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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게시판

대전 참석자.jpg

 

 

안녕하세요 853차 다운공동체교회 세미나를 수료한 이재혁(대전기쁨의제자들교회) 목자입니다.
이번 평세로부터 받은 은혜를 나눔 하기에 앞서 제가 키우는 고양이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고양이 얘기냐 하실 수 있지만 이것 또한 저에게는 은혜였습니다.ㅋㅋ

저에게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습니다. 둘 다 소중한 존재죠. 그러던 어느 날 제 부주의로 열어둔 창문을 통해 이놈의 두 마리가 새벽에 가출을 했습니다.

두 마리 모두 집에 없다는 것을 아침에 안 저는 급한 마음에 밖으로 나가 두 녀석을 불러봤는데, 신기하게 한 녀석이 이름을 듣자 저에게 달려왔습니다.

한걸음에 달려온 녀석에게 너무 고마웠지만, 제 마음은 이미 이 녀석이 아닌 첫째(편하게 첫째 둘째로 칭하겠습니다.)에게 쏠려 있었습니다. 둘째와 다르게 아무리 불러도 녀석은 출근 시간이 다 오도록 그림자 하나 그 흔했던 울음소리 하나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불편한 마음에 집 주변에 첫째가 먹던 사료와 좋아하던 츄르를 뿌려놓고 직장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결단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지만,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매 순간 매초가 잃어버린 첫째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도저히 이런 마음으로는 일을 못하겠다 생각하고 저는 반차를 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집 주변에서 첫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고양이 특성과 좋아하는 곳 또 자기의 배변 냄새를 맡아 돌아올 수 있다는 글을 보며, 집 주변에 똥도 뿌리는 등 별짓을 다했지만, 효과는 없었습니다.

해는 지고 저녁시간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저는 밥이 입으로 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제 부름에 빠르게 달려온 둘째와 비교하며 화가 나기도 하지만 또 어디서 다른 고양이한테 읃어터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엉이나 큰 들개한테 공격당한 것은 아닌지 불안함이 계속해서 몰려왔습니다.

불안함 마음을 딛고 저는 밤이 늦은 시간, 고요하고 적적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인터넷에 본 글에는 적막한 시간에 평소 부르던 나긋한 톤으로 부르면 반응한다는 글을 봤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밤이 깊어가고 제가 사는 동네에 고요가 찾아왔습니다. 밖으로 나가 평소 첫째를 부르던 톤으로 골목 주변을 샅샅이 뒤지며 앞으로 나아갈 때 저쪽 구석에서 고양이 형상의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털색은 보이지도 않았고 녀석은 울음소리 한 번 들려주지 않았지만, 저와 녀석은 어둠 속에서 멍하니 서로를 응시했습니다.

순간, 제 마음에 저 고양이가 첫째라는 확신이 들어 이름을 불러보았습니다. 가만히 서서 저를 응시하던 녀석이 순간 울음을 내며 저에게 달려왔습니다. 단 하루라는 시간 동안 첫째는 온 털이 엉망이 됐고, 발바닥은 다 갈라져 있었습니다. 품에 안아도 진정이 되지 않는지 첫째는 계속해서 울며 몸을 비비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세미나 기간 왜 이 과거가 생각나나 했더니 주님이 저에게 이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너 한낱 짐승인 고양이를 위해서 그렇게 열심을 다 하는데 왜 내가 잃어버린 양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

 

순간 제가 목자라고 하면서 저들을 위해 기도도 헌신도 또 희생도 하지 않는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포기했던 주님의 영혼들 한두 번 연락 돌리고 받지 않고 무시하면 제가 상처받을까 외면했던 청년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평세를 통해 내가 해야 할 일 핵심과 본질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해야 할 건 찬양? 물론 중요합니다. 예배? 중요하죠.

