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무척산 기도원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무척산 기도원에 다녀왔습니다. 무척산은 무척(?) 높은 곳에 있어서 아직까지도 차로는 갈 수 없고 1시간-2시간 정도 자기 짐을 메고 올라가야 하는 유일한 기도원이어서 그런지 분명 특별함이 있습니다. 한 때 한국교회 영성을 위한 대표적인 장소였던 기도원이 이제는 많이 사라졌고, 있어도 사람들이 찾지 않지만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은 목회자로서 ‘좀 더 자주 기도원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과 다운 가족들이 생활 속 영성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불편하고 고립된 상태에서 하나님을 찾는 영성’을 경험하게 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몇 가지 소감을 나눕니다.
1.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예배도 목장 모임도 성경공부도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또 일상 가운데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하나님을 경험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1:1로 만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흔히 ‘하나님과 독대’한다고 표현합니다. 새벽이나 골방 기도나 큐티 등의 시간이 독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목회자의 경우에는 큐티도 설교준비로 이어지기 쉽고, 새벽 기도는 인도자가 되거나 중보기도가 대부분일 때가 많아 진정한 독대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도원 같은 곳에 가서 고립된 상태에서 말씀과 기도 가운데서 하나님을 독대하는 시간은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2. 독대의 자리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이 악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았음을 고백하지만 이 땅에 있는 한 그냥 두면 다시 악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어느 순간 은혜는 잊어버리고 교만한 자가 되어 있습니다. 은혜를 실력으로 착각하는 자기 의에 빠져있음을 봅니다. 그래서 독대가 필요합니다. 독대의 자리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는 더욱 하나님을 의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보이는 사람을 의지하든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대가 필요합니다. 독대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룬다고 말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결국 본질적인 것보다는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독대가 필요합니다. 독대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이 무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방심하면 어느 순간 미로 속에 들어가 있음을 봅니다. 신앙생활은 단순함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독대가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3. 우리가 회복해야 할 신앙인의 모습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를 믿는 다는 것, 어떤 자리에 있든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공동체를 섬기고 세워간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가를 계속 묵상해 보았습니다. 건물도, 조직도, 재정도 원칙도 사역도 필요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결국 세 가지로 결론 났습니다. 목자의 마음에도 나오듯이 나와 우리를 통해서 예수 믿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나와 우리를 통해서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삶이 변하고, 나와 우리를 통해서 주위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느끼고 고백하도록 하는 것! 가장 가깝게는 우리의 가족들이, 목장식구들이, 이웃들이 나와 우리를 통해서 예수를 믿고 변하고 행복하다고 고백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제가 다시 붙잡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신앙과 목회의 본질임을 되새기며 왔습니다. 우리 공동체에 말씀의 능력과 성령님의 도우심이 있기를 간구합니다. 다음 주에는 이를 위해서 좀 더 실제적인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추신: 이번 주일은 어버이 주일로 지킵니다. 이를 위해서 1부 예배는 청소년부와 부모님들이 2부 예배는 어린이부서와 부모님들이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가족끼리 앉아주시고 마스크를 비롯하여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설교는 지난 주 은혜로운 설교를 해 준 염,최목사님에 이어서 자랑스러운 교육부 담당 사역자들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