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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오늘(금요일)은 아침부터 연구원들과 부산가정법원을 다녀왔습니다. 대학 때 데모하다가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본 이후로 구속이 주는 고통이 싫어서 경찰서, 검찰, 법원은 상을 준다고 해도 멀리하고 살았는데, 그런 제가 법원을 다녀왔습니다. 이유는 연구소의 주된 과제 중의 하나가 학교부적응청소년들을 위한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가정법원의 소년재판은 아마도 학교부적응청소년들의 끝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12세에서 20세미만의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오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절도, 강도, , 성폭행, 집단폭행, 등 다양한 범죄로 인해서 법정에 서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더 놀랐던 것은 아침부터 시작된 재판이 밥을 먹는 시간을 빼고는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재판시간이 짧게는 5분에서 길어도 30분을 넘지 않는 것을 생각할 때,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범죄에 빠지구나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로마서를 강해하는 중이어서 그런지 많은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마치 제가 하나님 앞에서 재판을 받은 것처럼, 가슴과 온 몸에 멍이 든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였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 주일 설교시간에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이 칼럼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곳에서 만난 천종호 판사님입니다. 천 판사님은 지금 인터넷에 검색을 하시면 어떤 분이신지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비행청소년의 대부로 불리는 분입니다. 그는 정말 이 시대에 재판장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가는 분이었습니다.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는 분이었습니다. 흔히 공부를 잘하는 분들은 문제 청소년들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는 철저하게 그들 속에 있었습니다.

 

그는 흔히 판결자체가 중요해 지기 쉬운 소년재판장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청소년들이 진심으로 뉘우치도록 했고, 부모와 자녀가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관계를 회복하도록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소년재판에는 반드시 부모가 동참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안타까움이란 보지 않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교회와 세상과 가정에서의 사역자였습니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함을 통해서 세상을 치유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판결은 설교였고 삶이었습니다. 심지어 그의 사역은 결코 재판정에서의 판결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법형 그룹홈(비행청소년 전용 공동생활 가정)을 세워 나가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그의 책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의 인세를 전액 그룹 홈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천 판사님과 점심을 먹으면서(판사와 목사가 밥을 먹으면 누가 밥 값을 냈을까요?^^;) 재판 이야기, 신앙이야기, 그리고 한국교회 이야기, 청소년 이야기, 대안학교 이야기 등을 나누면서, 제가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재판에 임할 때 어떤 각오로 임하느냐고? 딱 한마디 했습니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자신은 매 순간 “진검승부”를 한다는 것입니다. 재판정에 온 아이들과 부모들 인생에서의 마지막 싸움이라 여기고 자신은 진검승부를 한다고 말씀했습니다.

 

진검승부! 돌아오는 내내 제 마음에 남는 말입니다. 나는 목회에서 매 순간 진검승부를 하고 있는지? 나는 설교시간에 성경공부 시간, 새벽기도 시간에 진검승부를 하고 있는지 되물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목장과 일터, 가정에서 진검승부를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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