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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옛날 선배목사님들은 휴가라는 말을 몰랐을 것입니다. 심지어 은퇴라는 말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휴가를 갖지 않는 것이 이상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샌드위치 세대라, 떠나도 편히 쉬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간다는 이유로 휴가 길에 오릅니다. ^^; 잘 쉬고 다시 최선을 다자 말을 핑계 삼으면서.

 

처음 부임하고 몇 년 동안은 우리 교역자들에게 주일을 포함하여 10일 가까이 휴가를 가지게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교회가 일이 많은 편이지만, 당시에는 더 했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일을 시킨 것이 미안하여 휴가라도 다른 교회에 비해 많이 주는 것으로 자부심을 가지게 하려는 맘과 일 년에 한번이라도 다른 교회를 보고 오게 하여 우리 교회 사역에 도움이 되게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 뒤로 교회도 조금 성장하고 안정이 되면서, 공식적으로는 5일로 제한했습니다. 당연히 주일은 본 교회에서 지키는 것으로 되었고요.

 

그런데, 제가 이번에 주일을 포함하여 휴가를 떠납니다. 올해 벌써 2번째 주일을 비웁니다. 직무유기지요 ^^; 변명을 좀 하겠습니다. 부천에 내일을 여는 교회가 있습니다. 박기명목사님이 개척하여 이제 10여년이 되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년 13명과 함께 시작한 교회가 이제 12개의 목장으로 자랐습니다. 수평 이동을 받지 않고 목회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온 교회입니다.

 

언제부턴가 목사님께서 제 강의를 들으시고 꼭 자신의 교회에 와서 강의와 설교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 교회가 작기 때문에 주일을 포함하여 집회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심정을 겪어본 사람으로 남의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부임 초기, 한 사람이라도 더 은혜를 받게 하기 위해 좋은 강사님은 어떡하든지 모시고 싶어 하던 시절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빈익빈 부익부라고, 작은 교회 일수록 믿음이 어린 분들이 많고, 형편도 어려운 분들이 많아서 주중에 집회는 소수가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일을 포함한 집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강사님들이 우리 교회를 위해서 자신의 교회를 비우고 주일까지 집회를 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해를 하면서도 왜 그렇게 섭섭하든지.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합니다.

 

그럼에도 저 역시 몇 번 거절을 하고, 주중이면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박목사님 언제라도 기다릴 터이니 주일날 비울 수 있을 때 하자고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그 고집도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싶어, 몇 번을 조정하다가 휴가를 핑계대고 이번에 가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다운 가족 여러분!

교회를 비울 때 마다, 마음이 참 불편합니다. 제가 그렇게 훌륭한 목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주일날 있어야 할 자리는 다운공동체 예배당인데...밖으로 도는 것 같아 송구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사정을 이해하시고, 저의 집회와 내일을 여는 교회를 위해서 넓은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토 저녁엔 강의로, 주일 오전과 오후엔 설교로 섬깁니다. 그리고 월요일 내려오는 길에는 경주에 들러 청소년 집회에서 강의를 합니다. 여러분들의 긴 기도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다녀와서 목자 컨퍼런스 준비와 특새 준비, 그리고 가을 삶공부 개강, 목회자 세미나까지 더욱 열심히 감당하겠습니다. -부천행 KTX 열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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