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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는 엉성한 데서 파워가 나온다(?) (가정교회 미니연수보고/남기환-최영숙 목사부부_서울옥수교회)
옥수교회 남기환 목사입니다. 지난 6월 14일(금)부터 16일(주일)까지 아내(최영숙)와 울산 다운공동체교회 미니연수 1기라는 영광과 함께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가정교회를 처음 접했던 것이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가정교회를 처음 접했을 때, 최영기 목사님으로부터 종종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장 탐방해 보니까 엉성해 보이죠? 그런데 그 엉성한 데서 파워가 나옵니다!” 그래서 가정교회가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왔고, 강력한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여겼던 나 같은 사람도 가정교회 목회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휴스턴서울교회 첫 연수 때 완전히 깨어졌습니다. 목장을 탐방해 보니, 휴스턴서울교회 목장도 그렇게 특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목장모임이 자연스러워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다거나 목자에게 모임 인도를 위한 특별한 스킬이 있다거나, 그런 것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엉성한 데서 파워가 나온다”는 최 목사님의 말씀은 틀린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휴스턴서울교회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가정교회를 잘 돌아가게 하는 숨어 있는 치밀함이 있었습니다. 당시 연수를 통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두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하나는 최 목사님의 치밀한 행정이었고, 또 하나는 교회에 흐르는 신약교회의 정신(Spirit)이었습니다. 이 정신은 최 목사님을 통해 교회 전체에 흐르고 있었는데, 설교나 삶 공부 강의, 각종 모임을 통해 반복하여 성도들에게 심겨진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휴스턴서울교회가 가정교회로 잘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의 중심에 담임목사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결국 당시 연수를 통해 깨달았던 것은, 담임목사 리더십의 중요성이었고, 가정교회 목회가 결코 엉성하거나 대충 할 수 있는 목회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옥수교회 제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연수를 통해 깨닫고 발견했던 것들을 목회에 적용해 보려고 했고, 특히 저에게 부족했던 행정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했습니다. 연수 때, 최 목사님께 행정을 잘 할 수 있는 비결 내지 팁에 대해 알려 달라고 여쭈었을 때, 최 목사님은 한 마디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행정은 교통정리다!” 행정에 대해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지만,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 동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부임한 목사로서 기존 교회의 관습과 방식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특히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뭔가 돌파구 내지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사원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공동체교회 미니연수 소식을 접하였고, 바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울산 다운공동체교회는 다음세대 사역과 관련하여 오래 전부터 주목하고 있던 교회였고, 특별히 저에게 부족한 리더십의 여러 장점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었던 박종국 목사님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연수가 허락되어 이번에 아내와 함께 연수에 참가할 수 있었고, 연수의 가장 큰 목적은 자연스럽게 위의 두 가지였습니다. 울산에 도착하여 박종국 목사님의 연수 일정 소개가 있었는데, 저의 연수의 목적에 일치하는 일정인 것을 확인하며 놀랐고 참 감사했습니다.
이번 연수에 대한 기대가 컸었는데, 연수를 모두 마친 후 저의 소감은, 기대에 부응한 연수였을 뿐만 아니라, 기대 이상의 연수였다는 것입니다. 연수 일정에 대해 많은 고민과 기도가 있었다는 것이 연수 일정에 그대로 나타나 있었습니다. 2박 3일간의 미니연수였지만, 가정교회로 잘 세워진 다운공동체교회를 보고 배우는데 필요한 대부분이 담겨 있었고, 미니연수 일정을 이보다 더 잘 짤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새롭게 깨달은 것>
이번 연수를 통해 보고 배운 것이 많지만, 새롭게 깨달은 것을, 특히 담임목사 리더십을 중심으로 몇 가지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소통입니다.
연수자들과 함께 식사하거나 면담하거나 탐방할 때마다 박종국 목사님은 물론 섬기는 분들 모두 어김없이 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을 톡방에 올려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을 보았는데, 박종국 목사님은 성도들과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까지도 친밀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리더들과는 더욱 친밀하게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연수를 모두 마칠 즈음, 주일 오후에 초원지기들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자체부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연수자들이 소감을 나누도록 했는데, 초원지기들에게는 연수자의 소감을 직접 듣고, 초원모임에서 그 내용을 초원의 목자, 목녀들에게 나누라고 했습니다. 이 역시 연수를 섬긴 리더들 외에 모든 리더들과 연수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초원지기들과의 이 모임에서 제가 이런 요청을 했습니다. “우리 연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십시오.” 그때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는데,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었던 것이 바로 소통이었습니다. 박종국 목사님의 리더십의 가장 큰 비결은 소통을 통한 신뢰 관계에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소통을 통한 신뢰 관계 속에서, 최영기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역할에 대한 순종이 가능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진정한 동역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더십에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저 역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박종국 목사님이 리더들, 그리고 성도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저에게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성공시켜주는 리더십입니다.
