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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2005년 첫 주례 이후, 지금까지 20쌍의 결혼식 주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기도 해준 쌍도 몇 쌍 있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중의 두 부부가 지금 우리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 부부도 이혼하지 않고 잘 살고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리고 현재 기도 해준 두 부부와 함께 현재 스무 쌍 중에서 6쌍은 타지에 있고, 14쌍이 지금 우리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6쌍이 현재 우리교회 교인입니다. 대부분의 부부들이 교회와 목장에서 11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4쌍의 부부는 신혼부터 목자목녀로, 교역자로 헌신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최근에 새댁들을 지켜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몇 자 적습니다. 우리 교회는 원칙적으로 이웃교회에서 수평이동 해 오는 것을 막기 때문에 한 두 가지 특별한 예외 규정 외에는 이미 다른 곳에서 믿는 분들을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갈수록 우리교회에서 처음 예수를 믿는 분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처음에 예수 믿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예수를 영접하고 믿기로 한 이상은 큰 어려움 없이 즐겁게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예수를 믿다가 오시는 분들은 결혼을 통해서 선택의 여지없이(?) 오게 되는 새댁이나 사위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남자위주로 움직이다 보니 새댁이 많습니다.

 

문제는 새댁들의 교회 적응의 과정이 예외 규정으로 수평이동이 허락되어 오는 사람들보다 더 힘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후자는 그래도 면담을 통해 교회의 허락 하에 본인이 오고 싶어서 오지만, 새댁들은 남편하나 믿고 선택의 여지없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에 온 새댁들이 대부분 신랑들보다 신앙이 좋고 결혼 전 교회에서도 사역에서 헌신을 많이 했던 분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중요하진 않아도 교회 사이즈 역시 더 큰 교회였습니다. 아무리 믿음이 중요하다고 해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이 더 아프다고, 높은 헌신도의 신앙생활을 하던 분일수록 다시 바닥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난일 수 있음을 우리교회 새댁들을 보면서 제가 조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이런 새댁들에게 담임목사로서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정착과정에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작은 위로를 몇 가지 보냅니다. 먼저, 내 사명이 평강공주의 사명인 줄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 새댁들의 사명이 바보온달(?)을 장군으로 만든 평강공주처럼 지금의 남편을 믿음의 장군으로 만들라고 만나게 하신 줄 믿고 잘 정착해 나갔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주변인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조금만 기울여 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예배와 목장모임은 잘 참석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균형을 위해서는 성경공부가 필요합니다. 거기서는 담임목사와 함께 다운공동체를 향한 하나님의 뜻, 그리고 믿음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목장 식구가 아닌 다른 지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생명의 삶공부를 마쳐야 사역에 참여하는 룰이 있으니, 꼭 부탁드립니다.

 

신앙이란 자칫 방심하면 침체되기 쉬우니 신혼의 재미가 끝나기 전에 영적인 재미를 붙여서 신혼이 끝난 뒤에도 건강한 신앙생활을 통해 가정을 세워갈 준비를 하라고 인생 선배가 조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간을 통해 내가 지난 교회에서 열심을 낸 것이 목회자나 교회의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었는지 점검도 해보고, 내가 열심을 낼 때 누군가 나처럼 힘들었을 사람의 마음도 배워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낯선 곳에 와서 신났다가 혼났다가를 반복하며 보내고 있을 새댁 여러분들을 다시 한번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추신: 가끔 묵은 새댁들(?) 중에도 아직까지 정착과정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있는듯 합니다. 우리교회가 원칙적이고 단순하다보니 은사를 맘껏 발휘하거나  전도회활동 등을 통해서 인정받거나 믿음을 실현할 기회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담임목사가 격려나 인정을 많이 해주는 교회도 아니고요. 그래서 침체에 빠지는 분들이 있는 듯 합니다.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우리의 신앙의 목표를 누구도 아닌 주님께 두고 그 분을 닮아가는 인격과 삶의 변화에 두며,  그 분의 소원을 이루며, 그 분께 인정받아 하늘 상급받는 것으로 수정해주시기만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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