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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추석 연휴 첫날을 보내고 저녁을 맞으며 칼럼을 씁니다. 무덥던 여름도 지나고, 무엇보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 맞이하는 연휴라서 대부분 안도감과 쉼표 같은 연휴 첫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느낀 것을 두 가지만 나누고자 합니다.

 

어떤 분들은 목요일 저녁부터 행복했으리라 봅니다. 저 역시도 다음날 새벽기도가 없다는 생각에 늦게까지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이사짐 속에서 찾아낸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다운공동체를 사임하고 캐나다로 떠나기전, 지금은 전주로 이사를 가신 이옥수 집사님이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빌려서 아이들 어린 시절과 98년 다운공동체 성탄 이브 모습을 찍어두었는데, 잊고 있던 약 25년 전의 아이들의 모습과 우리 다운교회를 세월만큼이나 흐릿해진 영상에서 만났습니다. 지금 50, 60대 어른들의 30대, 40대 모습과 지금 싱글들의 유치부 또는 주일학교 때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성탄 이브 때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참으로 순전한 교인들이 모여서 너무나도 순박한 시절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생각하지만, 다운공동체의 출발은 이렇듯 착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이제는 이 순전함을 지켜내는 지혜로운 공동체가 되길 당부합니다.  아쉬움은 저 때 지금과 같이 분명한 교회의 존재 목적과 그리스도인의 삶의 이유를 명확히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랬더라면 영상에는 나오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분들이 믿음 안에서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금이라도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표와 교회의 존재 목적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었는지 아니면 새벽기도가 습관이 되어 가는지 새벽기도가 없어도 잠이 일찍 깹니다. 눈뜨고 얼마 있지 않아 툭을 하나 받았습니다. “목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10시쯤 가려고 하는데 괜찮으십니까?” "Why not?" 가장 젊은 목녀를 포함한 30대 젊은 부부 4가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을 했습니다. 목회자를 존경하는 것도 감사하지만, 편하게 찾아온다는 것은 더 소중한 일입니다.

 

얼마 전, 싱글 수련회와 3040 모임에 강사로 온 싱글 멘토목자님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젊은 시절부터 목자(녀,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인생, 특히 일터에서 유익했는지를 말씀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도 이들 부부가 모두 믿음 안에서 만나 일찍부터 목자 목녀의 삶, 즉 제자로 산다는 것은 정말 잘한 선택으로 여겨졌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부부가 결혼과 동시에 하나가 되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는 것은 정말 축복입니다. 저는 제가 사역자로 헌신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삶을 살 수 있었다고 보는데, 신학을 하지 않은 그리스도인이 목자 목녀로 산다는 것은 사역자로 사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들과 잠간 티타임을 가지면서 앞 세대들의 순진한 헌신 위에서 방향과 목적을 알고 가는 이들이 주인공이 될 다운공동체교회 미래는 분명 밝겠구나 하는 희망을 보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남은 목회 시간 동안 담임목사로서 지금의 리더들과 더불어 이들이 좀 더 성경적인 공동체와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밑거름이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곧 이어 싱글이 목자와 부목자를 하는 두 목장이 방문을 했습니다. 제가 가정교회 사역원 싱글 간사로서 늘 주장했던 싱글 목장의 그림은 결혼한 부부가 목자 목녀를 함으로써 결혼, 가정, 일터에서의 본을 싱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최근 이 두 목장을 보고 있으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결혼한 부부가 하는 목장도 좋지만 결혼하지 않은 싱글들이 목자, 부목자로 섬기는 목장도 그 나름대로 분명 유익이 있음을 보게 합니다.

 

특히 두 목장이 믿음이 약하거나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목원을 멀리 가서 챙겨와서 저희 집을 함께 방문하고 공적인 자리가 아닌 사적인 자리에서 저의 이야기를 한마디라도 듣게 하려는 모습이 참으로 귀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그들을 데리고 가서 외식을 하면서 목장 모임을 하는 모습에서 육신의 가족뿐 아니라 영적 가족을 챙기는 공동체의 사랑을 가장 어린 목장을 통해 보았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추석 선물로 온 젊은 부부들을 통해서 공동체의 희망을, 싱글 목자 부목자들을 통해서 낮은 곳을 향하는 주님의 사랑이 우리 공동체에 작동 하고 있음을 보여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남은 명절 연휴, 어디에 있든 행복하고 의미있게 보내고 무엇보다 내일 감사가 있는 예배를 드리시길  ‘박목사네 다락방’에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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