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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연말이 되면 보통 목회자들은 두 가지 일로 머리가 아픕니다. 하나는 새로운 서리집사를 임명하고 일을 맡기는 일과, 소위 구역을 다시 편성하는 일입니다. 다행히 우리교회는 가정교회를 하기 때문에 후자의 일은 하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제게도 어려움이 하나 있다면, 서리집사를 임명하는 일입니다. 이런 경우 목회자들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임명하는 것을 봅니다. 먼저 무조건 서리집사를 많이 임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인 수는 줄어도 서리집사 숫자는 늘어나는 기형적인 일도 일어납니다.



 


또 하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서리집사 제도가 없는 교회입니다. 처음부터 서리집사 제도가 없었던 교단(예를들어 침례교단)이나 개척교회에서 이런 시도를 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 교인들끼리 형제나 자매로 부릅니다. 물론 형제나 자매의 호칭도 우리 문화에서 맞는 것인지 의문이 됩니다.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본다면 차라리 언니 형 오빠라고 해야 할 듯 한데, 그렇게 하자니 너무 무질서해 질 것 같아 내키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장로교에서 서리집사는 더 이상 직분 이라기보다는 이름 대신에 부르는 호칭으로 전락한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교회에도 제가 임명하지 아니한 “야매집사님”들이 많습니다. 이해가 됩니다. 마땅히 부를 호칭이 없어 그것이 이젠 가장 편한 호칭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6년, 나름대로 별의별 방법과 기준을 다 동원해 보았습니다. 처음엔 엄격한 기준을 정해놓고 집사를 줄여보기도 했습니다. 매년 임명하는게 싫어 2년마다 임명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난 분도 있고 마음을 닫아버린 분들도 있습니다. 또 소수이긴 하지만 서리집사를 영광으로 알고 더 열심을 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믿지 않는 가족들도 자기 아내나 가족이 집사가 되면 생각이나 태도가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임명이 안 되거나 소위 잘리면 기분이 나쁘다는 말도 됩니다. 서리집사! 이 만큼 중대한 사안입니다.



 


사실, 제일 좋은 것은 기준을 정해놓고 약속만 지켜주시면 좋은데, 연초에 집사 서약 할 때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신 분은 극소수입니다. 이젠 서약을 받기가 부끄럽게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나름대로 얼마나 최선을 다하시는지 잘 압니다. 그래서 제가 미안하고 괴롭습니다. 그 약속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새벽기도인데, 그 기준대로 했다간 올 연말에 서리집사 임명받을 분이 거의 없을 듯 합니다. 더군다나 목자목녀님들도 잘 안 나오는 새벽기도를 서리집사님들께 강요한다는 것이 앞뒤가 안 맞을 것 같아 꺼낼 수 없는 카드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러분들이 담임목사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올 연말 서리 집사 임명을 앞두고 고민하던 차에 몇 달 전 당회에서 장로님들께 여쭤보았더니 한결같이 말리시네요. "자르면 안된다고"ㅎㅎ.기도하던 중에 서리집사의 정체성을 이렇게 정의 내려 봅니다. “서리집사님은 목자목녀의 동역자이다”라고 말입니다. 말 그대로 서리집사님들은 일차적으로 목장에서 목자목녀님의 동역자가 되어 주십시오.


 


먼저, 가능한 규칙적으로 집사님들의 가정을 오픈해서 목장모임이 집사님 댁에서도 모일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또한 모임에 오실 때 과일이라도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많은 집사님들이 그렇게 하고 계시다는 것을 압니다. 무엇보다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서 함께 품은 영혼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힘들 때 위로자가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만 해 주시면 우리교회에 아무리 서리집사가 많아져도 저 역시 서리집사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 떨쳐버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참고로, 1)서리집사추천권은 목자에게 있습니다. 2)최소한 새로운 삶 공부까지는 마치셔야 합니다.(2010년현재) 3)목장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여하시분 이어야 합니다. 단, 저희교회에서 처음 예수 믿고 너무 잘 성장하셔서 집사도 아닌데 짧은 기간에 목자, 목녀로 헌신하시는 분들과, 타교회에서 직분을 가졌다가 오신 분들의 집사 임명은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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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1월13일 오후5시 26분 이전에 칼럼을 보신 분들은 마지막 부분이 조금 수정되었습니다..착오없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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