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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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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제가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을 때,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나서 많은 이재민들이 생겨났던 적이 있습니다. 이재민들도 문제지만, 산불 진화 후, 타버린 나무들을 치우는 일도 만만찮은 일이었습니다. 교회 형편이나 봉사할 사람도 얼마 되지 않을 때였지만, 마음에 주시는 부담을 쫓아서 지원을 받았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짧은 몇 일 동안이었지만, 봉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말이 봉사이지, 사실은 우리가 봉사 받고 온 느낌이었습니다. 단 몇 사람의 작은 봉사였지만, 그 봉사로 인해 오히려 교회가 더 건강해지는 것을 당시에 모두가 느꼈습니다. 그 일을 겪으면서 마음에는 소원이 있지만, 누군가가 깃발을 꼽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하지 않구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2007년 12월 태안반도에 엄청난 기름유출 사건이 났습니다. 당시 사고가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2008년이 시작되면서 분주하고 마음의 여유도 없을 때지만, 대형버스를 렌트해서 많은 교인들과 자녀들이 함께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강원도 산불 이후로 이런 저런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도우려고 했던 그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건이 있고 6년 가까운 세월이 흘렸습니다. 두 사건만큼이나 큰 대형 사건들이 국내외적으로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반면에 교회는 숫자적으로나 재정적으로 그때에 비하면 훨씬 더 풍성해졌음에도 왠지 우리의 정신은 그렇게 살아있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주 내내 하면서 불편함 가운데 지냈습니다.

 

지난 주 국내적으로는 부산외대 학생들이 가까운 마우나 리조트에서 신입생환영회를 하다가 10명이 청춘을 꽃피워보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성경지리를 따라 여행을 하던 진천중앙교회팀이 자살 폭탄테러를 당했습니다.

 

내가 겪지 않은 이상,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나도 시간은 가고 또 사람들은 그렇게 문제를 해결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잊혀질 것입니다. 그런데, 새벽에 2005년과 2008년에 느낀 부담이 느껴집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원인을 따지고 흥분하는 일도 주요하지만, 일단 무엇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합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런 마음을 계속 주실까 생각을 합니다.

 

기사를 찬찬히 보니, 각 사건에서 한 사람이 눈에 들어 옵니다. 외대사건에서는 10여명의 사망자 중에 학생이 아닌, 연극인 최정운(43)씨입니다.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어려운 형편에서도 연극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프리랜서로 행사촬영 아르바이트를 맡았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학생이 아니라 보상 협상에서도 불이익을 당하는 모양입니다. 이집트 테러 사건에서는 선교훈련을 한 달 앞 두고 경비 마련을 위해 나섰던 김진규 목사의 사연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오늘 아침 당회에서 의견을 내었습니다. 장로님들께서도 전원 동의를 했습니다. 불경기에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교인들과 4월 부활절까지 교육 공간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하는 형편들 생각하면 못할 일이지만, 할 수 있는 형편 껏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번 만이 아니라 이런 일 생길 때는 고민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말입니다.

 

이번 주 외식 한번, 커피 한잔 값 정도도 괜찮습니다. 마음에 감동이 되시고,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의 능력이 되시는 분들은 능력 껏 하시면 됩니다. 다음 주 3월2일 세대통합예배 시간에 특별 헌금시간을 갖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헌금 한 것 만큼 지난 설립기념주일헌금에서 매칭해서 2배의 헌금을 나누어서 각각 전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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