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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제가 지난 10년 동안 매주 칼럼을 쓰면 서 늘 염두에 두는 것은 소통입니다. 물론 완벽한 소통은 없고, 또 아무리 소통을 해도 이미 마음이 닫힌 분들은 오해가 더 생기기도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특히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씁니다. “교회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이야기지만 설교시간에 하면 잔소리가 될 것 같은 이야기공식 회의 시간에는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조금만 설명하면 풀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그리고 제 일상에서 느끼는 마음 속의 이야기들입니다.

 

그동안 때로는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서 힘들 때도 있었고, 또 어떨 때는 써야 할 주제가 겹쳐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에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고 교회에 큰 일들이 있으면 후자 쪽이 됩니다. 당연히 지금도 후자 쪽입니다. 연말이라서 일은 당연히 많고, 다음 주는 브이아이피 초청 추수감사절 집회도 있고, 무엇보다 건축이라는 큰 일이 앞에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말은 안해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생각이 많아지는 때입니다. 다행히 그 생각이 자신 만의 고민으로 머물고 기도로 승화되면 다행인데 인간의 죄성은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나누어(?) 나 아닌 다른 사람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지난 주 제직회를 했습니다. 말은 언제나 완벽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어서, 오해도 생기고, 또 참여한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하느냐에 따라서 별 일 아닌 일이 큰 시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물론 본인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솔직히 담임목사로서 쓰고 싶은 주제는 제직회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흔히 제직회라고 하면 지난 석 달의 사역과 재정을 나누는 것인데 무슨 큰 일이 나겠나 싶지만, 이번 제직회는 지난 부지마련 과정에 대한 보고와 제직들이기 때문에 좀 더 빨리 건축 준비에 대한 계획, 그 중에서도 재정적인 헌신에 대한 부담의 정도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공동의회 때 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자칫하면 단지 부담을 나눈 것이 조금 과장되고 하다보면, 교회의 하나됨이 깨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작 공동의회 때는 마음이 닫혀서 제 이야기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부탁합니다. 계획은 계획일 뿐입니다. 지도자에게 계획이 없으면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계획을 세워서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에 힘든 사람도 있지만, 또 계획을 보여주지 않아서 방향을 몰라서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니, 계획을 제시하더라도 헌신은 각자 믿음대로 하시면 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믿음은 위기 앞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믿음이 큰냐 작으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말 믿음으로 반응했느냐 하지 않았느냐가 더 중요하고 하나님은 그것을 보신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또한 아직 제직이 아니신 분들은 조금 궁금하고 좀 섭섭해도 질서를 따라서 기다려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이제 추수감사절 이야기입니다. 추수감사절을 10년 지내오면서, 언제나 갖는 부담은 왜 예배를 드리지 않고 집회를 갖는가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더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맞습니다. 제일 좋은 그림은 주일 오전에는 진심으로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집회는 다른 날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배도 은혜롭고 교회도 성장하고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는 그런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저도 압니다. 저도 정말 잘 압니다.

 

그런데, 먼저, 사과드립니다. 정말 그렇게 해 낼 능력을 갖지 못한 담임목사여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즉흥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제 나쁜 머리로 그래도 추수감사절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기도하고 지난 10년 동안 한번도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왔습니다.

 

현재로서는 이것이 제가 담임목사로서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말 여러분들의 이해를 부탁할 뿐입니다. 꼭 예배를 드리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19시에는 예배를 드립니다. 이 예배에 꼭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11‘브이아이피 초청추수감사가을음악회에는 가능한 브이아이피를 데리고 오는 분들이 먼저 본당 앞자리부터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복잡하겠지만 조금씩 양보하시고, 함께 만찬을 나누시고 감사의 마음을 안고 돌아가시길 부탁드립니다. 모두들 길지 않은 인생, 정말 건강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신앙생활하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서울 양재동 횃불회관 일터 컨퍼런스에서)

 

추신: 제 나이 27살이던 1993년 이후 21년 동안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던 제 동생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중에 조심스럽게 연락이 왔습니다. 순간 많은 생각이 지나갔지만, 거저, 거저 작은 믿음을 의지하여 따뜻한 통화를 나누었습니다. 두 살 어린데도 고민이 많아 이제 둘째가 막 돌을 지났다고 합니다. 인생이 저보다 더 쉽지 않았음을 말 안해도 압니다. 그럼에도 지금 카톡방 제목이 행복 그놈 참이어서 감사했습니다. 제 육신의 아버지가 이제 생사의 고비를 넘고 있는 듯 합니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 솔직함도 어떤 분에게는 불편하겠지만, 적어도 다운공동체가족에게 제가 공인이고 리더라면 저나 가족은 분명 불편하지만 가려지는 것보다는 드러나는 것이 유익한 십자가 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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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좋은 곳에서 제 강의가 없는 시간에 저렇게 보냈습니다. 한 공간에서도 천국과 지옥이 공존할 수 있음을 배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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