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약속을 잘 지키는 교인
얼마 전, 여름 양복을 정리하다가 주머니에서 문화상품권 세 장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뭔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준비해놓은 것 같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도움을 받아 찾아낸 기억은 그 상품권은 청소년 팀 제자반 수료식 때 기특한 훈련에 비해 상품 없는 수료식이 안타까워 제가 그 자리에서 약속한 것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한 약속을 잊어버릴까봐 미리 챙겨놓았는데 전해 주는 것은 또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빚을 청산하듯 필립 전도사님께 전달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 제가 약속을 잘 못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늘 부담을 안고 살아갑니다. 특히, 지금도 그렇지만 시간 약속을 잘 못지키는 사람입니다. 항상 조금씩 늦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 습관에 대해 어렵게 지적해 준 분이 있는데, 우리 장로님이십니다. 제가 전도사였을 때 이 문제를 진지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그 때 이후로 장로님은 저에게 한번도 시간 약속에 대한 말씀을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장로님을 볼 때마다 그때 생각을 하며 시간 약속에 대해 긴장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사실 그때는 참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늦는 사람들이 결코 이유없이 늦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저만해도, “내가 얼마나 청소년 때문에 바쁜데 그걸 몰라주시나?”이런 생각이 목아래까지 차올랐습니다. 그리고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핑계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압니다. 왜냐하면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약속이 먼저이고 일은 그 다음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제가 시간을 못 지켰기 때문에 항상 늦는 분들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다른 약속 시간에는 다 늦어도 주일 예배 시간에만은 절대 늦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배 시간은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5-10분 일찍 와서 마음을 정돈하고 드리는 예배와 허겁지겁 뛰어들어와 드리는 예배에는 받는 은혜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늦는 분들을 위해 작은 조치를 취하려합니다. 일단 예배가 시작된 뒤 늦은 분들은 밖에서 5분 정도 대기하신 뒤에 늦은 분들이 좀 모이면 들어오시도록 안내팀에서 배려(?)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오셔서 봉사하시는 주차나 차량 안내, 또 다른 부서에서 회의 하시는 분들도 가능한 시간을 맞춰주시기 바랍니다. 최소한의 인원만 돌아가면서 남기시고 자리를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찬양팀이 첫 찬양을 하는 시간이 예배의 시작시간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늦는 습관이 있는 분들이 참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이런 강압적인 방법이라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약속 시간에 맞추려 말고 아예 5분전에 도착하는 습관을 들이십시다.
애인을 만나는 것에 어찌 지체하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보시려고 늘 목 늘여 기다리시니
우리도 당연히 좀더 빨리 달려나가 뵈어야지요.
달막 달막하게 시간 전에 들어간다면
하나님도 우리의 애를 태우실지도 모르겠네요.
딱 1분 전에 약속으로 그 응답을 지키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