어린아이로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의 특징은 자신의 필요밖에 모른다는 것입니다. 참을 줄도 모릅니다. 영적으로 어린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필요밖에 모르고 인내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투고 싸우고 상처받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자람”과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대표적으로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히 5:12 때가 오래 되었으므로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되었을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에 대하여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 처지이니 단단한 음식은 못 먹고 젖이나 먹어야 할 자가 되었도다”
돌아보면, 제가 부임한 지난 18년을 돌아볼 때 한 순간도 쉬운 시간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다운공동체교회가 성경적인 교회가 되려고 했기 때문이리고 봅니다. 기신자를 받아서 교회를 성장시키려 하기보다는 비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했고, 성도들을 영적인 어린아이가 아닌 제자로 만들려했기 때문에 그 일 자체가 주는 어려움도 당연하고, 사탄이 그 일을 제일 싫어하기 때문에 영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돌아보니 사탄이 공격하는 것은 주로 교만 또는 시기심이나 미성숙을 이용한 분열과 인생에서 만나는 고난을 이용한 침체입니다. 다운공동체교회도 이 두 가지를 모두 겪었거나 겪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다운공동체교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성경적인 방법을 찾아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승화시켰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시기심이나 미성숙을 이용한 분열을 파송개척으로 극복했다고 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1대 목사님 때도 2대 목사님 때도 다운공동체교회는 분명 성장의 기회가 왔지만, 그 과정에서 찾아온 불청객인 영적인 공격, 공동체 안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열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당시로써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을 또 반복했다면 우리는 여전히 어린아이로 주저앉았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요즘 제가 우리 공동체를 보고 있으면 후자로 공격받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제가 지난 18년 동안 목회하면서, 요즘 만큼 공동체 안에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또한 요즘 만큼 부부의 위기나 가정의 위기 더 나아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았던 죄로 인한 인간의 약함이 이런 저런 이유로 드러나 알게 된 적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당황도 되고 실망도 되고 배신감도 느꼈지만, 이것이 우연이 아닌 듯 하여 주님께 묻고 또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주님께서 주신 그림은 “마치 우리 교회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듯 한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쏟아 붓고 있는 모습 말입니다. 그때 주님께서 우리 공동체에 질문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또 다시 영적 아이로 주저앉아 있을래?”라고 묻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질문에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최용철 목사가 노회 소속을 옮기는 일을 겸하여 다녀갔습니다. 오랫만에 목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최근 본 이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김연곤 목자 부친상을 맞이하여 내일 약속된 강의 때문에 저와 아내는 오늘 먼저 문상가는 차 안에서 그 생각을 정리하면서, 이런 답을 주님께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욥이 고난 앞에서 하나님께 드렸던 대답입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욥23:10)”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오늘 제 글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이런 저런 침체에 빠져 있는 분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고난 가운데 있는 분들에게 주님도 똑같이 물으실 것 같습니다. “여기서 영적 어린아이로 주저앉을 것인가?”라고 말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답할 차례입니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최근에 고난이나 침체 앞에서 도망가거나 변명하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주시는 말씀이나 권면 앞에서 순종하여 문제해결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교우들이 있어서 진심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