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이별연습
교회는 절기상으로 보통 추수감사절이 끝나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이제 새로운 해를 준비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11월 달은 중요한 달입니다. 당장 해야 할 일들만 해도 한해를 평가하고 내년 사역을 계획하는 “교역자연수회”와 그것을 행정적으로 검토하는 당회원들의 모임인 “정책당회”와 이것을 바탕으로 교회 각 사역팀에서 올라온 예산을 수립하는 “예결산위원모임”이 있습니다. 또한, 각 교육부서와 주요 사역팀의 재정에 대한 “감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년도 사역을 위한 “사역박람회”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일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종종 원치 않는 일이 11월 달에는 일어납니다. 그것은 교역자들의 “인사이동”입니다. 교역자들은 자신의 부르심을 따라 때로는 개인적인 사역의 방향 때문에 또는 담임목사나 교인들과의 목회에 대한 이해관계로 인해 떠나기도 합니다. 잡고 싶어도 못 잡을 때가 있고, 반대로 있고 싶어도 못 있을 때도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이 지상에 있는 한 이런 이별은 반복 될 것입니다.
보통은 이런 일이 일어나면,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일상적인 방법입니다. 그래서 떠나기 한 주 전에 급하게 발표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도 필요할 때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섭섭해지고, 또 가끔은 유언비어가 난무하기 쉽습니다. 이런 일을 막고자 이 칼럼을 씁니다.
우리교회에도 올 11월에 인사이동이 있습니다. 먼저, 진연욱전도사님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진전도사는 원래 침례신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교단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목사 안수를 받을 때 교단은 신중해야 하는데, 진도사는 독립교단(어느 신학교를 나오든지 안수주는 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우리교회에서 사역을 하다가 선교사로 나갈 계획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일단 본인이 졸업한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기로 했습니다. 침례교단의 교회로 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두 번째 정상헌 전도사님 역시 사표를 내었습니다. 저희 교회 사역이 파트타임들이 일하기에는 많은 일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신대원을 준비하면서 지난 한 해 본인에게는 많이 힘든 부분이 있었든 것 같습니다. 해마다 교역자가 바뀌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막아 보려했지만 방법이 없는 듯 합니다. 역시 정전도사님의 앞날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박상동 목사님입니다. 박목사님은 현재 자신이 목사안수를 받은 교단의 어느 교회로부터 담임목사로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아 기도하는 가운데 인내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지만, 만약에 담임목사가 되었을 때 갑자기 통보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청년가정교회를 막 시작한 시점에서 담임으로 가게 될지 모른다는 미안함에 약 한달 전 쯤에 사표를 제출하였습니다.
장로님과 저는 몇 차례 의논 끝에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습니다. “일단은 사표를 받아들이고 박목사님은 담임목사가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교회는 교회대로 새로운 교역자를 알아보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박목사님의 거취가 확정된 뒤에 교회가 다른 사역자를 알아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하시는 사랑의 은사를 가진 분들이 있겠지만 이 자리에 있어보면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일단은 한국교회가 11월 달에 대부분 인사이동이 마무리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좀 더 나은 교역자를 구하기 위해 교회들 마다 최선을 다합니다. 박목사님보다 더 나은 교역자를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지금부터 기도하고 준비해야 겠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에 박목사님도 담임이 안 되시고 우리교회에 지원한 교역자들 가운데 도저히 맡길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당회가 다시 박목사님의 거취를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어려운 것이 사랑과 공의의 균형입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기도하면서 기다리면서 최선의 길을 찾는 일입니다. “그래도 그만두는 이유가 따로 있을 거야” 이런 말은 설령 이유가 있더라도 참아주시는 성숙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