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초심을 기억해 봅니다(24주년 설립기념예배를 앞두고)
이제 이틀이 지나면, 24주년 기념예배를 드립니다. 주일 설교를 제가 하지 않기 때문에 설교부담은 없지만, 생각은 더 많아지고 챙겨야 할 일이 더 많은 한 주입니다. 개척 때 사진도 보고, 개척 하신 분들을 만나서 당시의 기대와 또 아픔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의 주보도 찾아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쓴 칼럼을 다시 꺼내 읽어 봅니다.
첫 칼럼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첫 칼럼을 쓰면서: 우리 교회의 핵심 가치” 홈페이지 목회칼럼 1번에 가면 전문을 볼 수 있기에 일부만 발췌해 보면서 그 때의 제 심정을 3자가 되어 다시 한번 엿보면서 초심을 기억해 봅니다. 밑줄 친 것은 당시 글이고 밑에는 지금의 제 느낌입니다.
“사람은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을 때 진정 행복을 느낀다. 항해하던 선박의 바닥에 구멍이 뚫려 난파의 위기에 처할 때 노련한 선장은 화물투하(貨t投荷)를 시작한다. 화물을 바다에 내던져 배의 무게를 줄이고 속도를 높인다. 이때 선장은 바다에 던져야 할 것들을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가장 무거운 것, 가장 무가치한 것, 없어도 되는 것들을 골라서 바다에 과감히 던져야 한다. 이것을 흔히 ‘제티슨(Jettison)’ 이라고 부른다.”
지금 보니, 교인들이 무관심할까봐 그랬는지, 아니면 열등감 때문인지 굳이 쓰지 않아도 될 한문도 쓰고, 영어로 된 전문 용어를 인용한 걸 보니 아마 여러 가지로 많이 불안했던 모양입니다. ^^; 그렇지만,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은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들어주는 여러분들이 있어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열등감도 그때 비하면 많이 치유가 된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우리 교우들 덕분입니다.
소위 제티슨이라는 것은 항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도 필요하고 교회에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회는 무가치한 것들을 버린 인생들이 돌아오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더 핵심가치를 붙잡고 있어야 합니다. 핵심가치란 무엇입니까?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을 말합니다.
10년 목회를 한 담임목사로서 첫 칼럼에서 교회의 핵심가치에 대해 쓴 것은 잘난 척 한다고 해도, 분명히 잘 한 것 같습니다.죄송!^^; 지난 9년을 이 부분을 가지고 치열하게 왔기 때문에 그래도 이제는 우리가 어디로 갈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1. 우리의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는 우리 교회 이름인 다운(Down)교회 안에 들어 있습니다. 즉, 하나님과 사람 앞에 낮아져서 교회다운 교회 제자다운 제자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신학, 전통, 관습, 방법론보다는 성경으로 돌아갈 것을 전제로 합니다.
2. 이를 위해 우리는 교회의 존재 목적을 교회 성장에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켜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어 교회와 세상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살도록 만드는데 두고자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세울 때 단지 가르쳐서만이 아니라 보여줌으로써 사람을 세워나가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우리교회는 앞으로 배워서 섬기는 사람이 지도자로 세워져야 하겠습니다.
3. 가정의 회복을 통해 세대를 통합하는 교회가 되도록 힘을 쏟아야 하겠습니다. 오늘날 가정의 파괴와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신앙의 유산이 다음세대에 물려지지 못하는 것은 위기 중의 위기일 것입니다. 위기는 기독교와 교회에는 사명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가정을 회복시키고, 세대가 통합되는 일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다음세대를 위해서 불편을 감수해야 하겠습니다.
10년 째 되는 지금, 표현은 조금 바뀌고 좀 더 추가 된 것은 있지만, 위 세 가지 정신은 여전히 우리 교회의 사명과 가치 그리고 교회 문화 속에 녹아 있어 다행입니다. 올해는 지금까지 정리된 것을 다듬어 사명과 핵심가치를 정리해서 문서화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최곱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