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순종이냐 굴종이냐
5월이 되면 주눅이 듭니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목사로서 부족한 점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정에 대해서 자녀에 대해서 스승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부담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주도 남의 칼럼을 빌려옵니다. ^^;. 그러나 저 역시 순종할 말씀이어서 함께 나눕니다. 꼭 이것이 이루어지는 우리 성도님들 가정과 삶이길 소망합니다. (박목사)
제가 담임 목회를 할 때에 ‘생명의 삶’ 기말고사에 다음과 같은 OX 문제가 있었습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순종하여야한다(엡 5:24)" 주어진 성경 구절에 의하면 정답은 X입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O가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자매님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있었습니다.
항의하는 자매들은 그 앞에 나오는 에베소 5:21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 (엡 5:21)” 그러나 이 구절은 부부의 관계 뿐만이 아니라 그 다음에 나오는 자녀와 부모의 관계, 종과 상전과의 관계에 대해 총괄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순종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고 순종을 받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는데, 순종 받는 사람들은 군림하는 자세로 하지 말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 즉 순종하는 자세로 대하라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아내들은 남편에게 순종한다는 것을 굴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오래 된 얘기입니다만, 미국 남침례회 전국 총회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여야 한다는 결의를 한 적이 있는데, 이 결정에 분개하여서 교단을 탈퇴한 교회들도 있었습니다.
여성들이 순종이라는 단어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순종을 굴종으로 착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순종은 굴종이 아닙니다. 아내에게 순종하라고 할 때에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내는 남편을 돕는 배필로 하나님이 만드셨습니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고, 약한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주셨습니다. 서로 도움이 되도록 남성과 여성을 다르게 만들어 주셨고, 이러한 서로 다른 개체가 합쳐져 하나가 되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주체성 없이 “예, 예,” 하면서 남편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그 아내는 돕는 배필로서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고, 직무 유기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돕는 배필로 주셨기 때문에 가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은 남편과 아내가 함께 의논해서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과 견해차가 있을 때 분명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야합니다. 남편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 같으면 반대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남편은 이러한 아내를 대할 때 기분 나빠하거나 못 마땅하게 생각하지 말고, 아내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아내가 맞는다고 생각될 때에는 자신의 의견을 접고 아내의 의견을 좇아야합니다.
그렇다면 남편에게 순종한다는 성경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가정이라는 공동체의 궁극적인 책임자로 하나님께서는 남편을 세우셨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먼저 따먹은 것이 하와이지만, 아담으로 인해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고 성경은 말합니다(롬 5:12-14). 아담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자녀가 잘못되고, 가정이 파탄나면, 최종 책임을 하나님께서는 남편과 아버지에게 물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편과 아내가 의견이 어긋날 때 토의를 하고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하지만, 그래도 의견이 합치되지 않을 때에는 아내는 남편의 의견을 좇아 남편으로 하여금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지도자(목사나 목자)에게 순종하라고 하신 이유도 목사는 교회와 교인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들의 말을 곧이듣고, 그들에게 복종하십시오. 그들은 여러분의 영혼을 지키는 사람들이요, 이 일을 장차 하나님께 보고드릴 사람들입니다. (히 13:17).” 교회 지도자들은 주님 앞에서 심판받는 날에, 자신에게 맡겨주신 성도들의 믿음생활을 얼마나 잘 지도했는지 칭찬도 듣고 꾸중도 들을 사람이니까 권위를 존중해 주라는 의미입니다.
남편은 가정의 궁극적인 책임자로서 최후 심판 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아내와 자녀들의 믿음생활까지 보고해야 할 사람인데, 가정을 위해 기도하지 아니하고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무관심한 남편들을 보면, 나중에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무어라고 답하려나, 불안한 생각이 듭니다.
아내들에게는 순종해야 하는 아내의 역할이 힘들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은 남편의 역할이 더 힘듭니다. 남편의 기준은 예수님이기 때문입니다. “남편 된 이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내주심 같이 하십시오. (엡 5:25)” 인간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의 희생적인 사랑을 남편에게 요구하고 계십니다.
예수를 안 믿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위해 희생하는 부부가 행복한 것을 봅니다. 요즈음 가정들이 많이 깨지고 이혼율이 급증하는 것은 부부 관계에 있어야 할 이러한 순리를 거역하여,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을 거부하고, 남편은 아내를 위한 희생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천 가정이 깨어지는 이유도 하나님께서 행복한 부부가 되라고 순종과 희생의 계명을 주셨는데, 세상 풍조를 좇아 이를 거스르니까 파탄이 생기는 것입니다.(최영기목사, 2015년 3월13일 가사원 칼럼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