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교회 나이 서른즈음에
이번 주일은 다운공동체교회가 설립 된지 만 30주년이 됩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가고 있는 다운 가족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교회는 1988년 여름 무거동 1212-6번지에서 당시 한기성 전도사 가정과 윤충걸 집사 가정이 두레교회라는 이름으로 첫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약 1년 이상 두레교회라는 이름으로 예배를 드리다가 1990년 2월6일 화요일에 노회허락하에 다운교회 설립기념예배를 드렸습니다. 1대 담임목사님이 만 5년을 사역하시고 1994년에 11월 1일에 2대 담임목사로 김영길 목사님이 부임하셔서 약 10년을 목회하시고 선교사로 가셨습니다. 임기 중에 2001년 8월25일에 무거동 예배당을 건축하고 입당예배를 드렸습니다. 2008년에 증축을 했고 그해 교회 이름을 다운공동체교회로 바꾸고 그 예배당에서 다운 가족들은 2017년 7월23일까지 만 16년 동안을 지냈습니다.
2004년 12월 24일 3대 목사로 제가 부임했고 만 15년을 지냈습니다. 30주년을 앞두고 무엇이 제일 생각이 나느냐고 묻는다면, “3명의 담임목사 중에서 제일 오래 버틴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한 일도 많은데 왜 이 생각이 지금 날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담임목사로 오기 전, 이미 당회로부터 이 메일을 통해 담임목사 청빙을 받았지만, 윤장로님이 캐나다에 오셔서 한 번 더 담임목사로 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때 주고받은 대화중에서 세 가지는 아직도 제 기억에 남아있는데, 그 중의 한 마디가 바로 똑 같은 표현은 아니겠지만 “우리 교회도 오래된 담임목사가 있는 교회”이고 싶다는 소망이었습니다. 아마도 개척 후 15년 동안 3명의 담임목사가 바뀌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제 의식 속에는 일단 10년은 버티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듯 10년을 지나 앞의 두 분 목사님이 사역한 시간을 합친 시간과 같은 15년을 사역했고, 가장 오래 사역한 목사가 되었습니다. ^^; 이것도 분명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늘 긴장가운데 목회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좋은 말로 하면 치열함이고 집중력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여유가 없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다보니 좀 더 따뜻하게 교인들을 대하지 못한 생각도 나고 저로 인해서 상처받은 분들, 심지어 떠난 분들 생각도 나는 저녁입니다. 기질적인 문제도 있어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을 생각하니 나중에 천국 갈 때도 열심히 해 놓고 감사보다 후회가 많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시작한 글 한편을 마무리 못 짓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여러분!
두 가지 당부를 드려 봅니다. 첫 번째는 염치없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중심을 믿고 함께 마음을 열고 가보자는 것입니다. 이제 제가 담임을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온 만큼만 가면 저도 떠나야 하니 아까운 시간을 불신하고 불평하기보다 만나게 하신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마음 열고 함께 가십시다. 두 번째는 저의 남은 시간은 긴장보다는 “평강” 가운데서 “여유”를 가지고 목회할 수 있도록 생각나실 때마다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추신: 지난 주일 재정부원들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설립기념주일봉투"를 배부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회에서는 이번 주일 배부를 하고 다음 주일에 헌금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울산에서 손꼽히는 건강한 교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헌금할 수 있기를 부탁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