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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지난 달 주로 청소년을 비롯한 기독인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을 성경적으로 가이드하는 잡지인 “낮은 울타리”로부터 원고청탁을 받고 쫓기는 맘으로 글을 보내놓고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잡지를 정기 구독하는 이웃교회 자매로부터 그 잡지에서 제 글을 봤다는 연락을 이달 초에 받았습니다. 사실, 기자들은 글을 부탁할 때는 엄청 사람을 못살게 구는데 그 뒤로는 잘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편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에게 원고청탁을 부탁했던 기자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주민등록 번호와 은행계좌번호를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지난 번 보낸 글에 대한 원고료를 송금하기위해서이며 주민번호는 아마도 그 잡지사의 세금문제가 있는 듯 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두 가지 사실에 놀랐습니다. 기독교 단체가 원고료를 준다는 사실에 놀랐고 제가 글을 써서 원고료를 받는 날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보통 기독교 계통의 단체에서는 글을 실어도 사례를 주고받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단체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순수한 복음전도의 목적으로 회보발간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고 싶어도 못주는 열악한 상황이 많습니다. 아마도 이 잡지사는 돈을 받고 팔기 때문에 수익을 남기거나 아니면 경영자의 분명한 마인드(흔히 기독교가 복음사역이라는 이름으로 빠지기 쉬운 거지 근성을 탈피한)가 있는 듯 합니다.

또 하나는 제가 글을 써서 원고료를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한 일입니다. 전도사 시절, 가난한 교회들이 연말만 되면 사례문제 때문에 시험드는 목회자와 교인들을 보면서(흔히 우리는 교인은 목회자가, 목회자는 교인들이 완악하다고 말하지만 제가 볼 때는 똑 같습니다.) 막연하게 나중에 책을 써서 원고료로 먹고 살면서 목회를 큰 소리 치면서 할 수는 없을까하는 교만한 생각을 해 본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설교 한편 가지고도 끙끙대는 저의 글 실력을 발견하고는 바로 접었습니다. 그 뒤 저의 목표는 오직 목회를 열심히 해서 교회에서 주는 녹으로 감사히 먹고 살자였습니다.

이런 중에 원고료를 준다고 하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이것이 인간인가 봅니다. 그 생각중의 하나는 첫 원고료를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멋있어 보이기 위해 더 좋은 일을 위해 사용하라며 다시 그 잡지사에 맘에도 없는 기부(?)를 할 것인가 아니면 “봉계불고기축제”에 사역자들과 가서 멋있게 한턱 쏠 것인가? 그러나 그때 생각난 한 말씀 “첫 열매”라는 말씀 때문에 전액을 헌금하기로 결론이 나 버렸습니다. 할렐루야!

이때만 해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아내에게 자랑삼아 헌금하겠다고 했을 때 아내가 물었습니다. 왜? 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 이거 드리면 계속해서 글 많이 쓰게 해서 원고료 더 많이 주실지 아나” 그 때 아내의 표정은 “당신 그리스도인 맞아?” 였습니다. 동기(動機)가 냉동기(冷凍機)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교회가 조금씩 성장할수록 원칙을 세우기도 전에 문제가 더 빨리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럴 때 일수록 여러분들이 하는 모든 일에 동기를 한번 점검해 주심으로 공동체가 보다 더 거룩하고 건강해 지도록 협조해 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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