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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코로나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교회를 어렵게 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그 여파가 구석 구석에서 나타나는 것 같아 긴장도 되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섬김을 강조하는 가정교회 조차도 소비자적인 크리스천이 많아지도록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비자적인 크리스천이란 자신에게 얻어지는 유익을 위해 교회에 나오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희생이나 섬김을 거부하는 분들입니다. 코로나 이후 이런 모습이 우리 교회도 나타나 걱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 섬김에 두셨습니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내주러 왔다 (마 20:28)'. 그렇기 때문에 제자들에게도 섬김을 강조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막 10:44)'고 말씀하셨습니다.

 

섬김을 강조하신 이유는 예수님을 영접해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다 할지라도, 즉시 잘못된 습관이나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못된 악습을 주님이 원하시는 습관으로 대치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잘못된 습관은 한 번의 결심과 헌신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말씀을 통한 깨달음이나 뜨거운 성령체험은 삶의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는 해주지만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삶이 변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연습하되 반복적으로 해야 합니다. 순종을 연습하고, 용서를 연습하고, 경건을 연습해야 하고 섬김을 연습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목장이 바로 이런 옛 습관이 새 습관으로 대치되도록 만들어주는 연습의 장입니다. 목자 목녀가 되면 삶이 극적으로 변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의 특징이 목장 사역에 자신을 완전히 몰아넣은 분들입니다. 싫은 사람 안 만날 권리, 싫은 모임 참석 않을 권리, 싫은 교회와 리더에게 불순종할 권리, 섬김받을 권리는 다 포기하고, 참고, 이해하고, 용납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스스로를 몰아넣었기 때문에 자신이 변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섬김을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목자목녀만 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교회가 가정교회로 전환할 때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교회 직분까지 받은 중직자가 목자 목녀가 되는 것은 거절하고, 신앙경력이 짧은 자신들의 목자 목녀에게 “목자 목녀는 섬기는 사람이라며? 그러면 나를 잘 섬겨봐!” 했답니다.

 

물론, 믿지 않는 분들이나 정말 아직 믿음이 어린 분들 가운데 심한 말로, 목자 목녀의 섬김을 이용해 먹는 분들이 있다고 합시다. 그런 경우는 그래도 섬겨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섬김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맛보게 하고 감동을 주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 예수님을 영접하고도 이기적인 상태로 머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섬겨중야 합니다. 섬기는 사람으로 변화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충분히 섬김을 받은 분들이 있습니다. 구원에 대한 확신이 있고, 누가 뭐래도 그리스도인이고 다운 교회 교인이라고 당연히 여겨지는 분들 중에서 그런 분들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과감하게 섬김을 도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분이 나빠져도 이 도전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불신자는 섬기고, 기신자는 키우는 것이 목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코로나 이전에는 교회에 첫발을 디뎌 놓으면서부터 희생과 섬김을 요구하는 문화가 베여 있었습니다. 생명의 삶 수강할 때에도 등록비를 내도록 하고, 자신들의 돈으로 재료를 준비하여 돌아가며 저녁 식사를 대접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너무 배려가 지나쳐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그리스도인이 많아져 버린 것 같습니다. 소비자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교회에도 생겨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배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분들이 보입니다. 심지어 토요일 청소할 때도 보면 목자목녀만 나와서 청소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식당 사역은 제가 준비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뭐라고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걱정이 됩니다. 교역자들이나 사역지기들은 봉사자를 추가로 모집해달라는 요청을 하는데, 사역을 부탁해보면, 주일날 하는 사역도 안된다고 합니다. 주일날 말고는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서 시간을 사용하느라 섬길 수가 없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영혼구원한다고 주일 사역을 축소하고 주일 저녁예배도 없앴는데, 이런 모습이라면 정말 이것이 잘한 일인가 하는 회의가 듭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목장 사역의 기초는 섬김입니다. 그러나 섬김은 지혜로워야 합니다. 가정교회를 통해 영혼 구원과 제자 만드는 것, 두 가지가 다 성취되어야 합니다. 어떤 때 섬겨주고, 어떤 때 도전해야할지,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지혜입니다. 다운 가족들은 교회가 자신들의 필요를 채워주기를 바라는 소비자적인 크리스천이 되지 말고, 이웃과 하나님을 섬기는 크리스천으로 자라갑시다. 그 출발이 교회 사역에서 교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서 섬기는 것입니다. 목장 식구들과 함께 청소에 참여하고, 식사 당번일 때 같이 준비하고, 수요기도회 찬양과 특송 순서가 되었을 때 함께 해 주는 아주 작은 일에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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