하지만 진짜 중요한건 잃어버린 양을 찾는 것 영혼구원임을 강의와 제 과거 일을 통해 확실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고양이 얘기를 하자면 몇 년 후 제가 잠깐 옥상에 고양이 키웠는데(집안 사정상) 옥상이라는 장소가 저희 집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수시로 문이 열렸습니다. 허나 첫째는 그 이후로 한 번도 가출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은 옥상에 밥을 주러 올라갔더니 옥상 문은 열려있고 목이 다 쉰 녀석이 나를 보며 울었습니다.

얘가 목소리는 왜 이렇게 쉬었고 또 왜 이렇게 멈출 생각없이 지독하게 울지 생각하며 밥이 부족한가 물이 부족한가 다 확인했지만, 첫째의 환경에는 이상이 없었고 딱 하나 둘째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첫째는 열린 옥상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간 둘째가 돌아오지 않으니 새벽 내내 저를(주인) 찾았던 것입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목이 다 쉬었는데도 계속 우는 녀석을 뒤로하고 서둘러 1층으로 내려가 둘째는 불렀습니다. 이 녀석을 괘씸하다고 해야 할지 기특하다고 해야 할지 부르면 어딘가에서 달려와 몸을 비비는데서둘러 둘째를 안고 옥상에 가니 그제야 첫째 녀석이 울음을 멈추고 집 나갔다 돌아온 둘째의 털을 핥아주기 시작했습니다.

 

박종국 목사님께서 마지막 다섯 가지 희생에 대해 나눠주셨는데. 그중 저는 기도의 희생이 눈에 들어오며 이 과거가 생각났습니다.

묘하지 않습니까? 그냥 스쳐 지나갔던 과거고 사람도 아닌 애완동물에 대한 일인데 주님은 그 일을 다시 생각나게 하시고 이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저렇게 기도해라. 집 나간 영혼을 위해 저 짐승 반이라도 따라 해서 목이 쉬도록 밤새도록 나를(주인) 찾으며 기도해라.

 

이번 세미나에 저는 오기 싫었습니다. 제 생활이 더 급했거든요. 차라리 이 시간에 이 시간에구시렁거리며, 출발 전 날까지 저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 마냥 얼굴에 근심을 들어냈습니다.

세미나 중간 이번 평세는 나에게 000 이었다.’라며 짧게 나눔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그곳에 마른 장작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냥 장작도 아닌 사실 겨울의 마른 장작입니다. 겨울에 마른 장작은 구하기 힘들뿐더러 불이 없으면 죽을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제 영혼이 그랬습니다. 혼자 판단하여 겨울에 뭔 장작이여 생각을 고립하고 거적때기나 껴입고 나를 감싸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불이 꺼져가며 저 또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희 목사님의 권유도 아닌 반강제 ㅋㅋㅋ(사랑합니다 목사님)로 오게 된 평세에서 저는 마른 장작을 얻어 다시 불이 살아났습니다.

불이 살아나니 나를 감싸던 옷을 하나씩 벗을 수 있었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목자의 자리로 돌아왔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평세를 통해 불평, 불만으로 핑곗거리를 보이며 영혼 구원을 하지 않았던 저를 돌아보며, 다시 얻은 불로 다시 얻은 은혜로 저희 사모님 표현을 빌려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는 목자가 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기도하고 소망하겠습니다. 또 저를 섬겨주신 조희종 목자님 가정과 목장에 평안함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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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혁 목자님, 딸 마중 나왔다가 비오는 차안에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작가세요? 가정교회 이야기를 담은 한편의 동화입니다. 정말 감동이고요! 이후 재혁목자님과 목장을 통해 써 갈 동화같은 사도행전 29장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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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 후기를 이렇게나 멋지게!! 책읽는 느낌으로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마음 가지고 열매가 있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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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해서 은혜로웠습니다.
    때론 내 의지가 약해서 타의에 의해 반강제로 은혜를 받을 때가 있더라구요^^
    목장 모임때 두아이를 옆에 뒀던 형제입니다.
    은혜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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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이에게도 덩달아 은혜가 넘치는 소감문입니다. 항상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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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되네요~~!!
    목자님의 삶을 통해 받은 은혜들이 흘러 넘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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