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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금요일 새벽 참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습니다. 새벽기도 시간이 다되어 가는데 교역자들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 우리 교역자들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살다보며 정말 이런 날이 오지요? 모두들 사역하랴 공부하랴 거기다 아직은 40대 청춘이니 얼마나 잠이 많겠습니까? 아마 모두들 순간적으로 깊은 잠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시적 생각하면서 불도 켜고, 온풍기도 켜고, 한 번도 안 해 본 그 어려운 음향 시스템의 스위치도 찾아 켜고 음악도 틀었습니다. 문제는 복장과 설교준비인데 복장은 또 어떡하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복장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양복 안 입었다고 지옥 가는 것도 아닐테고 오신 분들만 양해해주시면 되고, 문제는 설교인데 그것도 매일 새벽 그러면 안 되지만 그래도 신학교 졸업하고 설교한 시간을 보면 한번쯤은 양해를 구하고 조금 엉성하고 매끄럽지 못해도 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사실 우리 교역자들도 오늘 아침에 다른 날 늦었을 때보다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주 광고를 보셔서 알겠지만 함께 일하던 스텝이자 목자, 목녀 한 가정이 떠나고 나서 제가 진심으로 부탁을 드렸거든요. ‘지금은 정말 힘든 시간이다. 가장 가까이서 스텝으로 일한 사람이 떠났으니 내가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또 교인들 중에도 힘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교역자들이 좀 더 기도해주고 뛰어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그때 우리 교역자들이 파이팅하면서 마음을 다졌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사실 저만 아프겠습니까? 한 공간에서 일하던 그들 역시 얼마나 아프겠으며, 또 나름대로 한 공동체 안에서 아픈 사람이 왜 없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다운 가족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목자목녀()! 교회와 떠난 분들과 저를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나오던 시간보다 하루 더 나오셔서 기도해 주시면 안 될까요? 어디 출타하거나 공식모임에 못 올 때는 전에는 초원지기에게만 이야기해도 되지만 지금은 저에게도 톡이나 문자로라도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각 목장의 목원 여러분, 목장이 해체되어 힘들어 하는 같은 목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면 안될까요? 사실 그들이 제일 아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 아픔은 그들에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기도가 안 될 정도로 힘든 분들이 있으면 저를 찾아와도 됩니다.

 

왜 이래야 하느냐고요? 우리가 주님을 구원자로 주인으로 모셨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고 영적 가족이니까요. 이것이 그 분의 뜻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우리가 좀 다른 모습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그 분이 기대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인이 어디에 있든 결국 제 부덕의 결과고 제가 책임을 져야겠지요? 그런데 그 문제에 빠져서 허덕이는 것을 누가 제일 좋아할까요? 이왕 생긴 아픔이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서 함께 이겨내는 게 믿음이고 영적 가족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런 부탁도 드려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밝혀 두는 것은 쉽게 이 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글을 쓰지 않기를 바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 것이 낫다고 믿기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또한 어떤 결정은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줄 수 없는 오직 저만 결정하고 제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이 공동체 담임목사이기 때문입니다.

 

추신: 제가 어떻게 책임을 좀 감당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음 한 주 새벽강단설교 5번을 제가 감당하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제일 하기 싫은 일이기에 벌로 알고 서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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