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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제가 너무 율법적인가요?


우리교회의 핵심가치 중 하나는 세대통합입니다. 그 의미는 가정교회가 목자의 삶을 보고 배워서 예수님을 닮아가듯이 자녀들은 부모들의 신앙의 모습을 보고 배워서 믿음을 계승하자는 의미입니다. 저는 담임목사 이전에 청소년 사역에 더 관심이 많았던 목회자였습니다. 담임이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제가 담임목사가 되어야만 다음세대 사역을 더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저는 가정교회를 하게 된 것도 그것이 보다 더 성경적이어서 그런 부분도 있지만, 세대통합목회를 구현하려면 부모의 모델이 필요했는데, 그 모델이 목자 목녀의 삶에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세대통합목회를 구현하기 위해서 참으로 많은 시도를 해오고 있습니다. 아직도 시작 단계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일반적인 한국교회와 달리 10시에 1부 예배와 더불어 모든 교육부서가 동시에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주일 아침에 부모님들과 함께 교회에 와서 같은 시간대에 예배를 드리고 식탁의 교제를 함께 하자는 것입니다. 일단은 시간을 같이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절기나 주일이 5번 있는 달의 다섯째 주에 11시에 전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쥬빌리 예배 또한 이러한 정신 아래 있습니다. 어른들의 큐티 본문을 가지고 교회학교 역시 큐티와 주일설교의 본문을 그것으로 하는 이유도 마찬가집니다. 한 달에 3번 주일 오후에 모리아산 예배로 모이는 것도 모두 세대통합을 위한 노력입니다. 어른들이 목장 모임을 할 때 자녀들을 데리고 가서 어린이 목장을 하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모두가 어른들의 신앙의 삶을 보고 배우게 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중요한 사역 중의 하나가 부모초청예배입니다. 각 교육부서는 매년 5월이면 부모님을 초청해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각 부서의 사역을 소개하고 협조를 구하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올해는 3월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교역자들의 의견이 있어서 지난 3월 각 부서별로 부모초청예배를 드렸거나 청소년 사역부의 경우는 1부 예배 시간에 청소년부서가 주관하는 예배를 함께 드렸습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이런 사역을 할 때 담임목사로서의 제 마음은 두 가지입니다. 힘든 일이지만 옳기 때문에 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적어도 제가 이해하는 인간의 본성은 변화를 원하지만 사실은 또 변화를 힘들어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기에 이런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사실은 엄청난 마음의 부담이 있습니다. 교역자들이나 교육목자들도 평상시보다 더 많은 희생을 해야합니다. 또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성경적으로 옳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실망감입니다. 분명 좋은 정신을 가지고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신은 전수되지 않고 껍데기만 남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시 말해 제가 또 하나의 이벤트만 만들었구나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입니다.

 

이번에도 각 부서에서 부모초청예배를 가진 후 교역자들을 통해서 진행상황과 장단점에 대해서 보고를 받아보았습니다. 대부분은 좋았다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담임목사의 마음은 조금 다릅니다. 제가 너무 예민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난 모습은 주일 1부 예배에 부모초청예배를 갖다보니 자녀들의 부서에서 예배를 드린 부모님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2부 예배를 드리지 않고 집으로 가셨다는 것입니다. 물론 분명히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정말 자녀가 무엇을 배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제 생각에는 자녀들이 그 날 부모님이 온 것은 학교에서 하는 공개수업 참가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신앙공동체입니다. 우리가 물러주어야 할 것은 자녀의 교육부서에 관심을 가져주는 부모의 모습 이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예배에 대한 부모의 자세입니다. 주일을 지키는 것에 대한 부모의 신앙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회 학교 예배도 저는 똑 같은 예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양심에 손을 얹고 물었을 때 정말 거기에서 내가 예배자였나 했을 때 자신 있게 예라고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분이 있었다면 그 분에게는 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립니다. 그렇지만 왠지 1부 예배만 드리고 가신 부모님들을 보면 애를 잘 씻겨 놓고는 결국은 목욕물만 버려야 하는데 애까지 같이 버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제 목회가 참 피곤하고 어렵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제 목회는 어쩌면 도나 모가 아닌 개나 걸을 찾는 것이어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 이해합니다. 차라리 교인들을 편안하게 해 주든지 아니면 철저하게 죄는 죄라고 가르쳐서 원칙을 제시하든지 둘 중에 하나만 하는게 좋을텐데, 편안의 덫도 아니고 죄책감의 덫도 아닌 곳에서 답을 찾아야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 고민의 자리, 양심이 아파하는 자리에서 말씀을 붙잡고 순종할 때, 성령 안에서 자유하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요? 제가 너무 율법적인가요? 읽는 분들이 힘들 것을 알면서도 이런 글을 쓸수 밖에 없다 생각하니 목회가 더 힘들게 느껴지는 금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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