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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K어린이팀

  • 정상헌
  • May 30, 2009
  • 1952


예전에 드라마 중에 “옥이 이모”가 있다. 거기에는 공부를 가장 못하는 꼴찌 학규와 거꾸로 2등인 미순이를 늘 아쉽게 바라보던 선생님이 계셨다.


 


시험 성적이 나왔던 날 어김없이 거꾸로 1,2등한 학규와 미순이를 선생님은 위로 하고 싶어 교무실로 불렀다. 그냥 높여주고 싶었던 선생님은 물었다.


“미순아 넌 뭘 잘하노”


“저는 예 달리기를 잘합니더”


선생님은 그런 미순이를 칭찬하였다. 손기정 아저씨 예를 들어가면서 나중에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칭찬하였다. 미순이의 입이 쫘악 찢어졌다. 이번에는 학규에게 물었다. 학규는 마땅히 잘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선생님은 그래도 물었다.


“잘 생각해보그라! 뭐 있을거 아이가”


학규는 눈만 말똥거리다가 말을 하였다.


“없심니더”


선생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았다 그만 가 보그라”


무슨 격려를 하고 싶었는데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교무실 문턱을 넘어가던 학규가 갑자기 돌아서면서 입술에 미소를 띠며 말을 하였다.


“있심니더”


선생님은 몹시 반가운 듯이 크게 물었다.


“뭐꼬?”


“저는 예 다른 사람보다 밥을 빨리 먹심더”


참 어이없는 대답이었다. 선생님은 아무런 격려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아이들이 놀면서 학규를 왕따시켰다. 그것을 보고 있던 한 여자아이가 선생님에게 고자질하였다. 선생님은 몹시 화가 나서 아이들을 운동장 구석에 모두 세웠다. 그리고 말하기 시작하였다.


“혹시 여기서 학규보다 밥 빨리 먹는 놈 있나?”


매우 뜻밖의 질문이었다. 여하튼 그 질문에 아무도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이미 학규가 빨리 먹는 것은 온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이어서 훈시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그라. 만일 전쟁이 났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밥은 먹어야겠제?”


모든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면 너희 중에 누가 제일로 빨리 먹고 가서 총을 한방이라도 더 쏠 수 있겠다고 생각하나?‘


아이들은 모두 학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합창하듯이 소리쳤다.


“학규요!”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다. 학규는 입이 귀밑까지 찢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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