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몸무게가 줄어든 것을 보면서...
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경주에서 82차 목회자컨퍼런스를 섬겼습니다. 2008년 5월 첫 주간에 다운공동체가 가정교회로 전환하고 그해 10월 14일에 열리는 목회자 컨퍼런스에 가정교회를 더 배우기 위해서 첫 참석을 했는데, 만 10년이 지나서 구미 남 교회 천석길 목사님과 함께 전체 행사를 섬기는 자리에서 참석했습니다. (가정교회 컨퍼런스는 주로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섬기는데 이번에는 경북과 울산지역이 함께 섬겼습니다) 지난 10년 제가 한 것은 버틴 것과 그때 그때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 작은 순종을 한 것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더 많은 것으로 갚아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동역하고 따라준 다운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컨퍼런스 중에 저는 전체 진행을 맡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강의를 듣거나 할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누군가는 배우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누군가가 섬겨 주었기에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가 막상 섬겨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950명의 목회자들을 섬긴다는 것,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의 말씀처럼 “목회자를 상대로 장사를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성공할 것이다”라는 말이 결코 농담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급기야 저도 둘째 날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호텔 방 앞에서 속에 있는 모든 것(?)이 올라오고야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작금의 한국교회의 위기 앞에서 성경적인 교회를 해 보겠다고 모여든 분들을 조금이라도 섬겨서 그들이 목회 현장에서 보람을 느끼고 주님의 소원을 이룰 수만 있다면...
그런 마음 때문인지 제가 컨퍼런스 중에 강의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제게 작은 선물을 주었습니다. 컨퍼런스 중에 스텝으로 섬겨서 호텔 측이 제공한 사우나에 갈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간 김에 오랜만에 몸무게를 재어보니 그렇게 빼려고 해도 되지 않던 몸무게가 줄어져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지나 갔습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지난 9월 14일 아침에 건축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일 앞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을 때, 9월 28일 선배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금식을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것은 이후 그렇게 줄어들지 않던 식탐과 식욕이 줄어들고 지금까지 99% 금식에 대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것, 더 나아가 금식을 통해서 생긴 공허와 여백(?)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서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신 것 같습니다.
가장 큰 깨달음은 저는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또 다시 깨닫게 하신 것입니다. 더불어서 컨퍼런스가 끝나고 전국 지역에서 지역목자로서 다른 목회자들을 섬기는 목회자들만의 모임에서 제가 초기에 가정교회를 배울 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성승현 집사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성 집사님은 목회자의 관점이 아닌 평신도의 관점에서 목회자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정말 성심을 다해서 도와주었습니다. 저는 이 분의 강의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제가 처한 상황과 제가 몸무게를 줄이듯 무엇을 줄이고 무엇에 다시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컨퍼런스를 통해서 계기와 기회를 주신 하나님 앞에서 집중해야할 일을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그 중의 한 가지는 최근 박수웅 장로님, 박진우 장로님, 성승현 집사님을 통해서 목사처럼 살아가는 평신도를 보게 해 주시는 것 우연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계속해서 저를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