가정교회 네 기둥 중 네 번째 기둥인 “섬기는 리더십”이 연수에서 강조되었고, 그것을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명의 삶 강의를 하며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섬기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수십 번 강의를 해왔고, 수련회, 세미나, 설교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자주 언급했었는데, 그것이 교역자들, 리더들, 성도들과의 관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이번 연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정교회를 만난 후,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중의 하나가 섬기는 리더십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섬기는 종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남을 성공시켜주는 것이다.” 이 말이 저의 목회 사역과 인생에 자유함을 주었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저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정말 남을 성공시켜주려면, 그가 잘못된 길로 갈 때 바로잡아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제 기질상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박종국 목사님에게서 이 모습을 보았고, 이 모습을 성도들이 닮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예로, 연수 둘째 날인 토요 새벽기도회 때 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예배실 사이드에 있는 좌석에는 앉지 못하도록 줄로 막아 두었는데, 한 분이 줄로 막아 둔 안쪽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박종국 목사님이 들어오면서, 그분에게 자리를 옮겨 앉도록 이야기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분은 부교역자 사모였습니다. 박종국 목사님이 나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교회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담임목사가 아니면 누가 이야기해 줄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초원모임 탐방 때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나눔 중에, 한 목자님이 식당 봉사 과정에서 싱글들에게 화를 낸 일이 있었는데, 나중에 사과했다고 했습니다. 젊은이에게 사과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눔 후에 더욱 인상적인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이 나눔을 들은 리더가 그 목자에게 조심스럽게 이렇게 권면하는 것이었습니다. “목자님, 사과한 것 아주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화 내는 것에 상처받는 싱글들이 있을 수 있고, 목자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다음부터는 화를 내지 않도록 더 조심하면 좋겠습니다.”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와 비슷한 권면이었는데, 저는 순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혹시 싸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자님은 그 권면을 순순히 받아들였고, 초원모임을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보통은 이런 장면에서 피하기 쉽고, 그런 권면이 있을 때 싸움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성숙한 모습에 참 놀랐습니다. 신뢰 관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면서, 성공시켜주는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성공시켜주려 한다면, 다른 사람이 잘못된 길로 갈 때 바로잡아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모습을 담임목사님에게서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런 모습이 성도들에게 흘러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치열함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통과 성공시켜주는 리더십의 기초에 박 목사님의 치열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리더들과 성도들이 예배의 자리, 기도의 자리에 나올 수 있도록, 요일마다 부서가 돌아가며 찬양을 하도록 하고, 리더들의 강단 합심 기도, 공동체 기도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담임목사님의 주일 설교가 일주일 내내 성도들의 삶에 스며들어 말씀을 따라 살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벽기도회 때 부교역자의 설교에서 주일설교 중 한 부분을 반드시 언급하도록 했고, 담당 부서의 찬양 전 간단한 나눔 때도 주일설교와 관련된 내용을 나누도록 했습니다.
싱글을 G 20, G 30으로 나눈 것 역시, 20대 싱글이 많은 다운공동체교회의 특별한 상황 가운데 싱글들을 세우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기도 속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교회 곳곳에 이와 같은 치열함이 녹아져 있었는데, 이런 치열함 속에서 나온 새로운 시도들이 대충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밀하고 치밀하게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치열함 속에서 치밀함도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단한 것>
연수를 통해 새롭게 깨달은 것을 기초로, 저의 결단을 짧게 나누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 교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위축되어 있었는데, 이번 연수를 통해, 박종국 목사님의 모습을 보며 도전이 되었고 개인적으로 많이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박종국 목사님의 성도를 성공시켜주려는 치열함이 저에게 큰 자극과 도전이 되었습니다.
그 치열함과 소통, 성공시켜주는 리더십을 배워서,
1) 소통을 위해 의지적으로 더욱 노력하고,
2) 위임이 방임이 되지 않도록 치밀한 행정과 소통을 통해 적극 돕고,
3) 나아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리더가 되기로 결단합니다.
또한, 이 결단이 구체화 될 수 있도록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기 위해 기도의 자리를 그 무엇에도 양보하지 않기를 결단합니다.
<감사>
2박 3일 간의 짧은 연수였지만, 하나라도 더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연수 일정을 치밀하게 짜고, 정성껏 섬겨 주신 박종국 담임목사님과 이은미 사모님, 울산역 플팻폼까지 나와서 맞아주며 가방을 들어 주시고 세밀하게 안내해 주신 김형구 목사님을 비롯하여 면담으로 섬겨 주신 부교역자님들, 전체 일정을 조율해 주시고 초원 오픈 및 면담으로 섬겨 주신 최금환 장로님, 김외숙 목녀님과 초원식구들, 목장 오픈 및 면담으로 섬겨 주신 채선수 장로님, 최은재 목녀님과 스리랑카조이목장의 목장식구들, 목자목녀 면담에 정성껏 임해주신 치앙마이울타리목장의 김한울 목자님과 김경진 목녀님, 페루충만목장의 황철욱 목자님과 이순자 목녀님, 예닮목장의 김상오 목자님과 김미진 목녀님, 시에라리온목장의 권병훈 목자님과 이윤정 목녀님, 마지막 시간까지 함께 해주신 초원지기님들, 총목자모임 시간에 함께 해주신 목자, 목녀님들, 연수 동기로 함께 하며 신선한 도전을 주었던 홍성표 목사님과 노상미 사모님, 그리고 반가이 맞아 주신 울산 다운공동체교회 모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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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
- Jun 20, 2024 (08:11:42)
직장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관계에서 점점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감에 따라 요구 받는 리더십, 등의 조건들이 있는데 그런 내용들과 목사님께서 작성하신 부분이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일치하는 것을 보면 결국에 우리가 우리 인생에서 추구하고 돌아가 정착해야 하는 곳이 하나님의 품과 (우리 교회 같이 옳게 된) 교회임을 또 한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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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금환
- Jun 20, 2024 (13:12:32)
저희보다 가정교회를 더 잘하시고 큰 교회를 담임하시는데도 불구하고 "없는 성품"을 배우려고 먼길마다 하지 않고 달려와 경청하시고 탐방기간 내내 겸손하게 저희를 대해주시는 모습은 앞으로 저희들이 꼭 닮고 싶은 어른의 모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